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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l 16. 2024

특수학교를 가지 않은 이유.

사람들은 내가 많이 묻는 질문 중에 하나가 '왜 특수학교를 가지 않았냐'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의사소통이 돼서 갈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특수학교를 진학을 했는지 왜 묻는 거예요?'라고 묻는다. 그것에 대답에 '중증장애이기 때문에 보행에 어려움이 있어서 일반학교는 시설이 그렇게 좋지 않으니 물어봤어'라고 하는 사람이면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든다.

물론, 나도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쉬웠던 것은 아니다. <다름>을 온몸으로 들이박는 일들도 많았고, 나조차 <다름>을 인정 못해서 힘들어 눈물을 이불속에서 몇 시간 동안 흘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지금 내 상황이 이런 걸 하며 부정도 하고, 좀 괜찮아지면 친구들과 놀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쩌겠는가.>는 너무 이성적인 사고이긴 했지만, 그 상황을 회피하는 일도 많았다. 많이 힘들어했었다. 교우관계든 시설이든 다른 점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그 사람이 같은 장애, 같은 정도를 갖은 대학선배도 내게 물었다.


"너는 어느 학교 나왔어?"


20살이니 당연히 나는 고등학교를 질문하는지 알고 대답했다.


"00 여고 나왔어."

라고 꽤 라포형성이 된 사람이라 서로 반말하기로 했었다.


"중학교는?"


"00 학교"


"초등학교는?"


"00 초등학교"

라고 대답하면서 나는 속마음으로 굉장히 불편함을 느꼈다. '호구조사'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 화자는 것인지?>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빠는 어느 학교 나왔는데?"

라고 물었다.


"나는 00 특수학교 나왔어"

라고 들은 순간 뭔가 빠르게 이해가 갔다. '그래서 그렇게 파고들게 내게 물었는구나.'라고 이해를 하고 넘기려고 하였다.


"너는 왜 특수학교 안 갔어?"


"뭐.. 의사소통되고, 몸이 불편한 거지. 지능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라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했다.


돌아온 대답은 굉장히 황당하였다.


"그래도 네가 장애인이잖아."


'장애인은 특수학교를 가야 된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인가?'라고 생각을 하면서 그를 응시하였다. 그리고 나는 입을 뗐다.


"장애인은 왜 특수학교를 가야 돼?"


"음.. 그런 건 아니고, 일반학교는 힘들잖아. 시설이든 아이들이든 뭐든."

라고 꽤 나를 배려한듯한 대답을 하였다. 여기서 포인트는 배려한'듯'한이다. 포장지일 뿐이다. 배려라는 것은.


"시설은 뭐 불편할 수 있지. 그런데 어차피 사회 나오면 아이들이라는 사람은 비장애인을 뜻하는 거야?"


"그렇지. 불편하잖아."


"지금 대학교 다니면서 비장애인들 보잖아. 하다못해 밖에 나가도 비장애인은 많은 걸. 어차피 살면서 부딪혀야 될 일인걸."

라고 나는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특수학교를 다니면 악기연주나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활 수 있는 활동들을 배우는 걸. 그러니 장애인이면 당연히 특수학교를 다니는 게 더 좋지."

이라고 나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당연히>라는 말에 나는 꽂혔다.



"어째서 당연히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야? 오빠랑 비장애인들 생각이 똑같아."

라고 이야기했다.


"뭐가."

그는 퉁명스럽게 나를 보며 이야기를 하였다.


"장애인은 특수학교를 다녀야 한다 라는 편견 그 자체."

뾰족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삐졌는지, 아니면 내 말에 할 말을 잃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히 특수학교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다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들이 다른 비장애인들보다 롤러코스터 같았지만, 비장애인들과 지내는 법과 일반학교대로 <배울 점>이 있었다.


나는 특수학교를 다닐 필요성을 못 느꼈기에 일반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선택이다. 장애인이라고 특수학교를 다니든 일반학교를 다니든 그저 선택일 뿐.


당연하다는 것은 무지하고, 무식한 편견이다. 

그저 본인에게 <필요성>을 느낀다면 특수학교를 가는 것이고, 아니면 일반학교를 진학하는 하는 것이다.



나에겐 필요성을 못 느껴서 일반학교를 다녔다.


<장애인>이라고 특수학교를 다녀야 된다는 것은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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