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다시 피어오르기' 연재를 시작하며

프롤로그: 당신 안의 꽃이 깨어날 시간

by 허두영

어릴 적 집 담벼락 옆에 피었던 나팔꽃을 기억한다. 매년 같은 자리, 같은 계절에 피어나던 그 꽃. 태풍이 지나가도, 가뭄이 와도, 다음 해면 더욱 화려하게, 더욱 당당하게 돌아오던 그 신비로운 생명력. 그때는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사람의 마음도 그런 것일까. 어제의 실패가 오늘의 꽃잎을 막을 수는 없다. 매일 아침은 새로운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축복받은 시간이고, 다른 색깔의 나로 만개할 수 있는 은총의 순간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가능성을 놓지 않는 것, 매일 아침 다시 피어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다.


나팔꽃의 꽃말은 '덧없는 사랑'이란다. 새벽에 피었다가 해가 뜨면 시들어버리는 하루살이 같은 생명이라서 붙여진 이름일까.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 덧없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매일 다른 꽃으로 피어나기에, 매일 다른 빛깔로 반짝이기에, 매일 다른 향기로 세상을 품기에 더욱 소중한 것이다. 우리의 하루하루도 마찬가지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은 듯 다르고, 내일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그 불확실함이 두렵기보다는 설레는 이유는,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시들어도 좋다. 다음날 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서 피로감이 묻어난다. 한 후배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한숨을 쉬고, 40대 동료는 "인공지능 시대라고 호들갑인데, 이렇게 계속 사는 게 맞는지 확신이 없어요."라며 체념한다. 하지만 나팔꽃을 보며 깨닫는다. 진짜 변화는 한 번에 크게 피어나는 목련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매일 새롭게 피고 지는 나팔꽃처럼, 작지만 꾸준한 일상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커피 대신 물 한 잔,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 한 칸, 무표정 대신 미소 하나. 그런 작은 꽃들을 함께 발견하고 싶다.


그래서 이 글들을 시작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가 지쳐 보인다. 화면 속 눈부신 성공담들 앞에서 자신을 작게만 만드는 사람들. 하지만 진짜 변화는 거대한 무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지하철 한 칸에서 펼친 책 한 페이지, 엘리베이터 버튼 대신 선택한 계단 한 층, 동료의 마음에 건넨 따뜻한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그런 작은 꽃들을 함께 발견하고 싶다. 어떤 날은 봉오리도 맺지 못할 수도 있고, 어떤 날은 예상치 못하게 활짝 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날이 모여 삶이 된다. 당신도 매일 아침 나와 함께 다시 피어오를 마음이 있는가? 그렇다면 오늘 아침부터 함께 걸어보자.


매일, 혹은 정기적으로 연재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1주일에 1번 정도는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의 씨앗이 심기고 꽃이 피고 글을 쓸 힘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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