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희토류, 기술 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저는 가끔 아이들과 체스나 바둑을 둡니다.
체스를 두다 보면 다음 또는 다다음 수를 생각하며 전략을 설계하는데요,
요즘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이 마치 거대한 체스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 두 강대국의 싸움은 단순한 국제 뉴스가 아니라,
향후 투자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그동안 주식 시장에 남아 있으며 배웠던 가장 큰 교훈은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 지각 변동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요?
기술과 자원, 대체 불가능한 것이 이긴다.
싸움의 본질은 명확합니다.
미국은 기술(반도체)을 가졌고, 중국은 자원(희토류)를 가졌습니다.
사람들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 미국이 망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건 '대체 가능성'의 싸움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자주 조언하는 것 중 하나가 이 말인데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말고, 너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고 말이죠.
국가 간 경쟁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은 기술력이 아닌 '저가 공세'와 '환경 파괴 감수'의 결과물입니다. 즉, 시간과 돈을 들이면 베트남이나 브라질에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기술은 다릅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설계 능력과 동맹국의 장비, 생산 노하우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뭐,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차이나 머니가 세계의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거나, 세계 기술직 주요 인사가 중국계라던가..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만, 지난 3~4년 전 우리나라 상황을 복기해 봅시다.
중국이 돈으로 사람을 데려왔죠. 그런데 단물만 쏙 빼먹고 몇 년 뒤 해고했습니다.
이런 현실이 파다한데, 진짜 실력 있는 엔지니어가 중국에 인생을 걸까요?
미국엔 전 세계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지만, 중국은 돈으로 용병을 사는 구조입니다.
패권 전쟁은 매우 긴 장기간의 싸움입니다.
위와 같은 생태계 상황에서 인재 전쟁도 중국보단 미국에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결국 장기전으로 가면 희토류는 반도체 기술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이것이 미국 테크 주식을 놓지 말고 계속 잡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생각보다 길 수 있는 리스크
하지만 '이긴다'는 말이 '피해가 없다'는 말을 뜻하진 않습니다.
제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승패가 결정되기까지의 기간입니다.
새로운 광산을 찾고, 환경 규제를 통과하고, 정제 기술을 다시 쌓아 올리는 데는 최소 10년이 걸립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데이터에 따르면, 광산의 발견과 생산까지 평균 16.5년이 소요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즉, 희토류에 대한 대안이 중국밖에 없는 지금, 그 과정까지 겪어야 할 피해가 큽니다.
자칫 미국이 두려워하는 인플레이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우려도 있죠.
또한 미국의 정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트럼프식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어, 만에 하나 동맹국이 등을 돌린다면, 미국이 혼자 힘으로 이 기간을 견디기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제가 체크하고 있는 리스크이자 현금 비중 조절의 기준입니다.
에필로그
투자는 확률 게임입니다.
저는 기술의 우위라는 확실한 승리 공식에 배팅했으나, 정치적인 변수와 전쟁 기간이라는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입니다.
전쟁의 끝에 누가 서 있을지는 대략 짐작은 할 수 있지만, 그 전쟁의 과정에서 휘둘리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겉으로 보이는 심리, 댓글, 뉴스 기사가 아니라, '대체 불가능성'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부분을 직시해야 합니다.
모쪼록 독자분들의 성투를 기원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기록으로, 모든 선택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