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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터리안 Jan 27. 2023

사업을 되게 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써야해요

연쇄 창업가 & 퍼포먼스 마케터 &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님 인터뷰

안녕하세요, 데이터리안의 보민입니다.

저희가 그동안 월간 데이터리안 세미나, 데이터 분석 캠프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 분석가분들과 취준생 분들을 만나고 인터뷰도 해보았는데요.

생각해 보니 데이터리안 멤버들도 현업 데이터 분석가이자 취준생이었던 사람들이더라고요. 직무 전환을 하신 분도 있고 다양한 회사에서 근무를 해보신 분도 있고요.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데이터리안 멤버 김민주님을 인터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민주님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자면, 창업을 두 번 하신 연쇄 창업가이시고요. 두 번의 창업 중간에 퍼포먼스 마케터 겸 데이터 분석가로 일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창업을 하기 위해 취업을 하셨다는 이야기가 저는 엄청 인상 깊었는데요. 민주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부터 잘 들어주세요.



창업을 두 번 한 창업가이자,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입니다

Q. 안녕하세요! 민주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민주 입니다. 대학 졸업 후 공유 주거 스타트업 창업을 했고요. 이후 데이터 분석가로 전향해 일을 하다가 데이터리안을 창업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살고 있고 여름을 좋아하고 퀴즈 맞히기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민주님 반려묘 토끼


Q. 창업을 두 번이나 하셨다고요? 첫 번째 회사는 어떤 회사였나요?

공유 주거 스타트업에서 셰어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을 했어요.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셰어하우스가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였는데요. 혹시 청춘시대라는 드라마 아세요? 셰어하우스에 사는 대학생들이 주인공인 청춘 드라마인데, 그 드라마가 그때쯤 했어요.


셰어하우스는 장단점이 아주 뚜렷한 주거형태인데요. 넓고 쾌적한 공용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함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단점이 분명해서 누구에게는 아주 이상적인 주거 형태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아닐 수 있어요.

저희는 통학하는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대학가에서 셰어하우스를 운영했는데요. “통학하는 대학생"으로 타깃을 정하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지방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에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결국 자취를 선호하게 돼요. 그런데 1시간 반 ~ 2시간 정도 통학하는 학생들은 주말이면 본가에 쉽게 갈 수 있고 방학에는 더더욱 학교 근처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니 계약기간이 긴 원룸 같은 형태는 부담스럽고, 아무리 풀옵션이라고 해도 멀티탭, 수저 같은 세세한 생활용품은 각자 준비해야 하니까 그것도 부담스럽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셰어하우스가 그냥 대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운영을 하다 보니 장거리 통학생으로 타깃이 뾰족해졌습니다.



‘사업에 필요한 일은 다 하는 사람’으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Q. 첫 번째 창업하셨을 때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하셨었나요?

포지션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필요한 일은 다 했어요. 언젠가 저를 소개할 일이 있었을 때 “도배부터 회계까지” 이렇게 쓴 적이 있었는데 그게 정말 제가 한 일들이었어요. 매물을 알아보고 셰어하우스로 꾸미고 입주민을 모집하고 계약하는 일도 했고요. 시설 관리하고 CS와 운영 업무도 했고요.

그때가 갓 대학교 졸업하고 나서였으니까 뭘 알았겠어요. 그래도 맨땅에 부딪치며 다양한 일들을 해본 덕분에 모르는 것도 배워서 하면 되겠지 하는 배짱이 생긴 것 같아요. 나중에 돌아보니 그다음에 일을 할 때도 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제가 겪은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Q. 왜 창업을 하셨었나요?

창업을 하고 난 후 정말 많이 받았던 질문이에요.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학교 근처에서 방을 구한 적이 있었는데요. 말도 안 되는 컨디션의 방이 월세 50, 60씩 하는데, 아무리 봐도 그 돈 주고 그런 방에 살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게 6년 전이었는데요. 제가 본 방들 중에는 곰팡이가 벽 가득 피어있는 방도 있었고요. 복도에 쓰레기가 제대로 치워져있지 않거나, 한옥 주택에 딸린 바깥채인데 신발을 신고 화장실에 가야 하는 곳도 있었고요. 딱 봐도 외풍이 너무 심해 보이는 방도 있었고요. 한 평도 채 안 되어 보이는 방도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진짜 한숨만 나오더라고요. 그러다가 개인이 운영하는 셰어하우스에 가보게 됐는데요. 너무 쾌적해서 감동이 밀려오는 거예요. 방 3개짜리 오래된 아파트의 방 하나를 쓰는 거였는데요. 삶의 질이 너무 차이가 나는 게 눈에 보였어요. 심지어 앞서 알아본 비싸고 컨디션 안 좋은 방들과 비슷한 가격대였거든요. ‘아, 셰어하우스가 대학가에서 유효한 주거형태일 것 같다’라는 그때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운 좋게도 같이 사업을 할 동료를 주변에서 찾았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아이템이니까 이건 꼭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신나서 가슴이 쿵쿵 뛰었었죠.


