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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Mar 29. 2024

김경현 다시서점 대표 - 강서구에서 문화예술 활동하기



시간 2023년 10월 18일 19시

장소 사람과 공간 "비정규공간 非" 


*영상은 강서문화예술 네이버 카페와 강서 N개의 서울 유튜브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경현 오늘은 강서구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강좌 마지막 날입니다. ‘강서구에서 문화예술 활동하기 사례 발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단톡방에 오늘 제가 읽어드린 원고를 준비해놨거든요. 그래서 오늘 못 오신 선생님들한테는 그 파일을 전달해드리면 됩니다. 


저는 ‘다시서점’이라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고요, 강서 N개의 서울을 주관해서 진행하고 있는 김경현입니다. 읽어드릴 내용이 원고에 다 있는 내용이어서, 함께 읽으면서 제가 더 첨언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강서구는 문화예술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지역입니다. 그 이유가 단순히 문화재단이 없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이유를 문화재단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이 정답이 되긴 어렵습니다. 강서구에서 문화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강서구를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강서구에서 문화예술 활동이 어려웠던 이유를 오늘 이야기 나눠볼 것입니다. 내용 원고 내용이 아마 많을 거예요. 많은데, 타 지자체 조례 비교부터는 같이 읽으면서 토론식으로 이야기를 나눌 거고요, 그 앞에 있는 내용들을 얘기하면서 진행해보겠습니다. 저번 주, 강서구청장 선거 전에 전희순 대표님이랑 이정윤 대표님 모시고 각 선거 캠프에 문화예술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는데, 오늘은 제가 그동안 작성했던 강서구 현황과 현황을 통한 정책 제안 그리고 강서구에서 진행했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사례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도 타 지역에서 강서구에 사업장을 차려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체분과 미팅하고 왔는데, ‘왜 강서구에서 이렇게 안 되냐, 마포에서 할 때는 잘 되는데’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올해 항공박물관이나 다른 지역 연구원분들이 강서구에 오셔서 지역 조사를 하실 때도 똑같은 얘기를 하셨거든요. ‘강서구는 지역 조사를 하기도 어렵고, 자료도 남아 있지 않고, 근대사 자료들이 너무 없다. 찾기가 너무 어렵다.’ 그런 말씀도 하시고, 서울의 타 지자체 구에 비해서 문화예술 활동도 사례가 없다고, 그런 거에 안타까워하시더라고요. 


이제 두 달에서 세 달 동안, 강서구청 선거 전에 강서구와 다른 지자체들 조례를 비교해보면서 작성했던 원고를 좀 수정해서 오늘 얘기를 드릴 것입니다. 강서구는 문화예술 분야만 별개로 떼어서 보는 게 아니라 모든 현황을 살펴보면서 문제 인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강서구에 오래 사셨던 분들은 강서구 지역 지도만 봐도 어디가 어디인지 많이 아시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앙에 있는 마곡지구가 개발이 되면서, 마곡으로 문화 인프라라든지 병원 은행들이 다 몰리는 상황입니다. 그런 현상이 왜 그런지 저희가 이해를 해봐야 할 필요도 있을 것 같고요. 


