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짜다-weave-織 : 소창체험관
강화는 직물의 도시였습니다. 조양방직, 심도직물 외에도 평화직물, 이화직물 등 크고 작은 직물 공장이 60곳이 넘었다고 해요. 강화읍에만 직물공장 직원이 4000명이 넘었고요. 가장 번성하던 시절에는 130여 곳이나 되었지만(200개가 넘는다는 기사도 있었어요.) 지금은 소규모 소창 공장이 일곱 곳 남짓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는군요. 소창체험관은 1956년 문을 열었던 평화직물을 매입하여 리모델링 후 개관한 체험관입니다.
제주에 갈옷이 있다면 강화에는 소창옷이 있지요. 소창은 목화솜에서 뽑아낸 실을 평직으로 짠 23수 면직물입니다. 소창은 살아서 한 필, 죽어서 한 필 사용한다고들 합니다. 아이 기저귀감으로 쓰고 관끈으로 쓰기 때문이라고요.
소창은 불교 의례와 무속 의례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소창이 저승과 이승을 잇는 다리나 길이 되고요. 삶의 질곡이라는 의미도 담고요. 흰 천을 찢으며 앞으로 나가는 무녀의 장면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 길에서 죽은 자의 입을 빌어 할 말을 전하더라고요. 그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산 자를 위로하는 힘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창으로 만든 길을 따라 망자를 보내기도 하고요. 49재를 지낼 때 소창을 펼쳐놓고 길을 만들기도 합니다. 떠도는 영가를 데려오는 길로 삼는 것이지요. 의례가 다 끝나면 소창으로 만들어진 길을 불태웁니다. 돌아가서 돌아오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이곳의 일을 모두 잊고 편안해지기를 기원하는 것이겠지요. 죽은 사람은 떠나가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요.
강화에서는 족답기를 사용합니다. 물론 손과 발도 함께요. 개량된 직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도 합니다. 소창 판매 행상을 전국적으로 확장하여 전국적으로 팔게 됩니다. 강화 사람들은 워낙 손재주가 좋다고 해요. 아름다운 화문석도 인기이고요. 인쇄술의 메카로도 꼽힙니다. 최근에는 친환경의 흐름으로 강화 소창이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