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국어] 초등 문해력, 학습 만화도 괜찮습니다.

세상에 어려운 단어는 없다.

by 데이터쌤

지난주도, 어제도 어김없이, 우리 공주, 왕자님은 소파에 누워서 책을 읽었다.

갑자기 무슨 자식 자랑이냐 싶을 텐데, 자랑은 아닐 것이다.


책은 책인데 만화책이니까..


그렇다. 우리 아이들도 여느 가정의 자녀들과 똑같다.


아빠가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도하는데도 불구하고,

재밌는 것만 하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은 거스를 수 없나 보다.


나도 다른 부모님들과 마찬가지로 1~2년 전쯤엔 학습 만화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저러다 긴 글 읽기 싫어하거나, 못 읽게 되면 어떡하지?'


하지만 많은 학생들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일단, 읽게 둬라.'다.


오늘은 학습 만화를 허용하는 나의 변명(?),

아니, 치밀하고 싶은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키워라? 재료가 없으면 빛 좋은 개살구

요즘 어딜 가나 기승전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외친다.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뼈저리게 느끼는 사실이 있다.


'지식, 더 본질적으로 어휘라는 재료가 없으면 사고할 수 없다.'


비판적 사고는 들어온 정보를 내가 가진 지식에 비추어 판단하는 과정,

창의적 사고는 기존의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이다.


즉, 미래 핵심 역량이라는 둘을 요리하려면, 재료가 있어야 가능하다.

초등 시기는 화려한 요리법(스킬)을 배우기보다, 창고에 신선한 재료(어휘)를 가득 채워 넣는,

황무지를 개간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처음 황무지를 개간하려면 얼마나 많은 힘이 들까? 심지어 겉으론 티도 안 난다.

하지만 좋은 땅을 만든 후 씨앗을 뿌리면, 금방 싹을 틔워 결실을 맺는다.



어려운 단어란 없다. 낯선 단어만 있을 뿐

아이가 꽤나 수준 높은 학습 만화책을 읽을 땐 갈등이 된다.


'삼투압', '광합성', '사육신', '을사오적'.. 얘가 과연 이걸 이해할 수 있나?

'내용도 모르고 그림만 보는 거 아냐?'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학습 만화책은 수거하고 수준이 조금 낮은 글밥 책을 던져준다.

가뜩이나 학습 만화책 읽는 거 별로였는데, 얼마나 좋은 선택지인가?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단어의 난이도는 구조적 복잡성이 아니라, '노출의 빈도'가 결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아이들에게 외계어인 이유는 딱 하나, '안 들어봐서'다.


7세, 9세 때 학습만화를 통해 '삼투압'이라는 글자를 눈으로 한 번이라도 찍어둔 아이는, 훗날 교과서에서 그 단어를 만났을 때 "어? 나 이거 아는데!"라고 반응한다.


낯설지 않다는 것.

그 익숙함 하나가 아이에게는 "이건 쉬운 공부야"라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래서 나는 학습 만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다방면의 어휘를 노출시켜주고 있다.

그림만 보지 말고 말풍선 속 활자를 꼼꼼히 읽는다는 조건이라면, 학습 만화는 득이지 독이 아니다.

작가의 이전글[직장인 투자] 미국 중국 패권 전쟁 승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