강서구는 1989년에 국민임대주택 건설 대상지 선정이 되어서 기초생활 수급자 그리고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들이 집중된 소셜믹스형 도시입니다. 실례로 저는 지금 86년생이고, 86년도부터 방화 2동에서 태어나서 자랐는데, 임대주택이 생기고 나서부터 동네 문화가 많이 바뀌었거든요. 제가 초등학생 때 임대주택이 생겼는데, 그때쯤부터 동네에서 담배를 안 피우던 애들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요, 초등학생인데 술도 마시고 오토바이 타고 다니고 이런 모습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이런 얘기를 서울 중심가에서 자란 친구들이랑 하면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이게 제가 느끼는 현실이거든요. 강서구의 대부분이 다 논이었고, 임대주택과 지금 말씀드렸던 소셜 믹스를 모아놨기 때문에 갑자기 동네 분위기가 확 변한 걸 저희가 체감하는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강서구는 예산 대부분이 복지로 쓰여왔어요. 예산이 복지로 대부분이 쓰이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지금도 낮은 편입니다. 강서구 22년도 재정자립도가 20.84%로 평균보다 12.41%가 낮다고 합니다. 사회복지 대상자가 밀집되어 있어서 국고 보조금 등 이전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유사한 지방자치단체보다 높은 편입니다. 강서구는 이 사실을 이해해야 하는 것 같아요. 강서구가 어떻게 생겨났고, 서울에 마지막으로 편입이 되면서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논을 없애고, 그렇게 너무 과밀집되어서 성장한 이 모습을 이해하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정책도 이런 사실을 고려하고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시설 건립을 할 때도 인근 주민들이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베리어 프리’가 적용된 문화 시설을 건립해야 해요. 예를 들면 계단에 턱을 설치한다든지 장애인들이 짚고 갈 수 있는 바를 설치한다든지. 거리 전시회나 벼룩시장, 소규모 행사를 비롯해 지자체에서 주도하는 행사 말고도 민간에서 주도하는 행사들이 인근 주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에서 진행이 되어야 하는 거죠.  


강서구는 땅도 넓고, 지금 마곡 지구 같은 경우 가장 최근에 지어진 신도시여서 가장 미래 친화적인 도시이긴 하거든요. 그래서 마곡지구를 걷다 보면 대부분이 평지고 자전거 타고도 갈 수 있고, 길도 넓은데, 마곡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따릉이나 자전거 타기도 불편하고 길도 좁고, 장애인분들이 인도로 다니는 게 아니라 차도 1차선으로 다니시잖아요. 강서구는 비교적 장애인이 많이 사는 구여서 저희한테 익숙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강남이나 도시 중심가 종로에서 차도로 전동 휠체어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본 적은 없잖아요. 이런 것들을 기본적으로 고려하면서 도시계획을 세워야 하는 구가 된 거죠. 강서구는 기초생활 수급자,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들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이 모두를 위한 정책,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을 고려해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모두를 위한’이라는 말을 계속 말씀드렸는데, 유네스코가 주최하는 ‘세계 교육 포럼’이라는 포럼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2015년에 열렸고요. 인천에서 박근혜 정권 때 아마 황우여 총리 주관으로 아마 열렸을 것이고, 이 교육 포럼이 전 세계의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포럼이거든요. 이 포럼이 내용이 원고에 정리되어 있으니까 자세한 목표들은 원고를 보시면 됩니다. 가장 큰 17개 목표가 있거든요.  


이번에 노을장 할 때도 ‘지속 가능한 발전 계획을 반영해서 진행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17개의 목표가 있어요. 단순하게 말씀을 드리면 ‘모두를 이끌고 가겠다’라는 이야기거든요. 환경부터 빈곤, 퇴치, 교육, 이런 것들을 17개의 주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로 UN에서 정하는 거예요. 그걸 더 발전시켜서 만들고 있는 것이 세계교육포럼에서 하는 교육 목표, ‘모두를 위한 교육’이고요. 관련된 책들이 몇 개 나와 있는데, 단톡방에 추천해 드릴 만한 책들을 몇 개 올려드릴게요. 원고 보시면 빈곤 퇴치, 기아 종식,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성평등, 물과 위생,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 경제 성장, 사회 기반시설, 불평등 완화, 지속 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책임감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 해양 생태계, 육상 생태계, 평화 정의와 제도, 파트너십 이런 것들이 나와 있는데 ‘지속가능한 발전 계획’ 검색하시면 나올 거예요.  


