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확보해야 왕이 되는 과목에 투자할 수 있다.
최근 2026 수능으로 한창 시끄러웠습니다.
영어 난이도 문제로 인해 평가원장은 사퇴를 했고, 사람들은 국어가 어렵네, 영어가 불이네 하며 여전히 왈가왈부합니다. 유튜브에선 본인들 홍보에 유리한 자극적인 영상만 올라오지요.
하지만 '보스'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봅니다.
영어라는 그림자 뒤에 숨어 비선실세(?)의 역할을 하고 있죠.
수학, 여전히 보스
이번 논란 속 상대적으로 고요한 과목이 있습니다. 바로 수학이죠.
최근 발표된 표점을 보면 난이도 조절 잘 한 평이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평이하다고 해서 쉬웠을까요?
천만에요. 최상위권을 가르는 킬러가 없었을 뿐, 문제를 푸는 과정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예전에는 3분이면 풀던 준킬러 문제가 이제는 4분, 5분을 요구합니다.
개념을 여러 개, 더 복잡하게 섞어 놔서, 이제 개념 이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손도 댈 수 없습니다.
이 말인 즉, 고등학교 3년 내내 수학 문제풀이 훈련에 쏟아야 할 절대적인 시간이 더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가장 부족한 수학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없을 테니까요.
고등학생의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
수능 상위권 아이들의 시간표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 시간의 7할을 수학에 씁니다.
반면, 입시에서 고전하는 아이들은 그 귀한 시간에 영어 단어를 외우고 있습니다.
국어 비문학 지문을 읽으며 "환율이 뭐지?"라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승패는 이미 갈린 겁니다.
수학이 요구하는 '복잡성'을 뚫어내려면, 고등학교 때는 수학에 대부분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어야 합니다.
중학교 3학년의 데드라인
그래서 저는 제 아이들의 장기 로드맵을 이렇게 잡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영어는 중3 때 수능 80점 후반~90점 초반 수준(2등급 후반~1등급)까지 도달한다."
"국어는 중학교 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책으로 읽어둔다. 특히 각 분야(철학, 과학, 사회 등)의 어휘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건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국어 학자가 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수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수학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입시는 결국 엉덩이 싸움이자 시간 싸움입니다.
전쟁터에 나가기 전, 배낭에 든 불필요한 짐(기초 영어, 국어 배경지식)은 중학교 때 미리 내려놓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그 무거운 '수학'이라는 칼을 제대로 다룰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