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마음으로 다시 오려고

빗방울을 만났어

by 변은경





비가 그쳤다.

오랜만에 산책을 나가서

명아주 잎에 앉아있는 빗방울을 만났다.

빗방울은 오토카니 앉아서 골똘해 보였다.

하늘을 담는 중일까?

바람을 새기는 중일까?

-사진 찍는 널 담고 있는 중이야

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아마도 빗방울은

멀리 온 길을 그냥 가기 싫은 모양인지

빨간 잎에 오래오래 머물렀다.


오래오래 기억해 두어서

담에 올 때

기쁜 마음으로 오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빛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