최근 기관들이나 단체들이 이 얘기를 되게 많이 하거든요. 전 세계가 함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이나 우리나라도 목표에 따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세계교육포럼 할 때 제가 프리랜서로 관련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 우리나라가 준비를 너무 안 하고 포럼을 진행했어요. 당시에 유네스코 직원도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 목표들이 계속 중점적으로 이야기되는 건, 2030년을 목표로 이 내용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7개의 목표들을 다른 프로그램이나 행사 단체에서 활동할 때 보실 거예요. 그분들이 ‘지속가능 발전 계획’을 고려하지 않고 하실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강서구는 타 지자체에 비해 국공립 보육시설 정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가정 보육 시설의 비율은 높습니다. 강서구 61개 유치원 중 30년 이상 지난 노후 건축물이 28곳이에요. 물론 우리나라는 현재 건축물 절반 이상이 노후한 건축물이고, ‘문화예술이랑 아이들이랑 무슨 상관이 있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어요. 강서구는 노인 복지시설도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편입니다.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야 시민들이 유아에서부터 노년까지, 문화예술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세계 교육 포럼에서도 전 연령층이 교육받는, 그리고 모두가 평등한 교육을 받는 걸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전 세계가 이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강서구는 조금 늦게 진행이 되는 편인 거고요.  


그리고 강서구는 마곡 지구 개발과 메디컬 의료특구를 지정하면서, 이것들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안착이 되었지만, 이것과 달리 생계형 사업 분포에서는 우려할 만한 부분이 많이 포착이 되거든요. 화곡동도 마찬가지고 방화동, 공항동도 마찬가지인데. 다니다 보시면 노래 연습장이나 당구장 등이 굉장히 많습니다. 유흥 관련 사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서울시 전체에서 상위 10%에 해당이 되고요. 지역 생활 환경이 다수의 유흥 관련 업체로 인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던 게 사실입니다. 맘카페나 온라인 검색을 조금만 해보시면, 유흥업소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는 분들이 전출을 나가고 싶어 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강서구 문화예술 활동이 단순화되고 더 크게 뻗지 못하는 이유는, 강서구에는 문화예술을 소비할 경제활동 인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2023년에 강서구 비경제활동 인구가 187,500명으로 전국 15위이고요, 실업자 인구는 10,100명으로 전국 21위입니다. 강서구 비경제활동 인구 중 여성이 123,000명, 남성이 64,500명입니다. 전국 대부분 비경제 활동 인구에서,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2배가량 차이가 나지만, 강서구는 양질의 여성 일자리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서울 타 지자체에 비해서, 강서구는 연로로 인한 비경제활동 인구가 가장 높거든요. 65세 이상 취업자 23,000명으로 고용률이 24.1%. 비경제활동 인구와 실업자 인구를 단순히 강서구 인구가 많고 적음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타 지자체와 비교를 할 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서구는 생계형 사업장이 굉장히 많고 특히 특정 사업체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기 때문에, 문화예술을 소비할 인구가 부족함과 동시에 강서구민들이 즐기는 여가 생활의 폭이 굉장히 좁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강서구에 오래 살아서 익숙하지만, 다른 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비교해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날 거예요. 그리고 이 부분은 제가 서울시나 아르코 등에 지원사업 쓸 때마다 심사위원분들 보라고 계속 쓰는 내용인데, 2020년에 조사했던 내용으로는 서울시 자치구별 폐업률이 동작, 종로, 관악, 강서 순이고요, 강서구는 3년 이내 폐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며 동시에 5년 이상 5년 되는 가계 비율이 가장 낮아서 창업 후에 오랜 기간 살아남기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지금 원고에는 없지만 코로나가 터졌을 때 가장 매출이 떨어진 지역들이 있었거든요. 그 지역들이 대부분 홍대나 이태원 이런 중심 상권이었는데, 저희 방화 1동과 2동도 포함되었습니다. 강서구에서 방화 1동, 2동 쪽 상권이 그만큼 떨어질 사실 이유가 없는 상권이어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 거예요. 기본적으로 자영업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에 월세가 비교적 높은 타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민간 문화예술 공간이 많이 부족하고요. 이런 문제들이 문화재단 및 센터 등 중간 지원조직을 찾아볼 수 없는 강서구 내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문화예술인들이 꾸준히 전출하고 외지에 나가서 일하는 원인입니다. 


