유튜브를 하라고요?

너무 좋은 장점만 본 것 같은 무례한 대화.

by 다슬

'유튜브'라는 다소 신박할 수 있는 주제가 있다. 과거로 거슬러 4학년 때 체감상 불안도가 제일 높아졌을 때였다. 그래서 그런지 교수님과 미래건설적이지만, 비유 아닌 비유를 맞추며 상담을 자주 했었다.

원래 <지도담당교수님>은 중간에 흔히 말하는 '연구실'로 가셔서 학교에 없으셨다. 그 빈자리를 다른 사회복지분야인 교수님이 나를 맡았다.


하필이면 '사회복지'가 내 적성에 맞았다. 기왕이면 추천서를 사회복지 쪽으로 받고 싶은 마음에 굉장히 기분이 언짢은 말도 '맞습니다'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기 싫었으므로.


소처럼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켜고 교수님과 대화를 하려고 앉아있었다.


" 다슬아 시간 되니?"

사실상 답이 정해져 있다. 누가 봐도.


"네 교수님"

대답을 하고 나면 서론으로 빠르게 전개가 흘러간다. 늘 그랬듯이.


" 다슬아 너는 부모님도 다 계시고, 경제적 활동도 하시는데 몸도 불편한데 왜 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니?"

언짢은 말 아니 말도 안 되는 말.


" 네, 교수님 저는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저는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님도 다 계시고요. 그런데 장애가 있어도 근로를 하고 싶을 수 있어요. 저는 사회복지 쪽 일을 하고 싶은 거예요"

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이때 까지는 내가 <근로능력>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내 의사도 상관없이 '하지 마! 굳이 왜 하려고 그래?'라는 말에 나는 내 생각을 이야기하였다.


"굳이 왜 하고 싶은 건지 나는 이해가 잘 안 가네"

그녀는 입소리인 '쩝'내고선 생각하는 눈빛이었다.


" 음..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다슬아 어차피 사회복지 일을 해도 힘들 것 같아 너 같이 중증장애 있는 사람을 내가 지금 대학원에 다녔다가 네가 하고 싶은 사회복지공무원을 하고 싶어 했어. 하지만 주변직원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그만 일을 뒀지. 그냥 장애도 있고 하니, 그냥 장애인연금 받으며 사는 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왜 이리 취직에 목을 매는 거야?"


" 어우 교수님 장애인 연금으로 못 살아요. 그리고 장애인이어서 사람마다 다르고, 저는 근로의 대한 욕망이 있어요."

나는 애써 넉살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이론 속에 갇힌 교수님께 웃으며 '비수'아닌 비수를 내리꽂았다.

사실 많이 아팠다. 나와 같은 중증장애가 있어도 결론은 <못한다.>라는 말이니 평상시 같았으면 참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4학년이라는 내 상황이 '그저 잘 보여야 한다!'라는 생각이 내 뇌리를 사로잡았다.

연금을 받으며 못 산다는 한마디에 교수님께서는 갸우뚱한 표정으로 캠을 바라보셨다. 계속 말을 뱅글뱅글 돌리며 유도신문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나는 입을 떼었다.


" 기분이 나쁘실 수 있으나 극단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연금으로만 먹고살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야 됩니다. 똑같이 생활비가 나온다는 가설을 세웠을 때, 병원비도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 되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생활이 될 수가 없습니다."


순간적으로 캠에 가끔 보이는 내 특유의 차가운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생계가 관련된 문제이므로 농담을 나누면서 '그래요 맞아요'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시각장애인이 있는데. 그 사람은 고등학교까지 나와서 인턴쉽 하고 잘 살고 있어 그 아이 말로는 행복하다고 하더라. 계속 회사가 바뀌어도 좋다고."라고 이야기를 하셨다.


"아.. 저는 사회복지하려고 졸업을 앞두고 있는 것 아시잖아요. 저는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 몇 개월 인턴쉽하면서 물론 배우는 것도 있겠죠. 하지만, 안전성이 없잖아요."

나는 단호하게 말을 하였다.


교수님은 무언가 잠시 검색하는 타이핑 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 다슬아 유튜브 해보는 것 어때?'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살짝 실소가 나왔다. 겨우 생계나 내 미래를 말한다는 게 '유튜브'였다. '겨우'라는 표현이 다소 과격하거나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나는 졸업과 함께 안정성이 보장된 경제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유튜브라니.


' 구독자 수, 평균 시청시간 그 외 다른 조건들과 촬영을 할 수 있는 조건, 만약 야외촬영을 한다면 도움을 줄 사람이 있어야 될 텐데?'

불안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 나에겐 정말 대책이 없는 권유였다. 그래도 ' 왜 유튜브를 추천하는가?'를 듣고 싶었다.


" 제가 유튜브를요?"


" 응 유튜브 한 번 시작해 봐 너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하더라. 그리고 대부분 앉아서 하는 일이기도 하고, 거의 하면 대박 나더라."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유튜브를 하는 사람은 많고, 뭐 앉아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나의 생각과는 매우 멀-리 있는 직종이었다. 사람 일은 알 수 없지만, 그때 생각으로는 아니었다.


혼자 생각하는 동안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다시 표정관리를 하고 교수님께 내가 그리고 싶은 미래에 대하여 설명을 해드렸다.


그저 이해를 할 수없다는 표정이었다. 전공을 살리고 싶다는 제자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 나의 이야기에 어린아이 마냥 이름만 대면 한 번쯤 들어본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시작되며, 얼마나 많은 장애가 있는 유튜버들이 많은데 <블루오션>으로 말씀을 하시고 계신다.


어이없게도 블루오션의 사유는 <장애>라는 특수성 때문이었기에.

또 불통의 대화.


만약 내가 '유튜브'를 한다면 처음은 취미의 정도가 될 것 같다. 교수님 말씀대로면 나에게는 초상권은 딱히 고민할 거리는 아니며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유튜브'를 하면 흔히 말하는 '대박'을 친다니.


유튜브를 하시는분들을 존경하지만, 나는 아직 그릇이 작은 것같다.


" 교수님 유튜브는 취미로 해볼게요. 유튜브도 쉬운 게 아니고, 인력이나 아이디어 짜는 건 장애유무 없이 힘든 거니까요."


나는 이 불통을 멈추기 위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상담은 마무리가 되었다.


굉장히 무례했고, 힘든 대화였다.


하지만 그 후에도 그 교수님은 내게 '너는 왜 취직하고 싶냐?'라는 말씀을 졸업할 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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