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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Apr 29. 2024

싱가포르라는 도시 정원을 산책하며 (4)

벽초 홍명희 선생 거주지, 국민일보사 터, 싱가포르 서점

아침은 근처 호커센터에서 치킨 커리 라이스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해외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찾아 출발합니다. 후쿠오카에 갔을 때는 윤동주, 송몽규 시인이 돌아가신 후쿠오카 형무소에 다녀왔었습니다.


후쿠오카 형무소 (현 후쿠오카 구치소) fukuoka detention house (2019.05.05)

https://youtu.be/-5ORHYWtBAg

소설 임꺽정을 쓴 홍명희 선생 거주지. 


볕 좋은 길을 따라서 주택가를 가로질러 가면 벽초 홍명희 선생이 거주하셨던 곳이 나옵니다. 1917년 12월 9일 홍명희 선생이 싱가포르를 떠날 때까지 이곳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이광수, 최남선과 함께 '일제강점기 조선의 3대 천재'로 알려진 홍명희 선생은 유일하게 친일로 변절하지 않았지만 월북 후 북한에서 조선민주주의인문공화국 내각 부수상 등을 역임하며 성공한 삶을 누렸습니다. 


6.25 전쟁에 반대한 인물들 중 1명으로 알려진 홍명희 선생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언급하기를 꺼렸습니다. 벽초 홍명희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동남아시아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고 광복을 위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노력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벽초 홍명희 선생 거주지 

50 Kim Pong Rd


https://goo.gl/maps/c8eRNJna5ay22T6o9

이름이 바뀌어서 주변을 찾아보았지만 이전에 다녀오신 분들이 올리신 포스팅을 보았을 때 이 건물이 맞습니다. 남한도, 북한도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알 수 있도록 하는 푯말을 세우지 않았지만 이곳을 찾아가신 많은 분들 덕분에 저희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뒷편 놀이터에 앉아 목을 축이고 홍명희 선생과 독립운동가들이 도움을 받았다는 국민일보터에 갔습니다. 이 국민일보는 지금 남한에 있는 국민일보가 아닙니다. 중국계 신문사입니다.


국민일보는 1914년부터 발간된 중국계 신문사로 홍명희 선생의 거처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줬으며, 국민일보사 사장(雷鐵崖)이 독립운동가들의 서신을 중국에 체류 중이던 신규식 선생에게 전하는 등의 도움을 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홍명희 선생과 독립운동가들은 광복운동의 자금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싱가포르로 향했고, 1915년 3월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 홍명희 선생과 일행들은 국민일보사 3층에 임시로 묵었습니다.  


국민일보터 

29 Duxton Hill

https://goo.gl/maps/J1vtd2hSmy3Mkqhc9

이곳도 29번지는 푯말이 없습니다. 번지가 통합되었는지 검색을 해보아도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는 않지만 식당이 있는 건물 옆이 29번지 일 것으로 유추합니다. 3층이 있어 보이는 곳은 그곳 밖에 없더군요.  


국민일보사 사장 레이 티에야(雷鐵崖)는 잡지와 신문으로 혁명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중국 현대 문학사에서 가장 큰 문단이었던 남사 Nanshe(南社)에서 시를 쓴 시인이기도 했고 쑨원의 대통령 임시 비서직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친구와 걸어 나오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홍명희 선생은 결국 월북을 했는데 이 시절에는 국민당의 도움을 받았네?"

"그 시절은 국공 합작도 하던 시절이니까."

"그러네, 이 근처에 차이나타운이 있어서 이쪽으로 자리를 잡은 걸까?"

"그럴 지도 모르지."  


국민일보사에서 조금 걸어 내려오면 littered with books 라는 작은 서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사 터 인근에 위치한 서점 'littered with books'는 큐레이션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이었습니다. 내부 촬영은 따로 하지 않아서 실내가 궁금하시겠지만, 혹시라도 싱가포르 여행을 하실 때에 여행 코스에 추가하시면 좋은 책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ittered with books 

20 Duxton Rd


@litteredwithbooks 

https://www.facebook.com/lwbsg


싱가포르 차이나타운

https://goo.gl/maps/G33JzHtiEtT2S1Ms6

차이나타운의 미로 같은 좁은 도로에 있는 차이나타운 푸드 스트리트. 수많은 가게가 밀집한 이곳은 불아사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불아사는 어느 쪽에서 보아도 예뻐서 자꾸 카메라를 만지게 됩니다.


싱가포르는 지하철에 두리안을 가지고 타면 벌금 100만원입니다. 숙소에도 반입 금지여서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불아사 옆에 과일 가게는 앉아서 먹고 갈 수 있었어요. 지하철에서 흡연 시 90만원, 음식·음료 섭취시 45만원, 화기물 소지시 448만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싱가포르에서 껌은 안 된다는 거 아시죠?  


전날에 편의점에서 두리안 모찌 아이스크림을 사먹긴 했지만 그걸론 부족하니까 간만에 두리안을 먹어 봅니다. 크리미한 부드러움. 전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먹었던 것만큼 향이 강하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먹었습니다. 두리안 외에도 납작복숭아나 잭프룻 등 동남아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과일이 많습니다. 잘 익은 잭프룻도 참 맛있죠. 한국에서 냉동으로라도 살 수 없나 찾아보지만 쉽지 않네요. 잭프룻 맛은 과일이지만 건과일 같기도 하고 쿰쿰한데 상큼하고 그래요. 씨앗은 밤처럼 삶아 먹는다는데 그 맛도 궁금하긴 합니다.  


미쉐린 타이어는 머리가 좋을 걸까요. 타이어 회사니까 차 타고 맛있는 식당 많이 돌아다니라니. 이번에는 미슐랭 1스타 식당 호커찬 (Hawker Chan)에서 치킨라이스를 먹었습니다. 저는 치킨라이스라는 이 음식이 그닥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냥 치킨 밥 아닌가. 싱가포르 국민들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는 음식이겠지만요.


그래도 다른 호커 센터에서 파는 치킨라이스와 다르게 간장 소스가 뿌려져 나옵니다. 닭에 핏기가 덜 가셔서 원래 이런가 하면서 조심스레 먹었습니다. 사과 소스가 뿌려진 두부 튀김은 생각보다 입맛에 맞았습니다. 달짝하면서 바삭한 식감과 소스. 두부와 견과류, 오이로 여러 식감을 준 것도 즐거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건물을 끼고 돌면 바로 있는 미향원에 갔습니다. 매장이 여러 곳에 있으니 지나가시다가 보이시면 들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미향원

mei heong yuen 

SG, Temple St, #63-67, 싱가포르 058611


http://www.meiheongyuendessert.com.sg/


http://www.meiheongyuendessert.com.sg/index.php/location

입구에 한글로 소개해둔 글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빙수를 파는 곳이지만, 떡과 디저트류도 있습니다. 여기도 일단 앉아서 테이블 번호를 알고 가서 주문하면 됩니다. 먹다 보면 시원해져서 더운 날씨에 걷다가 잠깐 들리면 좋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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