며칠 전에 이제 마포문화재단에서 책방 관련 세미나를 하고 왔는데 그곳에 모인 책방 분들이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보다 훨씬 더 많았거든요. 그곳에 있는 재단이 이런 모임을 지원하면서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강서구는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황인 거죠. 그리고 강서구는 1인 가구도 많고 독거노인도 증가하고 있고, 이들을 품어줄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하고 빈집도 많습니다. 5대 범죄도 많이 일어나는 편이고 주민 소득도 낮고요. 임대주택 비율도 10% 정도에 달해서 서울 지역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지역은 넓은데 경찰 인력은 또 턱없이 부족한 편이고요. 계속 암울한 얘기만 드리는데 고독사도 가장 많았고, 특히 고독사 같은 경우에는 강서구랑 중랑구의 두 구를 합쳐서 26.8%로 두 자치구에서 집중돼서 이루어졌어요. 강서구에서 자살은 서울 지자체 중에 가장 많고, 인구 1인당 정신 건강 예산도 25개 자치구 중에서 24위입니다. 지금 옆에 있는 양천구랑 비교를 했을 때, 양천구는 5천 명대이고 강서구는 8천 명대. 치매 인구가 그렇게 차이가 나고요. 의료 특구가 생겨서 의료기관들도 많이 늘어나고, 의료 관련된 산업들이 어느 정도 낙수 효과를 이루고 있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 이외에 다른 사업체들은 다 생계형이어서 크게 영향을 못 받는 편이고요. 


그리고 최근 마곡지구가 생기면서 많은 가게가 생겼지만, 그 가게를 차린 자영업하는 친구들이랑 대화해보면 강남이 너무 비싸서 강서구를 왔는데 월세 차이는 얼마 안 나고 그만큼 월세는 못 번다는 거예요. 마곡 지구로 들어간 친구들이 대부분,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3년 내로 폐업해서 나가거나 하는 경우가 많고, 저희 서점도 처음에는 스페이스K 앞쪽으로 이사갈까 생각하고 준비했었는데 택배 기사님이 말리시더라고요. 들어가면 죽는다. 강서구 방화동, 공항동 쪽에 택배하는 분이 많은데, 그분들이 ‘마곡지구로 들어갔다가 월세가 갑자기 높아져서 대부분 폐업하고 나왔다.’, ‘들어가지 마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주변에 친구들도 마곡에 가게 차렸다가 1~2년 내로 접는 경우가 되게 많습니다. 


노령 인구도 서울에서 2위고 청년 인구도 관악 송파에 이어서 가장 많은 구이고요. 그런데 청년 인구를 위한 시설이 너무 없습니다. ‘강서 청연’이라고 개화산역 앞에 공간이 있었는데, 그 공간도 문을 닫았어요. 이제 청년을 위한 공간들은 싹 문을 닫았어요. 지금 ‘청년 오랑’ 남아 있지만, 청년들이 활동할 공간이 거의 전무한 편입니다. 강서구로 전입 오는 청년분들이 ‘어디 가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마곡 지구로 인한 환경 변화를 제외하면 강서구 전역에서는 문화예술을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마곡지구에서 접할 수 있는 공연장, 미술관 등의 문화예술 기관들은 사실 강서구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들이 사용하기는 어려운 거죠. 저희 노을장 했던 LG아트센터 같은 경우에도 뮤지컬 표 하나에 15만 원, 20만 원, 25만 원 이렇게 하는데 이건 좀 ‘LG 아트센터랑 구청이랑 협의를 해서 자리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이분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은 없는 편이고, 그냥 복지관에서 들을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 등이 전부인 상황인 거고요. 


