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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Mar 29. 2024

공항동 다시서점에서 오쇠동을 향해 걸었습니다.

오쇠동 산책

공항동 다시서점에서 오쇠동을 향해 걸었습니다. 전에 갈 때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강서 수협 앞을 지나, 메이필드 호텔을 지나 오쇠동을 향해 걸었습니다. 1962년 10만㎡의 복숭아 과수원 부지에서 출발한 메이필드 호텔은 조경건설사(前 삼양원)을 세우고, 84년에 한정당 낙원과 한정식당 봉래헌을 오픈. 2002년 호텔을 오픈했습니다. 국내 순수자본으로 유일하게 세워진 메이필드 호텔은 서울에서 가장 넓은 부지를 보유한 5성 호텔입니다. 얼마 전까지 개관 20주년을 맞아 필립 콜버트 전시가 열렸습니다. 


메이필드 호텔

https://www.mayfield.co.kr/main/story.html 


오쇠동에서 철이 나왔다는 기록은 없지만, 옛날에 쇠뇌를 뜻하는 노(弩)를 만들던 사람 다섯 명이 숨어 살았다고 해석하면서 지금의 '오쇠'라는 이름이 쓰입니다. 서울 외곽이다 보니 폐기물 업체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데 싱크대 알루미늄 부분이 산처럼 쌓여있는 걸 보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이름이 바뀌어 버리니 철이 저리 쌓이나', '저만치 자영업자들이 폐업했나', '누가 관심이 있을까, 타인의 삶에...' 마음처럼 시끄러운 비행기 소리가 귀를 울립니다. 오쇠동 지명에 관한 이야기는 한도훈(시인, 부천향토역사 전문가) 님이 쓰신 기사에서 더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강서구 근대사를 훑다보면 부천, 인천, 김포, 영등포에서 수집하고 기록한 자료를 더듬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강서구가 서울로 편입되면서 더욱 지역 관련 자료를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강제 이주당한 오쇠리(五釗里), 그 이름을 찾다

http://www.kong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958&fbclid=IwAR2iktnUAQsjI2wwikYbfeYuKCcSaiDca33XbyHA2ZgxQwy99p9lixpzU0o



김포공항이 확장하면서 오쇠동 세입자들은 이주해야 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투쟁하던 이들은 2002년 11월 25일 오쇠동 4남매가 화재로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난 뒤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용역업체의 횡포와 계속되는 방화(2002년 화재 37건)로 모두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을은 사라졌고 골프장이 들어섰습니다.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은 인터넷에 남겨진 기록들 뿐이겠지요. 김시덕 박사님이 한국일보에 쓴 기사는 종종 옛 오쇠동의 모습을 살펴보기 좋습니다. 다른 기사들도 덧붙여 봅니다. 


김시덕의 이 길을 따라가면 

철로도, 군부대도, 기지촌도 모두 사라진 자리엔 벌판만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01309500005246 


'죽은 마을' 오쇠동에도 봄은 올까 

[르포] 철거가 진행 중인 오쇠동의 마지막 주민들

http://bit.ly/8ZggY 


오쇠동 화재,'방화 추정'

http://www.mypuchon.com/news.html?news_num=632 


그리고 오쇠삼거리에는 뜬금없는 엘리베이터가 생겼습니다. 유튜브 '마곡 길냥이의 부동산 썰'은 다른 부동산 유튜브와는 다르게 직접 임장을 가고 지역을 더 넓게 보고 설명을 해서 종종 보는 유튜브입니다. 최근에는 영상이 업로드 되지 않아서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요. 2023년 2월에 업로드한 영상에서는 예전 마곡나루역처럼 나중에 무엇인가 개통되는 것이 아닐지 의문을 품기도 합니다. 


마곡 길냥이의 부동산 썰

https://youtu.be/BCUiqRVk718?si=Su5w4_9V5mB0V_wC 


오쇠동은 부천과 강서구 경계에 있습니다. 송정역에서 걸어갈 수도,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논밭으로 이루어져 사람들이 가지 않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군용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이 마을에 사는 어린 학생 들을 강제 동원했던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해방 후에는 미군 부대가 근처에 자리를 잡으면서 유흥업소, 나이트클럽도 있었지만, 미군 부대는 구미로 이전하였 고 1992년 오쇠동 주택 철거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져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쇠동을 꼭 찾아가야 할 이유도 있습니다. 오쇠 삼거리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오쇠 꽃단지에는 여러 화원이 모여 꽃향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부천, 인천, 서울 경계에 위치하여 도시 근교에서 빠르게 만날 수 있는 화원 단지입니다.   


글 출처 - 만취단 결과자료집 흥얼흥얼

https://han.gl/OPZMy 


이래 저래 답답한 마음을 안고 두 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간 오쇠동 꽃단지에는 임대가 붙은 곳이 늘었지만 호호다육과 김포뜰야생화에 들렸습니다. 김포뜰야생화 대표님은 "꽃구경 하러 또 와요."라며 봄꽃 같은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오쇠동 갓길을 걷는 내내 쓸쓸했습니다.



다시서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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