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
제가 감정표현에 서툴다는 아내 말에 저의 감정을 점검해보고 있습니다. 감정 표현이 서툴다는 것을 기주느로 돌아보다 보니 가끔은 어떤 상황 속에서 제가 제대로 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때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무작정 감정을 돌아보기보다는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점검해보다 보니 '내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느꼈었나?'라고 놀랄 때도 있습니다.
이제 여섯 번째 시도인데 점점 더 굉장한 것을 알아가는 느낌입니다. 대학교 때 인간의 심리가 궁금해서 교양과목으로 '심리학개론'을 들었는데 전혀 인간의 심리상태, 나의 감정점검에 대한 수업보다는 말 그대로 심리학에 대한 '개론'을 배우는 시간이라서 한 학기 동안 마음고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알다가도 모를 저의 감정 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전혀 예상외의 수업내용으로 재밌지도 학점의 어드밴티치도 없었기에 더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성장하고 이제 노화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가끔 동일한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과 제가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이건 뭐지?'하고 당황하면서 지금 같은 시간이 꼭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장점으로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공감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저절로 공감이 되고 아내의 마음이 '복사, 붙여 넣기'되듯이 진심의 공감이 되어 함께 울기도 웃기도 손을 잡아줄 수도 있는 남편으로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내면을 깊이 연구하고 분석하고 점검하면서 너무 진지해지는 것이 싫었고 내가 의도할 수 있는 외연은 드러나도 숨기려면 충분히 숨길 수 있는 내면이 드러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도 해서 가능하면 이런 시간을 가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런 시간을 스스로 가지는 것은 첫 부부상담을 하던 날 의도치 않게 솔직하지 않고 진심을 드러내길 거부하듯 자꾸 뱅뱅 도는 답을 하며 상황 속에서 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저에 대해 짚어주시는 상담자의 조언에 당황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입니다. 또, 당신은 '늘 솔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답답해하는 아내 말이 자주 떠올라서 결국 스스로 이런 시간을 만들고 진행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진행될수록 굉장한 깨달음이 있고 궤짝에 넣어 숨긴듯한 저의 마음과 감정들이 유리그릇에 담아둔 것처럼 편안해지고 그만큼 아내와 편안하게 대화하게 되는 것 같아 해를 거듭할수록 부담과 부끄러움은 내려놓고 기대감을 가지고 용기내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노력하는 의미로 감정 단어들을 기준으로 돌아보는데 이번에는 긍정적인 감정 중에서 행복에 관계된 단어입니다.
유쾌함
이 단어를 듣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면서 광고 '유쾌 상쾌 통쾌'가 생각나고 그냥 좋아집니다. 이 단어의 뜻 먼저 알아보고 제가 이 감정을 느꼈던 상황도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한문으로 번역하면
유쾌함"을 한자로 쓰면 愉快입니다.
愉(유): 즐겁다, 기쁘다
快(쾌): 상쾌하다, 시원하다, 즐겁다
따라서 愉快는 마음이 즐겁고 기쁜 상태를 뜻하며, 우리가 말하는 "유쾌함"과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러시아어로 번역하면
"유쾌함(愉快)"은 «весёлость» 또는 «радость»로 바꿀 수 있습니다.
愉快 (유쾌) → радость (라도스찌 (ra-dos-ti): 기쁨, 즐거움)
상황에 따라 весёлость ( 베сё로스찌 (be-syo-los-ti):명랑함, 유쾌함)
«весёлость»는 "명랑함, 쾌활함"에 가까운 뉘앙스를 담고 있고, «радость»는 "기쁨, 즐거움"이라는 감정적인 의미가 더 강합니다.
영어로 번역하면
Joy : 기쁨,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강조할 때
Cheerfulness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을 강조할 때
Pleasantness : 분위기나 상황이 유쾌할 때
Merriment : 즐거운 모임이나 축제 분위기에서 쓰일 때
몽골어로 번역하면
Баяр баясал → (바야르 바야살) 기쁨, 즐거움 /러시아어 «радость»와 유사
Цовоо зан → (초보오 잔) 명랑함, 쾌활함 /러시아어 «весёлость»와 유사
Баяр баясал은 감정적인 "기쁨, 환희"를 강조하고,
Цовоо зан은 성격이나 분위기의 "쾌활함, 명랑함"을 나타냅니다.