문화재단 관련은 저번에도 이야기한 내용이어서 짧게 말씀을 드릴게요. 강서구는 구민 1인당 문화 예산이 7,000원이고 타 지자체에 비해서 2배에서 6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이 내용을 근거로 문화재단 설립 대신에, 문화원을 확대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건 지적할 만한 상황인 것 같고요. 1강 때 문화원장님께서 ‘돈이 너무 많이 든다’라고 하셔서 좀 찾아봤거든요.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에서 조사하는 실태조사를 찾아봤는데,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역문화재단 평균 예산이 85.74억이고요. 이 중에 지자체 보조가 64억, 국고가 6억 정도, 자체자금이 15억, 기타 8억 정도로 나타나는데 지자체 보조금이랑 자체 자금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으로 따지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국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 하는 지점에서도 그렇고, 헌법에도 행복 추구권은 보장이 되어 있는 건데 강서구만 이렇다는 건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매년 지자체에서 받는 중앙정부 예산을 강서구만 못 받고 있고 그만큼 문화예술 사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타 지자체에 비해서 문화예술 정책이란 흐름이 10년가량 뒤쳐진 건 심각한 문화 양극화가 이미 진행이 되고 있다는 거예요. 저희가 이 부분을 많이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예술 활동 증명을 받은 서울시 예술인이 6만 1500명 가량인데, 강서구는 다섯 번째로 예술 활동 증명을 많이 받은 구이고 올해 신진 예술인 예술 활동 증명도 네 번째로 많았는데 이들이 강서구에서 활동할 자리가 없습니다. 청년이나 청년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조례도 부족하고 실제 진행되는 사업이 거의 전무한 편입니다. 중간 지원 단체 부재도 문제고 재단이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 및 기관의 사업을 받아서 진행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지역 내에서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부분, 문화예술 관련 부분은 이 정도이고요. 그 다음 장은 타 지자체랑 조례를 비교한 것인데 예술 관련된 조례들과 청년 관련된 조례들, 그리고 강서구에 접목시켜야 할 내용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마이스 산업단지를 짓고 있는데 금천구 같은 경우에는 마이스 산업 육성 관련 조례가 이미 있어서 이런 부분도 강서구에서는 지금 필요할 것 같아요. 특히 청년 관련해서는 강서구는 청년 지원 기본 조례랑 청년 참여 활성화 지원 조례, 청년 문화예술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있는데, 타 지자체에는 창업 지원 조례, 미래 기금 설치 운용,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 인턴제 운영, 청소년 청년 당뇨병 환자 지원도 있더라고요.  


