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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Dec 04. 2022

늘 내겐 아픔으로 남는 그녀

엄마의 얼굴

세 시간이 다 되어서야 수술실에서 나오신 엄마. 그런데... 엄마가 숨 쉬기를 힘들어하신다. 


"엄마 왜 그래? 선생님 엄마 왜 이래요?"

"잠시만요 보호자님..."


다시 산소호흡기가 씌워지고 어느덧 엄마의 거친 숨소리는 잦아들기 시작했다.


"가끔 이런 환자분들 계세요 일시적인 현상이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수술 후 입원실로 옮겨진 엄마. 깨어나신듯 싶으나 금방 다시 눈을 감으신다. 아직 마취 약기운 탓이겠지 생각하며 그대로 엄마를 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연이어 들어오시는 간호사님들 때문에 엄만 편히 쉬지 못하고 계신다. 


"환자분 열 체크할게요?"

"환자분 다리 심하게 아프시면 말씀해주셔야 해요"


들어오실 때마다 힘겹게 누워계시는 엄마에게 질문하시는 간호사님들 덕분에 엄만 눈꺼풀 운동만 하신 듯싶은 엄마

'우리 엄마 진짜 할머니네'

라는 생각이 스친다. 이렇게 내가 자세히 엄마 얼굴을 본 적이 없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에게 지나가는 시간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크게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얇은 피부에 거뭇거뭇한 자국, 그 표면에 만들어진 주름들을 보며 나는 자책을 한다. 그 시간 속에 나도 함께 했지만 외면을 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잠이 드신 엄마의 표정은 너무 편안해 보인다. 수술로 인해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엄마에겐 쉼의 시간이 된 듯싶다. 생각해 보면 엄마에겐 쉼이 없었던 듯싶다. 늘 새벽녘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던 그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그녀는 늘 바빴고 쉬지 않았다. 그녀의 삶이 녹록지 않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제야 편안함을 찾은듯한 엄마의 얼굴 그저 나는 마음이 아플 뿐이다.


http://aladin.kr/p/0FL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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