은근히 가끔 접하는 문화, 관계된 언어들로 번역을 해보니까 색다른 재미도 있습니다. 그 언어들만이 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감정단어들이 한문이 많아보니 한문먼저 번역해 보고 다른 나라들 언어들로 비교해 보는데 느낌이 굉장합니다. 신기하게도 늘 그 단어들은 그 느낌들이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마음이 즐겁고 기쁜 상태-를 충분히 듣는 느낌입니다. 이제 그런 느낌을 받았던 때를 생각하며 제가 상황에 맞게 제 감정을 느끼고 표현했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실습시간인데 자기가 원하는 원단을 사 와서 모델의 사이즈를 실측하고 패턴을 그리고 그 패턴지를 준비한 원단에 대고 초크로 그린다음에 재단가위로 잘라서 봉제를 했습니다. 그렇게 소매, 몸판, 프릴, 전체 조립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자기의 재킷을 토르소에 걸어놓거나 모델이 입어서 교수님께 점검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검은색, 파란색, 그레이 등등 다양한 색깔이지만 단색으로 단정하게 재킷을 만들어서 토르소에 걸치거나 서로 입어주면서 검사를 받았고 제 차례가 되어서 만든 재킷을 꺼내서 토르소에 걸쳤습니다. 들고나가는 순간부터 동기들과 교수님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제 재킷은 빨간색에 노랑 파랑 녹색 손톱만 한 꽃들이 자잘하게 프린트된 원단이었기에 만들어놓은 재킷은 그냥 눈에 콕 박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봉제실력이 형편없다고 자책하면서 프린트가 있는 원단을 택해서 숨기고 싶었지만 화려한 원단을 사용하고 싶어서 고르고 고른 원단이었습니다. 제 재킷을 들고 교수님 앞으로 걸어 나가는 동안 제 마음에는 '유쾌 상쾌 깔깔깔'마음이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제 재킷을 들고나가는 시간 동안 파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수님이 남학생이 선택한 원단, 생각보다 꼼꼼한 봉제실력, 그런 원단을 택한 용기가 가상하다면서 훌륭한 점수를 주셨습니다.
그때, '유쾌 상쾌'했던 느낌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세상에서 제일 특이하면서도 편안하고 아름다운 여성복을 만들겠다는 몽실구름 같은 꿈과 비전은 날아가고 이제 15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그때 느꼈던 '유쾌 상쾌'한 마음은 지금도 생각할 때마다 '깔깔깔'하게 합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유쾌했던 때를 떠올리면,
마음이 기쁘고 즐거운 때를 떠올려보려고 합니다. 아내가 첫 임신을 하고 배가 점점 불러와서 일반 옷을 입지 못할 때가 되어서 옷을 사야 할 때였습니다. 아내는 평생 밝고 선명한 빨강, 파랑, 샛노랑, 주황색 옷들을 입어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정반대였습니다. 튀는 색깔, 독특한 패턴의 바지, 신발들을 신으면서 지내온 터라 아내에게 이쁜 임신부 옷을 권하고 싶었습니다. 아내는 가능하면 튀지 않고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어서 편안함만을 추구하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정반대로 아내가 임신한 것, 배가 불러오는 것, 임신기간이 매주 잘 진행되는 것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축복해 주시고 힘들 때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쁘게 보이고 임신부임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예쁜 무늬, 밝은 색깔 옷들을 권했습니다.
약간의 의견차이를 가졌다가 제 의견을 반영해 주겠다고 아내가 몇 번 제 의견이 반영된 이쁜 색상 밝은 옷들을 입기로 했습니다. 그런 옷을 입고 지인들을 만나거나 함께 동행할 때마다 아내는 칭찬과 격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예쁜 옷 입었네. 배도 예쁘게 나오고 있네. 축하해요!!"