이렇게 비교해보면 강서구가 단순히 조례만 비교했을 때에도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지금 강서구 문화예술 조례도 확인을 해봤는데, 예를 들어 타 지자체에 신진 청년 예술인 활동 기반 강화 이런 것들이 있으면 강서구는 그런 것들이 빠져 있고요. 타 지자체에는 사무 관련 사업의 위탁을 예술인 관련 기관 및 단체에 위탁하게 되어 있는데 강서구는 법인 단체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하거나 대행하게 해서, 전문 예술인이 아니라 그냥 일반 법인이나 단체 기관 그리고 개인도 예술인 지원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단순히 전문적이지 않은 기관이나 단체가 이런 사업들을 운영한다.’의 문제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문화예술 사업에 관한 이해가 없는 단체들이 문화예술 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내년에는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임기도 마찬가지고요, 조례 운영위원회를 구성도 성북구 같은 경우에는 되게 잘 되어 있거든요. 지금 사례에는 좀 빠져 있는데, 성북구는 운영자문위원회를 둘 때 영화, 연극, 음악, 미술, 공연장, 이렇게 분과를 다 나눠서 운영 분야의 교수나 예술인, 작가 감독들이 인력풀제로 운영이 돼요. 어떤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그들이 뽑혀서 심의랑 자문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강서구 같은 경우 ‘문화예술에 관한 전문적 학식과 그 밖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사람’.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표현해놓고 임기와 연임 기간을 명시해놓지 않았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업체들이 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같이 얘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저희는 서점을 하고 있으니까 서점 관련해서도 많이 조사해놨는데 강서구가 생각보다 서점이 많더라고요. 서울에서 네 번째로 책방이 많은 지역입니다. 그런데 지역 서점 활성화 조례는 없고요. 지역 서점 활성화 및 지원 관련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가 서울은 강남, 강동, 구로, 노원, 도봉, 마포, 영등포, 은평구, 중구, 종로, 성동, 서대문, 성북 이렇게 14개 정도 되는데 강서구는 서점 지원 조례가 없습니다. 타 지자체에 있는데 강서구에 없는 문화예술 조례는 청년 문화예술 조례, 생활예술 조례, 거리 예술 활성화 지원, 장애인 문화예술 조회, 이-스포츠, 향토 문화재 보호 관리, 전통 문화예술 진흥, 동물 복지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 문화 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 조사하다 보니까 체감하게 된 건, 그전에는 다른 연구원들이나 타 자치구 분들이 와서 ‘왜 강서구에 어떤 것들이 없냐?’라고 얘기했을 때 ‘그냥 없다.’ ‘논이었던 곳에 건물들이 지어지고 해서 문화예술 발전이 다른 곳보다 더딘 것 같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단 생계형 사업체를 꾸리는 데도 너무 많고요. 그리고 소셜 믹스가 되어 있으므로, 그분들이 기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리가 없습니다. 그냥 아예 없는 편이어서 비장애인들이나 어떤 시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들이 되게 부족한 편이고요. 앞으로는 저희가 좀 이런 입장들을 이해하면서, 현실을 이해하고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조례가 생기면 그것을 근거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좀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다시 서점 같은 경우에는, 저의 경우에는 2011년에 온라인에서 인터뷰하는 웹진으로 시작해서 독립 잡지를 시작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2013년에 ‘신택리지’라는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를 하면서 지역 여론 조사를 하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코디네이터를 맡아서 조사원들이랑 함께한 네다섯 달 동안 한남동 전역 돌아다니면서 ‘이 동네가 왜 이렇게 구성이 되었을까’ 조사를 했습니다. 지금 사진으로 보시는 이 구역들은 좀 있으면 다 재개발이 될 한남 5구역이고요. 그런데 한남동 내에서도 부촌이랑 근처도 나뉘기도 하고, 지역마다 특성이 좀 다르기도 해요. 이분들이 왜 여기 몰려 살았는지도 서사가 있어서 그런 내용을 조사하는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그게 이번에 강서구에 와서 지역 문화 프로그램 하는데 많이 도움되었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이걸 지역으로만 바라보기 시작하면 부동산으로밖에 안 보여요. 근데 그게 아니라 여기에 이 사람들이 왜 살고, 어떤 회사들이 여기 왜 들어와 있고, 지금 이 사진에 보이는 곳은 단국대 자리였는데, 대기업들이 들어와 있어요.  


지금까지 저희가 조사했던 지역 문화 프로그램들 같은 경우에 대부분 이 카페에 올려놨거든요. 활용해서 진행하셔도 됩니다. 연도별로 정리했고 마을 소식지부터 다 정리가 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생활문화동아리 강서는 뭉클뭉클 같은 경우에는 이전에 현승인 선생님이 있었을 때의 자료들도 지금 다 업로드가 되어 있어요. 보시면서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구나.’의 사례로 좀 보셨으면 좋겠고요. 저희 강서구 같은 경우에는 다른 지역에서 놀러 오는 구가 아니라 대부분이 거주하시는 분들이어서, ‘그분들이 먼저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먼저 진행이 되어야 할 것 같다.’라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저희 서점 처음 열었을 때 한 프로그램입니다. 저희 서점이 종로에 있는 지하상가에서 청년몰로 처음 문을 열었는데, 그때 했던 행사예요. 뭐라도 해보자고 해서 이런 플리마켓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이건 혁신파크에서 바이닐 페스티벌 할 때 저희 서점이 독립 출판부스를 맡아서 운영을 했었데, 그때 했던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하면서 이제 2020년에 ‘퍼블리셔스 테이블’이라는 독립출판 마켓을 했어요. 5회는 디뮤지엄에서 했고요, 4회는 서울역 구역사에 있는 공간에서 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2020년쯤 강서구로 와서 ‘강서구는 중간지원 조직이 없다.’, ‘그러면 없으니까 중앙정부 예산을 좀 끌어와 보자.’라고 생각하고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2017년부터 2020년 전까지는 지원사업을 안 했거든요. 왜냐하면 한남동은 장사가 잘 됩니다. 한남동은 관광지여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일본 사람들이 와서 에코백을 싹 가져가고, 그런 동네여서 기본적으로 장사하기가 되게 편한 지역이기도 해요. 강서구 방화동으로 오니까 없어도 너무 없어서 다시 오만 지원사업들을 넣기 시작해본 거거든요. 그래서 ‘예술로’ 같은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예술인복지재단에 예술인 패스 등록을 해서 받게 되면 사업에 참여를 할 수가 있는데 연극하시는 분들 두 분이랑 시각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 해봤고요. 


