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 태양의 신전, 코리칸차
코리칸차는 태양의 신전이라는 뜻으로 쿠스코의 주요 관광 코스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름만 언뜻 들어서는 잉카 문명의 유적을 생각할 수도 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코리칸차는 신전의 밑단 부분으로, 그 위로 스페인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산토도밍고 교회가 들어서 있다.
한때 잉카 제국의 중요 신전이었던 만큼 코리칸차를 허물고 그 위에 성당을 지어 올리는 것은 식민 통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1532년에 지어진 성당은 1650년 쿠스코 대지진으로 인하여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드러난 것은 무너진 성당 밑에 온전히 남아 있던 코리칸차였다.
비록 코리칸차는 무너졌어도 무너지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게 다 무너져 내린 것 같아도 그 한켠에는 아직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 있다.
단지 잊혀 있고 묻혀 있을 뿐.
비록 그 흔적은 미약할 수도 있겠지만, 그 흔적이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새로운 의미로 되살아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식민 시절을 거쳐온 페루인들이 살아가는 것이고, 또 우리들도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