등등 얘기를 들으면서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 다행히 격려와 칭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유쾌하고 상쾌'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내가 입어보지 않았던 색깔, 스타일 옷들을 입도록 권했는데 그것들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니까 사실 '통쾌'한 마음이 컸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마다 아내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쁘다!' '잘 입었다!'라면서 좋은 말을 듣는 자체만으로도 기뻤던 마음이 커서 '유쾌함'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눈이 소복소복 내리기 시작했는데 아기들이라서 처음으로 눈을 보고 느끼는 날이라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때였습니다. 눈을 뭉쳐서 놀게도 해주고 눈사람을 만들기도 알려주고요. 바닥에 눈이 뭉쳤다가 얼어서 화석처럼 된 것을 마치 발굴한 것처럼 들고 브리핑하는 놀이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눈이 내리는 중인데 아무도 밟지 않은 곳에 가서 뒹굴도록 알려줬습니다. 아이들 눈에는 구름을 보듯이 느껴지는 눈에 누워서 폭신한 것 같으면서도 몸에 느껴지는 눈의 감촉을 느끼면서 매일 걸어 다니기만 했던 바닥에서 뒹굴면서 느끼는 눈이 너무 신기하다면서 웃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유쾌함'을 느꼈습니다. 눈 내리는 날에 느끼는 즐거움, 신기함, 재미를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것이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해줄 시간이 있고 해 줄 수 있는 아빠라는 것이 행복하기도 하고요. 유쾌함을 느끼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아주고 즐거워해주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혼 전, 결혼 후 '유쾌함'을 느꼈던 순간들을 생각해 보면 제가 뭔가를 하고 성취하던가 색다른 일을 해내던가 결혼 후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이루는 것들에 대해 '유쾌함'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유쾌함'을 얻는 상황을 자주 얻고 싶어서 늘 동분서주했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활동적이고 재밌는 일상 그리고 결혼생활일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추구하는 '유쾌함'을 위해 아내의 컨디션과 상황, 마음을 고려하지 않고 제안 후 바로 추진하는 일들도 많이 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늘 힘들고 지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남편이 열심히 뭔가를 위해서 하는 것을 맞춰 주느라 애쓴 것 같아서 미안함이 떠오릅니다. 감정단어를 기준으로 저의 감정을 돌아보다 보면 그 순간들을 제대로 된 감정으로 느낀 것이 맞는지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반면에 그런 순간마다 '나의 배우자는 어땠을까?'라고 함께 점검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내리는 결론은 늘 하나로 귀결됩니다.
많이 힘들었겠다. 묵묵히 맞춰주느라 힘들었겠다.
미안한 마음을 잘 기억했다가 배려해 주고 맞춰준 아내를 더 사랑하는데 마음을 쓰려고 다짐해 봅니다. 제 감정을 건강하게 다듬어가려고 노력하면서 저의 아내가 저를 배려했던 순간들을 이제 알아챘으니 지금부터라도 아내의 건강한 마음을 위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정을 점검해 보는 시간이 굉장히 유용합니다.
감정 단어들을 기준으로 제가 느낀 상황들을 점검해보다 보니 가끔은 헷갈리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순간들을 점검하는 동안 제가 어떻게 살아오고 어떤 '숨긴 마음'으로 지내왔는지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제가 느끼고 바라보는 저만의 모습은 마치 남이 다 아는데 모를 줄 알고 '비닐 갑옷'으로 제 몸과 마음을 가리고 다니는 '어리석은 이'같았습니다. 그랬던 저를 타인의 시선으로 상황 속에서 돌아보는 이 시간이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더 건강한 마음, 평정심이 유지되는 마음으로 건강한 가정을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입니다.
나를 알아가기 시작하니까 나로 인해 아파하고 속상하고 답답해하고 힘들어하고 눈물 흘리는 이의 마음을 알아갑니다. 긴 시간 동안 아파하고 속상하지만 차마 모두 말하지 못하고 곁에 있던 이들은 바로 '부모님'이었습니다. 말로 타일러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하고 저지르는 아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부모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에는 그 아픈 마음을 이어받아서 두배로 아픈 이는 '아내'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모르고 함께 만나서 살면서 뼈를 깎고 찬바닥에 무릎을 대고 24시간을 꿇어 있는 것 같은 아픔을 감당하고 여전히 곁에 있으면서 '달라지고 회복되길'기다려주는 아내의 마음을 알아갑니다. 천만다행이지요. 정말 다행입니다. 늦었지만 부모의 마음, 아내의 마음을 알아가니 다행입니다. 알았으니 이제는 더 잘해야지요.
번역한 언어들은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접하는 국가이거나 제가 만나거나 접하는 국가들의 언어들입니다.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나라, 공부하고 있는 나라, 가고 싶은 나라들의 언어를 제 감정단어로 번역해 보면서 간접경험도 해봅니다. 또한, 제가 만나본 나라, 만난 나라, 만나고 있는 나라의 언어로 번역하면서 그들이 저의 감정을 어떤 단어로 어떻게 느끼고 지낼지에 대해서도 간접경험해 봅니다.
신기한 것은 그 나라의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 환경을 내포하고 있고 각각 독특합니다. 특히 단어들이 필요한 감정들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 재밌습니다. 앞으로도 제 감정을 돌아보면서 다른 나라 언어들을 통해 함께 알아보는 것도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물론, 어설프거나 오역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해서 잘 찾아보고 참조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사진: Unsplash의Nathan Dumlao
distancing에서 소개하는 감정단어 참조
코파일럿에서 '유쾌함'에 대한 단어 정의와 뜻을 참조(한문, 러시아어, 영어, 몽골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