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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프로젝트 2 #30

깨알 감사 초심

길을 걸어 다니면서 보는 것들이 여전히 재미있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해서 행복합니다.


길을 걸어 다니면서 깨알들외에 사람들을 보면서, 특히 지하철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목적지를 향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많은 생각을 합니다.



제가 지나온 시간을 거쳐가고 있는 청년들을 보면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떠오르고요. 비슷한 또래를 볼 때면 지금의 저보다 나은지, 못한 지, 비슷한지를 살짝 가늠해보기도 합니다. 저보다 훨씬 나이 든 분들을 볼 때면 저 나이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고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무심히 걸었던 길에서 깨알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듯이, 지하철에서도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한 주였습니다. 오늘도 느낀 것들을 차근차근 나눠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그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계란판이 묶여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웃었습니다.


하나는, 어린 시절 계란을 잔뜩 실어서 동네마다 다니시며 팔던 리어카가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늘 어김없는 시간에 오셔서 팔고 가셨는데 언제부터인가 오시지 않아서 마음이 적적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예전에는 계란을 담아서 잘 팔리도록 노력했다면 지금은 함께 모여서 주차관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저를 돌아봤습니다. 모습과 방법이 바뀌어도 잘 사용되면 그것 자체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면서 지금 저의 마음을 점검한 것입니다. 하던 일을 떠나서 전전하고 있는 제 모습을 불평만 하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2. 시간은 흐르지만 변치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모양은 조금 변해도요.


빨강, 파랑 빙빙 돌면서 '이발'을 알려주던 네온사인이 은근 품격 있게 바뀌더니 급기야 은은하지만 멀리서도 보일만큼 여전히 '이발'을 알려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이 머리를 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은 '이발을 알려주는 사인의 모습'은 변해가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버는 방법, 언행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아빠, 남편이라는 것입니다.


3. 친절함이 세상을 이끌어간다..

바닥이 미끄러워지는 빗길, 눈길에 사고가 많이 납니다. 가게를 방문하다가 넘어지면 가게와 방문자 모두에게 난감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미리 '조심하세요.'라고 알림을 해줍니다.


길을 걸으면서 수많은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이번 표지판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습니다. 물론 아무리 말해도 지켜지지 않은 것은 엄중하게 '금지' '절대엄금' '경고!' '족쇄채움'등의 무서운 단어들을 사용합니다. 어느 동네의 골목을 걸어봤더니 골목마다 5개 이상 '금지'문구만 가득한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엄청 '금지'세상에 살고 있었습니다. 저도 가정에서 그렇게 '하지 마!' 조금 참으면 '안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금지' '금지'라고 수시로 내뱉기도 합니다. '조심하세요.' '조심합시다!'라고 친절하게 말하는 사회, 가정이 되도록 저 먼저 노력하고 싶어 졌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셋이라는 숫자..

길을 걸어 다니면서 보이는 것들 중에 특별히 재밌어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삼 남매와 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길을 지나가면서 보이는 다양한 것들이 '셋(3)'이면 그냥 기분이 좋고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혼내고 나온 길에는 엄청 반성하게 되고요. 아이들이 뭔가를 잘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나온 길이면 엄청 감사하면서 하늘을 보고 웃게 됩니다.


삼 남매와 살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요. 그런 삶을 잘 이어가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길을 걸으면서 '셋(3)'이 보이면 아이들 숫자놀이, 간판보고 글자 읽기 하듯이 하면서 흐뭇해할 것 같습니다.



2. 개미굴을 보니 감사했다..

아이들과 길을 걷다가 보는 개미굴 입구 모양이 재밌었습니다.


그런 느낌과 함께 지나가려다가 이어지는 것은 '감사'였습니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시골길에서 보는 개미들, 개미굴은 밟기도 하고 나뭇가지로 쑤시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얼른 '생명이므로 그러면 안 되는 거야!'라고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개미와 비교되는 우리 모습을 느끼면서 작은 감사가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개미처럼 저렇게 자기 의도와 상관없이 여차하면 밟히거나 죽지는 않는다.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가? 보도블록사이에 난 풀, 길거리 벤치에 난 잡풀이 어쩌다 밟히거나 깔아뭉개지면 열심히 자라다가 그냥 허무하게 죽지 않는가?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는 삶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한 건 아닐까?라고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은 흐름은 여전하다.

새벽출근을 하다 보니 점점 어두워져서 컴컴한 아침이어서 은근히 밝은 옷을 입고 점점 추워지니까 두꺼운 옷을 꺼내 입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벽이 점점 환해지더니 이제는 출근길이 아예 훤합니다. 두껍게 입던 옷에서 다시 얇은 겉옷으로 바뀌고 있고요. 출근길에 켜져 있던 가로등이 이제는 가만히 서 있으면 가로등이 꺼지고 어느새 훤해지는 주변을 느낍니다.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자연도 흐름에 맞게, 사회의 모든 시설물들도 그에 맞춰서 꺼지고 켜지고를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흐름에 속해서 사는 자체, 그 흐름을 느끼고 사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내 발밑만 바라보고 살던 시간이 후회되었습니다.

깨알을 만나고 살기를 3년하다보니 이제는 후회가 됩니다. 바쁘다고 내가 할 일, 내가 가야 할 길만 보면서 좁은 시선으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길에서 밟히는 깨알들을 통해 느끼는 재미, 감사, 감동, 깨달음을 통해서 좁은 시선으로 살던 것에서 주변을 바라보고 살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까운 주변인 아내의 마음과 아이들 마음 그리고 넓게는 함께 일하는 시간의 주변 동료의 마음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글자를 보던 사람이 이제 문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자의 아름다움을 느끼던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서서히 글자들이 모인 문장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어 갑니다.' 편협하고 왜곡된 시선과 생각에서 점점 벗어나면서 다양한 생각과 시선으로 살아가는 연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른 '어른이'를 벗어나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할 텐대요. 길에서 콩알같이 작은 것들, 깨알같이 작은 것들을 보다 보니 어느새 주변의 큰 것들, 특히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됩니다.



이렇게 오늘도 깨알들을 보면서 느낀 것들을 나눠보았습니다. 길을 여전히 걷고 보다가 보인 것들은 얼른 찍어두는 것도 토요일 부담 없이 제 글을 읽고 1초 '푸훗'해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입니다. 저도 토요일이 제일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댓글로 공감해 주시고 웃어주시는 분들을 만나서 소통할 때면 그저 감격하고 영광이고요.


오늘도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큰사람(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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