그리고 이거는 책방 활성화 사업이라고 서울도서관에서 했던 사업입니다. 방화동 지도를 만든 거거든요. 제가 디자이너가 아니니까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없어서, 최대한 이야기로 채운 거고요. 뭐라고 적혀 있냐면 ‘정형돈이 거주했다.’ 저희 아버지가 설비업을 하시는데 그 당시에 무한도전에서 정형돈 집이 물 샌다 이랬었잖아요. 저희 아버지가 고치셨거든요. 그런 내용을 재미있으라고 넣어놓은 거죠. 재작년이랑 작년, 올해에는 시인 박철 선생님을 모시고 프로젝트를 종종 하고 있는데 그런 내용들도 이제 이렇게 간략하게 넣어보고 강서구에 있는 지역들에 관한 내용도 좀 넣고.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나 타지에서 놀러 오는 사람들이 갈 만한 공간을 조사하고 정리해서 지도 만든 거였는데, 이 지도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800부 정도 만들었어요. 지역분들은 별로 관심 없으셨지만,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저희 서점을 오려고 하셨던 분들은 이 지도를 되게 재미있어 하셨어요. 고깃집이라든지 이런 맛집들부터 이야기가 있는 식당들을 다 정리를 해놨는데, 그런 걸 보고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 프로젝트는 강서구청에 청년 네트워크 지원사업 신청을 해서 100만 원인가, 150만 원인가 받아서 진행했습니다. 강서구 방화동 모습을 촬영해서 엽서로 만들었어요. 제가 가끔 마켓에 나갈 때 무료로 드리는데 그 엽서고요. 


그 이후에 N개의 서울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마포에 있는 단체에 지원 신청을 하고, 사업비를 끌어와서 진행했습니다. 래퍼 아날로그 소년과 빅파이라는 작곡가랑 함께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저희가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강서구에 ‘자원이 없다’ 이런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오히려 저는 다른 지자체보다 많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강서구에 있는 습지 생태공원 같은 경우도, 습지 생태공원 옆에 모래톱이 있는데 다른 구에 있는 모래톱들은 다 자연 발생한 모래톱이 아니에요. 여기만 자연 발생한 모래톱입니다. 


지금 강서구 전역에서 재개발이나 모아타운 같은 재건축 사업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경우 방화 6구역이 재개발되기 전에 숲 해설가 선생님과 함께 둘러보고, ‘왜 이 지역에는 감나무나 대추나무 같은 유실수들이 많을까?’ 하는 것도 알아봤어요.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영상으로 제작했습니다. 작년과 올해 N개의 서울도 아까 말씀드렸던 지속 가능 목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계속 생각하면서 진행했어요. 단순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기보다, 지금 제가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 기반을 마련해놓으려 했습니다. 3년 차 이후에는 뭔가 더 달라지겠지만 그 전에 사례를 많이 뽑아보려고, 똑같은 프로그램들을 거의 하지 않았거든요. N개의 서울이나 연계 맺고 있는 사업들이 10월쯤 중앙으로 한군데로 모이는 사업주고를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노을장은 N개의 서울 사업비에서 빼거나 자체적으로 진행을 하는 방향으로 갈 생각이에요. 다른 지자체, 다른 지역에 있는 서점 하시는 분들이나 기획자들이랑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사실 이 사업들은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것들이에요.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것들을 강서구에 계속 붙여보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이 있다’라는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계속, 저희 서점도 마찬가지고 조금 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건 여기까지고요, 1시간 정도 이야기한 것 같아서 5분 정도 쉬었다가 아까 말씀드렸던 그냥 불 켜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서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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