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서점 Mar 29. 2024

제작하는 대부분의 동영상에 자막을 달고 있습니다


다시서점은 제작하는 대부분의 동영상에 자막을 달고 있습니다. 자막을 단다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최근에는 쉽게 녹취를 풀 수 있는 클로바노트, vrew가 있어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녹화 환경, 발언자와의 거리에 따라 여러 번 다시 들어야 해서 지치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이와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자막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ilms.”) 


누군가에게는 '1인치의 장벽'이지만 청각장애인에게는 소통할 수 없는 벽이었습니다. 최소한 자막이 있으면 청각장애인이 누릴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난다는 것을 여실하게 깨닫게 된 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0 청년 장애 예술가 양성 사업 너와 나의 티키타카 <스스로 하는 독립출판 글쓰기>를 진행하면서였습니다.



너와 나의 티키타카 

<스스로 하는 독립출판 글쓰기>
https://www.dasibookshop.com/tikitaka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장애인에 관한 공부를 더 하게 되고 코로나 당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장애인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던 '명확하지 않은 소리', '지원되지 않는 자막'의 문제를 해소해보고자 2021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사업으로 '독립출판 길라잡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 영상은 수어 통역 영상을 따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 길라잡이

https://dasibookshop.com/gillajabi 



독립출판 길라잡이의 경우 청음복지관에서 청각장애인의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설한 사이트 하이런(Hi Learn) 홈페이지 및 앱에서도 제공하고 있는데 '청각장애인에게 뭔가 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라는 수강 후기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영상에 자막을 다는 이유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는 조금 미안합니다. 프로젝트 대부분 배리어 프리를 적용하기에는 예산이 너무 적기 때문에 자막을 다는 일은 봉사에 가깝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났음에도 이 취지와 의미에 동의하고 묵묵하게 따라준 덕분에 하나씩 해날 수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말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녹취를 푸느라 몇날 며칠을 버리곤 했습니다. 녹취를 풀어주는 사이트와 프로그램을 보면서, 기술의 발전이 놀랍기도 하고 서로의 거리를 조금 더 가깝게 빠르게 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그때가 오면 자막을 다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때까지는 여전히 녹취를 풀고 자막을 달아야겠지만요.



다시서점,

김경현



DASIBOOKSHOP Official 
https://www.dasibookshop.com  
https://smartstore.naver.com/dasibookshop 
https://twitter.com/dasibookshop  
https://www.facebook.com/dasibookshop 
http://www.instagram.com/dasibookshop  
https://www.youtube.com/dasibookshop 


작가의 이전글 더 겸손한 자세로 다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