민주님께서 운영하셨던 셰어하우스



창업 후 취업, 넥스트 스텝을 위해 공부하는 시간이었어요

Q. 본인의 페인 포인트에서 시작해서 창업까지 이어졌다는 게 정말 재미있는 지점인 것 같아요. 그런데 민주님은 창업가로만 일을 하셨던 건 아니었죠. 셰어하우스 창업 후 데이터 분석가로 취업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창업 후에 취업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처음 창업을 했던 회사가 더 큰 스타트업에 합병이 되었고, 그 회사에서 팀원으로 10개월 정도 일했어요. 합병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도 일을 배우고 싶기 때문이었는데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창업을 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니까 내가 지금 맞게 하고 있는 건지도 자신이 없고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컸었습니다. 합병되고 나서 실제로 많이 배우고 성장했고요.


그러다가 퇴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때도 언젠가 다시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아직 다음 창업을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접 보고 경험해 본 스테이지까지는 다음번에 조금 더 쉽게 갈 수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가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창업을 했을 때 전에 창업했을 때보다 더 멀리 가려면 거기가 어딘지, 거기서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미리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타트업을 흔히 로켓이라고 말하잖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그런 스타트업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떻게 일을 할까 궁금했어요. 그리고 그걸 바로 옆에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기 때문에 그런 회사에 들어가 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취업 준비를 하고 일할 회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실제로 일하면서 내가 그 사람에게 배울 수 있는가였습니다.

제가 데이터 분석가로 일했던 회사는 입사 당시 15명 정도의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었고요. 더 큰 회사에 가는 것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 가면 대표님에게 직접 배울 기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 회사를 선택했어요. 실제로 같이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요. 그리고 그 회사에서 배운 것들이 두 번째 창업, 데이터리안을 성장시켜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업무적으로 작게는 문서 작성 스킬도 직접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었고요. 일을 하는 태도에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기분 좋게 업무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끌고 가는 에너지가 대단한 분이었어요.

또 인간적으로도 정말 많이 배웠는데요. 제가 입사 초기에 작지 않은 실수를 해서 혼난 적이 있었는데, 감정적으로 얘기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감사하기도 했지만, 그런 사람을 처음 봐서 너무 신기했어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좋은 것, 멋진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싶어도 내가 본 것, 겪은 것 외에는 상상하기 힘들잖아요. 저도 그전까지는 누구처럼 되고 싶다 하는 롤 모델 같은 게 딱히 없었는데 그 대표님과 일하면서는 몇 년 뒤에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적절한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Q. 너무 좋은 경험을 하셨네요. 혹시 대표님과 있었던 에피소드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다니고 있을 때는 아직까지 회사가 작은 규모였기 때문에 대표가 직접 처리할 일이 정말 많았는데요. 그 와중에 일대일 면담을 하시더라고요. 처음 했던 면담은 제가 한 실수 때문이었는데요. 그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피드백을 주셨어요.


저도 그다음에 한번 더 면담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앉자마자 칭찬을 막 해주시더라고요. 아주 구체적으로요. 계속 체크하지 않아도 한번 준 일은 알아서 잘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게 제가 받은 피드백이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팀 내에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셨어요.


기분은 좋았는데 엄청 낯설더라고요. 그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누구도 저에게 그렇게 시간을 내서 피드백을 주지 않았거든요. 일단 저는 그 얘기들을 듣고 안도했습니다. 사실 칭찬을 받았던 것들 중 태스크 관리는 제가 정말 어렵게 어렵게 하고 있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으니까 ‘아, 이만큼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웠는데요. ‘아, 내가 이런 걸 잘하는 사람이구나, 여기에 내 강점이 있구나’를 발견하게 됐어요. 그전까지 저한테 부족했던 게 뭐였는지 정확하게 몰랐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피드백을 받는 게 필요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던 경험이 데이터리안에서 SQL 데이터 분석 캠프를 운영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SQL 데이터 분석 캠프에서는 수강생분들이 개인 프로젝트를 해서 올려주시면 피드백을 해드리고 있는데요. 종류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제가 좋은 피드백의 힘을 알기 때문에 프로젝트 피드백을 드릴 때에도 좀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있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수강생분들 중에 캠프를 듣는 8주 동안 프로젝트 4개를 하신 분이 있었는데요. 그전 프로젝트에 해드렸던 피드백이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이 되면서 점점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피드백이 이렇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구나 하고요.


