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이제는 판타지 영화들에 흥미가 줄었습니다.
픽션 같은 이야기들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발견됩니다.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작하고 생산합니다.
그렇다면 이 과속하는 세계는 아름다운 곳인가요?
현대 사회에서 여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생산적이지 못한 하루는 죄로 여겨지며, 안식일을 가지는 일조차 열등함이나 게으름으로 해석됩니다.
고요·평화·안정·행복 같은 개념에는 나태함이라는 꼬리표가 붙습니다.
그럴수록 어린 시절의 감각들이 떠오릅니다.
풀밭에 누워 햇빛을 맞고,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에도 행복해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무릎이 성한 날이 없던 시절.
지금은 그 순간들을 떠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고 싶습니다.
평범한 하루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여정 속에서 깨달음을 수집하는 삶.
인생을 하나의 긴 서사처럼 살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안의 욕망들은 늘 다른 문고리를 만지작 거립니다.
커리어, 자본, 유명세, 영향력— 사회적 성공이라 불리는 것들은 가히 매력적입니다.
이 가치들은 중세의 종교와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제 도덕성은 쉽사리 화합하지 않습니다.
고유한 삶, 특별한 삶을 지향하는 제 자아는 언급한 가치들을 못마땅해합니다.
영웅서사에 등장할 만한 경험, 선인들의 가르침, 시대를 초월하는 영감.
제 자아는 이런 것들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이런 과정이 성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순응만 하기에는 희망이란 게 품어집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본능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계산이나 전략 같은 것 없이 옳다고 믿는 것에 몰두했습니다.
그런 순수한 열정을 되찾고 싶습니다.
인간은 선택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사유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에서 기인합니다.
두 세계가 일치한다면 사유의 역할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제가 지금 목이 말라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불편함을 피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적이고 철학적인 갈증을, 오히려 긍정하려 합니다.
지금 제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세상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세상에 적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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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답하기 어렵네요.
여유와 대화를 나눠보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