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공존의 기술 025] 꼰대가 느는 3가지 이유
언젠가부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 꼰대. 이 편치 않은 단어는 단순한 은어를 넘어 보통명사화되었다. 꼰대의 정의를 정리하다보면, 주체는 학생이나 청소년 등 젊은 사람이나 직급이 낮은 젊은 사람, 대상은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꼰대의 유래는 다양한데, 첫 번째는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가 어원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번데기처럼 주름이 많은 늙은 사람을 지칭하는 ‘꼰데기’가 ‘꼰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백작을 프랑스어로 콩테(Comte)라고 부르는데, 이를 일본식으로 부른 게 '꼰대'라는 주장이다. 이완용 등 친일파들은 백작, 자작 같은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자신을 '콩테'라 불렀다고 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럴듯하다.
꼰대라는 단어와 관련된 일련의 유래를 쫓다 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우선 나이가 많은 사람이다. 또 기분 좋은 단어는 아니다.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 단어다. 그런데 구글 트렌드를 보면 2004년 이후 '꼰대'라는 단어에 대한 관심도가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왜 요즘 들어 긍정적이지 않은 이 ‘꼰대’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가 느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정말 꼰대가 늘어서일까? 다음의 3가지로 그 원인을 해석해본다.
첫째, 시대의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가? 요즘 세상은 그 변화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새로운 세상에서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라고 얘기했다. 여기서 그가 말한 새로운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혹자는 인공지능(AI) 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라고도 말한다. 꼰대는 슈바프 회장이 말하는 느린 물고기의 하나일 것이다. 시대 변화를 좇지 못해 도태되는 사람 말이다. 문제는 요즘 세상은 의지를 가지고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않으면 누구나 꼰대가 되기에 십상이다. 누구나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민첩한 학습이 요구된다.
둘째, 세대의 이기심 때문이다.
어느 세대나 이기적이다. 아니 더 정확한 표현은 인간은 이기적이다. 1984, 동물농장으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반박하기 어려운 통찰이다. 그렇다. 선배 세대는 지혜, 후배 세대는 지식이 더 뛰어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특히 후배 세대에게 남겨야 할 유산을 고민하기보다 남김없이 사용해버리는 선배 세대의 이기심은 세대 갈등을 더욱 부추긴다. 후배 세대의 입장에서 그런 모습의 선배 세대는 영락없이 꼰대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셋째, 정보 비대칭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활동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되고 정보가 보편화하면서 이제 의지만 가지면 누구나 정보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일부 직급, 제한된 지식인이나 전문가에게 편중됐던 지식은 이제 누구에게나 접근이 용이해졌다. 권위가 숨어들 공간이 좁아진 것이다. 오히려 직급이 높아지고 지식인, 전문가가 될수록 마치 투명한 어항 속 물고기처럼 활동이 쉽게 노출된다. 부도덕한 행동이나 처신은 일순간에 온라인 공간을 통해 공개되곤 한다. 꼰대가 숨을 곳이 마땅치 않아졌다. 꼰대의 일거수일투족이 금방 드러나기 때문이다.
구글 트렌드이서 꼰대의 연관 검색어를 보면, 라떼, 테스트, 성향 검사, 꼰대력 테스트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자신이 꼰대인지 아닌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3가지를 스스로 체크해보자.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라. 현재나 미래보다 과거 얘기를 자주 하는가? 자신이 항상 옳고 남은 틀렸다고 생각하는가? 나이나 직급 등으로 대접받기를 원하는가? ‘네’라는 답이 나온다면 꼰대일 확률이 높다. 영국 공영방송사 BBC는 2019년 9월 23일, 자사 페이스북에 '오늘의 단어'로 'kkondae(꼰대)'를 소개하며,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 풀이했다.
이완용 같은 친일파들이 보여준 매국노와 같은 행태를 '꼰대짓'이라 했다고 한다. 꼰대질은 꼰대들이 하는 행동이다. 나는 선후배 세대와 함께 소통하고 일하면서 꼰대짓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꼰대가 되기 싫다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학습하고, 늘 나도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역지사지하는 걸 습관화하자. 무엇보다 나이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권위에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권위의 벽이 높고 두꺼울수록 그 벽에 갇혀 외로운 처지가 될 확률이 높다. 나이가 적건 많건 방심하지 말자. 과거, 나, 권위에 갇혀있으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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