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 #34

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걷는다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특별한 길에서 만난 인연, 깨알재미와 감사에 대해서 갑자기 나누었습니다.

살다 보니, 길을 걷다 보니 만나고 느끼는 것의 소중함도 실시간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주로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인데 실외에서 터벅터벅 걷는 것을 즐기다가

요즘에는 실외에서 걷지 못할 때는 억지로라도 실내에서 시간과 짬을 내서 그냥 걷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만나는 것들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가끔은 저만 아는 것 같은 재미가 있기도 하고요.


별거 아니지만 걷다가 만난 깨알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나만 아는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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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진짜 아무것도 아니고 평생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깨알을 만나고 울컥해서 잠시 멈춰서 서 있었습니다.


한때, 물론 지금도 보잘것없는 급여로 아내의 마음을 힘들게 하고 있지만 몸으로 고생해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지방 현장 가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매우 더운데 그 몸을 식혀주는 것은 안전모 속에 넣어둔 망사가 유일한 안식이었습니다. 안전모에 넣는 망사도 일반형, 고급형이 있었는데 한 푼이라도 아낀다고 다른 사람이 쓰다가 버린 것을 주어서 쓰기도 했습니다. 그 생각이 나서 '저건 고급형이네.'라면서 울었습니다.


다시는 현장 가서 일하는 일 없도록, 아내가 걱정하고 혼자 독박 육아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으로 지방에서 이를 악물고 올라왔던 기억이 또 새록새록합니다. 지금은 잘하고 있을까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아직도 공사 중 남편이지만 저 깨알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합니다. '잘하자! 잊지 말자!'


2.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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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먹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저 자전거의 색깔 구성, 자전거 자체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수박!!


수박이 먹고 싶어 집니다. 여름이 빨리 와서 땡모반을 실컷 마시고 싶고요. 수박을 잘라서 아주 시원하게 해서 한 조각씩 먹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삼각형으로 잘라서 손으로 들고 씨를 발라먹고 손에 물이 흐르기도 하면서 먹었는데 요즘은 조각조각내서 포크로 찍어먹는 문화가 정착되어 갑니다.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원두막이 있는 수박밭에서 원하는 수박을 가져다가 쪼개놓고 먹는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아쉽습니다. 자전거를 보고 수박을 생각한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수박바라도 챙겨 먹을 생각입니다.


3. 여전히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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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저 조형물을 볼 때마다 감격입니다.


어릴 때 신사동 사거리에서 만난 KFC 매장에서 치킨 버켓을 먹는 날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먹으러 들어갈 때마다 하얀 양복을 차려입고 깜장 지팡이를 팔에 걸치고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늘 툭툭치고 반가워했습니다. 들어가서 먹고 나오면 잘 먹고 나왔다고 또 툭툭치곤 했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 미국이나 캐나다 유학을 꿈꾸던 제게는 KFC매장을 가는 것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유학을 가면 꼭 더 많은 것을 경험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을 하겠다면서 KFC매장 할아버지 동상과 인사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유학을 가지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을 하지도 못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KFC를 만날 때면 그 매장이 아직까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풋풋했던 그때가 생각나서입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당신과 함께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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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면서 깨알을 만나는 '뜬금없는 시간'은 너무 행복합니다.

길을 혼자 걷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걸을 때면 시작부터 행복합니다. 아내와 캠핑을 가는 것도 여행을 가는 것도 아니며 영화를 보는 것도 외식을 하러 가는 길도 아닙니다.



그냥 길을 걷습니다. 물론 건강을 생각한다면서 저녁을 같이 먹는 날은 밖에 나와서 걷습니다. 그렇게 걸으러 나왔을 때마다 만나는 하늘, 깜장하늘에 노랑 달, 무수히 많은 가로등과 신호등, 쉴 새 없이 달리는 차들을 바라보면서 걷게 됩니다.



다양한 얘기도 많이 하고요. 그러면서도 가장 감사하고 행복한 것은 준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않았지만 아내와 함께 노을을 보면서 걷는 것입니다. 그 순간이 제게는 '감사'이자 아내가 시간을 내서 함께 걸어주니까 아내에게도 '감사'입니다. 걷다가 제가 또 감사한 순간이 있습니다. 아내가 힘들어서 제게 '팔짱'을 끼고 걷는 순간입니다. 아내가 팔짱을 껴줄 때마다 '사랑받는 것'같아서 힘을 줘서 팔을 의지해줍니다.



#3 또 다른 시선..

이번 주도 중3 아들의 또 다른 시선은 없습니다.

아들은 분주합니다. 중2 생활에 대한 평가를 치르고 나서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온 것 같아서 이제 자꾸 계획을 세웁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지금 공부를 해야 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학원을 다니는 것은 1개 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입니다. 학원을 안 다녀서 친구가 한 명도 없고 PC방을 가지 않아서 친구가 없어서 너무 힘들어해서 친구가 몰려있는 학원을 1개 가기로 했고요. 그 외는 모든 과목을 혼자 공부해야 하고 혼자 계획 세워야 하고요.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 이제 원하는 것을 찾아가고 그러기 위해서 가고 싶은 고등학교를 찾아보면서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길을 오고 가는데 자신의 감성이 느껴지는 대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습니다. 걸으면서 멍하니 걷고 집에 오면 멍하니 있다가 할 일을 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자신을 재촉하느라 분주한 것입니다.


그런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주는 것에 중3 아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남들처럼 모든 과목을 학원 보내줘서 시키는 대로 스킬을 길러서 내신과 평가를 준비해 줄 여력은 없습니다. 그런 환경 덕분에 '자기 주도'학습을 해주길 바랐는데 학기 초부터 자신의 시간을 잘 계획해서 해보겠다고 분주합니다. 그런 모습에 감사하면서 이번 주에 사진을 보내주지 않아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선- 중3 아들의 감성'이 비어있는 것에 이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성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또 다른 시선'에 올릴 사진을 보내지 않는다고 중3 아들을 다그쳤을 것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고 약속인데 어길 수 없다면서 아들을 몰아세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지 않습니다.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아들이 주도하는 부분에 아들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일상을 존중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기다려줍니다. 제가 성숙하고 많이 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으로 중1 딸도 바라봐줘야 하는데 아직은 어렵습니다. 초5 막내딸도 이런 것들을 지켜보고 있기에 제가 더 빨리 성숙해지기를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깨알 덕분에 알아가는 세상이 참 많습니다.

제 생각과 제가 바라보는 것만이 전부인 세상인 줄 알고 살았는데 남이 버린 쓰레기, 발에 밟히는 깨알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세상과 생각을 알아가고 있고요. 중3 아들과 깨알프로젝트를 협업하면서 중고등학생의 시선과 생각들을 알아가기도 합니다. 이런 시간 덕분에 특히 깨알 덕분에 알아가는 것이 더 많아지고 있어서 제 삶의 일상이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깨알을 바라보면서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전에는 길에 떨어진 것들이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내키는 대로 발로 차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작은 것 하나도 그 의미가 있고 나름대로 역할을 다하고 버림받은 것들이기도 하고요. 조금이라도 그것들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 재미이자 일상의 한 조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발 앞에 보이는 깨알부터 눈높이에 보이는 것들, 머리 위로 보이는 것들과 만나는 사람들의 모든 것들이 소중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깨알 덕분에 저의 생각이 자라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오늘도 보잘것없는 것들 통해서 느낀 것들을 소소하게 적어 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또 생각하고 의미를 되새겨보고 지내고 있습니다. 저의 생각주머니가 커져가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읽으시는 분들이 '1초 재미'느끼신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적어가고 있습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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