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는 안강(鮟鱇), 편안할 안에 편안할 강을 물고기 어와 조합하여 씁니다. 네이버사전에는 "아귓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는 60cm 정도이고 넓적하며, 등은 회갈색, 배는 흰색이다. 머리 폭이 넓고 입이 크다. 비늘이 없이 피질 돌기로 덮였고 등 앞쪽에 촉수 모양의 가시가 있어 작은 물고기를 꾀어 잡아먹는다…"라고 되어 있어요.
인간이 잡아 보아야 머리와 내장이 크고 살점은 별로 없다고 알고 있어요. 커다란 입으로 먹느라 생을 탕진할 것 같은데 그게 오해일 것도 같습니다. 가시로 꾀어 잡아먹는 물고기가 작아도 너무 작은 것이라서, 적극적인 먹이 획득이 아니라 수동적인 먹이 기다림이라서, 성공률이 저조해서 자꾸자꾸 먹어야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자꾸 먹고는 싶지만 그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요. 먹는 걸 밝힐 것 같지만 상시적 공복의 상태일 수 있습니다. 아귀처럼 먹는다고 할 때의 아귀는 餓鬼여서 불교의 설화에서 등장하는 존재고요. 지은 업이 많아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형벌을 받은 것이라는데요. 그 아귀가 이 아귀처럼, 억울한 동음동의처럼 느껴집니다.
처음 이 물고기를 마주한 사람은 측은지심이 든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름을 지을 때 사주에 부족한 것을 넣어주듯이 뭔가 불편해 보이는 이 생명에 편함을 더해주고 싶었을까요. 편하라고 제발 편하라고 두 번이나 강조한 것일까요. 실은 그대로 자연스럽고 편한 상태인 줄도 모르고 굳이 잡아 올려 불편하고 괴롭게 만들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