SQL 데이터 분석 캠프 프로젝트 피드백 중 일부 캡쳐



주어진 업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업무 범위를 넓혔어요

Q. 직장인으로서 민주님은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이것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요. 데이터리안 창업 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사실 퍼포먼스 마케터 포지션으로 면접을 봤어요. 당시에 저는 데이터 분석가로 업무를 하고 싶었는데요. 데이터 분석 경력이 없으니 신입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신입 데이터 분석가를 뽑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제가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은 다 넣어봤어요. 마케터, 운영, 분석가 등등 여러 직무 채용공고에 지원을 했었고요. 대신 마케터나 운영 직무여도 데이터를 보면서 업무를 하면 좋겠다는 설명이 쓰여있는 공고 위주로 지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전 회사 면접을 볼 때에 퍼포먼스 마케터 면접이었지만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도 보여드리고, 분석 업무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많이 어필했고요. 경영진분들이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 분들이어서 결국 퍼포먼스 마케터 겸 데이터 분석가로 입사하게 되었어요.


제가 했던 일은 퍼포먼스 마케팅 집행, 성과 분석, 대행사와 커뮤니케이션, SEO, GA, GTM 세팅, 뉴스레터 발송과 같은 마케팅 업무들도 했었고요. 데이터 추출이나 분석 업무도 했었어요. 그중에서도 마케팅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 필요한 GTM 세팅 같은 것들은 처음 해보는 거였는데요. 사내에 저한테 뭘 알려줄 수 있는 분도 안 계셔서 GA 공식 문서에 나와있는 튜토리얼 보고 따라 하고 구글링도 엄청 했던 것 같아요. 이런 경험이 저희가 최근에 론칭한 GA4 데이터 분석 캠프 커리큘럼을 만들 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GA를 혼자 힘들게 공부했던 과거의 저를 떠올리면서, 수강생분들이 이런 부분을 궁금해하시겠지, 어려워하시겠지 생각하며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었어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답을 얻고 싶었어요

Q. 민주님이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왜 데이터 분석가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첫 번째 창업 당시 답답했던 게 있었어요. 저는 이과를 나와서 정답이 있는 게 익숙한 세상에 살던 사람인데요. 창업을 하니 답이 없는 세계에 떨어진 기분이었어요.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답에 가까운 것을 만들어가면 되니까 그게 어떤 의미에서는 해방감을 줬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답이 없는 세계가 불안하고 막연해졌어요. 돌이켜보면 특히 일이 안 풀리기 시작했을 때 답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지금 맞게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도 계속 들고요.

그 와중에 우연히 데이터 분석이란 걸 알게 되었고, 여기서 내가 답을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창업을 하셨을 때랑 취업하셨을 때 하셨던 일이 다르니까 어떻게 보면 민주님은 직무 전환을 하신 케이스라고 생각이 들어요. 직무 전환할 때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직무 전환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이것만큼은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지금까지 해왔던 경험이 0이 아니다. 신입이 아니라는 점을 꼭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요.

저는 이전에 창업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분석가로 취업하려고 할 때 관련 경험이 없으니 스스로 신입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연봉 협상도 신입이라고 생각하고 했고요. 근데 막상 들어가 보니 회사에서는 저를 신입으로 보지 않으셨더라고요.


그러고 보니까 이전에 일하면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한 적은 없었지만, 일하는 방법이나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같은 것들을 이미 배웠더라고요. 사실 회사에서 일하는 건 어느 회사, 어느 직무라도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리서치하고 문서 작성하고 공유하고 컨펌받고 그런 것들이요. 처음 일을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도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었다는 것도 기억이 났고요.

직무 전환을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도 본인의 지난 커리어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데이터 분석, 전문가만 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Q. 두 번째 창업은 데이터리안이죠. 인터뷰 보시는 분들 중에 데이터리안이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데이터리안은 어떤 회사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데이터리안은 데이터 분석가들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교육, 컨설팅, 세미나를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데이터 분석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킬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 분석이 소수의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랬듯이요.


Q. 데이터리안에서 민주님은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죠?

지금도 비즈니스에 필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 중에 요즘 가장 중요한 일은 데이터 분석 강의 기획인 것 같아요.


최근에 GA4 데이터 분석 캠프를 런칭했어요. 제가 처음 GA를 실무에서 사용해야 했을 때 정말 어려움을 많이 겪었거든요. 공식 문서는 불친절하고, 용어의 정의도 하나하나 알아야 하고, 기능이 많은 것 같기는 한데 뭘 써서 뭘 할 수 있는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GA4 캠프를 기획할 때, 용어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GA 기능의 기반이 되는 AARRR, 퍼널 분석이라든지, 리텐션 분석 같은 프레임워크를 먼저 알려드리면서 전반적인 그림을 이해한 후에 GA는 분석을 위한 도구로서 잘 사용하실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해 봤습니다.


개인 블로그나 노션 페이지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을 통해 개선까지 해볼 수 있다는 게 GA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데이터 분석을 배워보고는 싶었는데 어려울 것 같아 망설이고 계셨다면 GA로 공부를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한 데이터리안 회의실의 모습



어떤 도구를 쓰는지 보다는 일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Q. 민주님이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즐거운 거라고 생각해요.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괴로우면서 하는 건 너무 마음 아프잖아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잘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미루거나 생략할 줄 아는 것이 스타트업에서 미덕이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비슷한 이야기로 ‘완벽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어떤 툴을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있네요. 필요한 순간에 일이 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창업가는 사업을 되게 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써먹어야 하는 사람이에요

Q. 창업가로서 일을 하는 것과 직장인으로서 일을 하는 것은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른가요?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10개라고 한다면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그중에서 한두 개만 쓰는데, 창업을 하면 10개를 다 쓰고도 모자라서 없는 것도 만들어 써야 한다는 이야기 인데요. 그렇게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와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저한테는 정말 큰 효능감을 주거든요. 저는 기술자로서 한 분야의 대가가 되고 싶다거나, 학문적으로 깊이 있는 지식을 쌓고 싶다거나 하지는 않고 어설프더라도 내 손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을 사람들이 좋아해 줄 때 행복한 사람이에요.


사실 이게 오랫동안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었어요. 하나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자꾸 관심사가 옮겨 다니고 여러 가지를 깔짝깔짝 하는 것 같았거든요. 몇 년 전에 1만 시간의 법칙 같은 게 이슈가 되면서 점점 더 불안해졌었는데요. 그때 “모든 것이 되는 법”이라는 책을 만났어요. 이 책에서 다능인(Multi-Potentialite)이라는 개념을 소개해요. 애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도록 생겨먹은 사람들이 있다고요.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가장 효능감이 올라가는 사람, 시간차를 두고 다른 분야에 빠지는 사람, 한 프로젝트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만족을 얻는 사람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보고 정말 많은 위로를 얻었어요. ‘아, 나 같은 사람들이 또 있구나. 이런 사람들도 뭔가 성취하면서 잘 살고 있구나.’하고요. 그리고 창업을 했을 때 가장 효능감이 높고 즐거웠던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저는 제가 가진 모든 걸 써서 도전적인 과제를 달성할 때 가장 효능감이 올라가는 사람이더라고요. 이 깨달음이 다시 창업을 해야겠다고 확실하게 마음먹은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다들 창업해서 어렵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사실 회사 다닐 때 더 많이 스트레스 받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창업을 했을 때와 팀원으로서 회사에 다닐 때는 써야 하는 근육이 다른 것 같거든요. 저는 창업을 먼저 해본 사람이니까 팀원으로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창업을 해서 일을 하는 게 더 자연스럽고 쉬웠던 것 같기도 해요. 사실 둘 다 어려운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창업을 했을 때 더 큰 기쁨, 짜릿함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고 싶네요. 아, 더 큰 기쁨과 짜릿함은 비교도 안 되게 큰 불안과 함께 오긴 합니다(웃음).



함께일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일들을 이뤄나가는 쾌감이 있어요

Q. 창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더 큰 기쁨, 짜릿함이 있다고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그 기쁨과 짜릿함은 어떤 것들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것.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함께일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는 것이요.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해보면 각자 잘 하는 일들이 다 다르잖아요. 그런 것들이 모여서 톱니바퀴처럼 탁 맞아서 굴러갈 때의 쾌감이 있어요.


데이터리안을 봐도 보민님 선미님 혜정님 저, 다 다르잖아요. 보민님은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고 사람들 안의 이야기를 뽑아내는 걸 잘 하고요. 선미님은 공부하고 공부한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을 정말 잘 하는 사람이고요. 혜정님은 영상이든 뉴스레터든 콘텐츠 제작을 기깔나게 하는 사람이죠. 그리고 저는 이런 것들을 사업으로 만드는 사람이고요. 창업이란 게 아이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사람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제가 겪어본 바로는 그랬습니다. 무엇을 하느냐 보다 누구와 하느냐가 언제나 중요했던 것 같아요.



하이큐를 좋아하는 이유, 제가 창업을 계속하는 이유와 같아요

Q. 마지막은 가벼운 질문으로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스레터 비즈니스 스터디 글에서 넷플릭스를 많이 보신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혹시 요즘은 어떤 콘텐츠를 많이 보시나요?

요즘은 보민님이 추천해 주신 웬즈데이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봤던 거 또 보는 걸 좋아하는데 하이큐를 최근에 다시 봤어요. 한 5번 정도 돌려본 것 같은데요. 고등학교 배구팀이 전국 대회에 나가는 이야기예요. 뭔가…. 얘기를 하다 보니까 제가 하이큐를 좋아하는 이유가 계속 창업하는 이유와 비슷한 것 같네요. 지금이 아니면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과 지금이 아니면 안 될 목표에 도전하는 이야기라서 제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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