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예수님은 보좌 좌편 아닌 '우편'에 앉아 계실까?

[궁금했성경] 20화, 성경에서 '오른쪽'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

by 허두영

어느 날 문득, 나는 멈춰 섰다.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막 16:19)


수만 번도 더 읊었던 사도신경에 등장하는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묘하다. 왜 하필 '오른쪽'일까? 왜 예수님은 하늘 보좌의 좌편이 아니라 우편에 앉으셨을까?


단순한 방향 표기였다면, 굳이 '우편'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성경은 단 한 글자도 우연히 쓰이지 않는 책이다. 그렇다면 그 오른쪽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그것이 오늘 우리의 신앙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1. '오른쪽'은 능력과 권세의 자리


히브리어로 '오른쪽'은 야민(yāmîn)이다. 이 단어는 '오른손'을 뜻하지만 동시에 '힘, 권능, 축복'을 상징한다. 출애굽기 15장 6절에서 모세는 홍해가 갈라지는 그 기적의 순간 이렇게 노래했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화로우시니이다."


고대 전쟁터를 상상해보라. 병사는 왼손에 방패를, 오른손에 칼을 들었다. 방패는 방어하고, 칼은 싸운다. 오른손은 행동의 손, 승리의 손, 역사를 바꾸는 손이었다. 그래서 '여호와의 오른손'은 단순한 신체 부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동적 권능 그 자체를 가리킨다. 그 손으로 세상을 붙들고, 죄인을 건지며, 원수를 무너뜨리신다.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 후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그분을 단지 높이신 것이 아니라 온 우주의 주권을 위임하셨다는 의미다. 좌석 배치가 아니라 통치의 위치, 곧 권세의 중심이다. 그분이 앉으신 곳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역사가 움직이는 축이다.


2. '오른쪽'은 임재와 은혜가 흘러나오는 방향


히브리 사고에서 '오른쪽'은 단순히 힘의 방향이 아니라 임재의 방향이었다. 성막의 구조를 보면 제사장이 하나님께 나아갈 때 언제나 오른편(북쪽)에서 제사를 드렸다. 그곳에는 '진설병의 상'이 있었고, 이는 하나님과의 교제와 생명을 상징했다. 즉,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자리가 바로 '오른쪽'이었다.


레위기 8장에서 제사장은 위임식 때 오른쪽 귓불과 손가락, 발가락에 피를 발랐다.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오른쪽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방향, 인간이 하나님의 뜻에 반응하는 쪽이다. 그 피와 기름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네 삶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겠다"는 신적 서명과도 같았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임재가 그분을 통해 온전히 세상으로 흘러간다는 뜻이다. 은혜의 방향, 구원의 방향, 임재의 방향이 모두 '오른쪽'을 가리킨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통로일 뿐 아니라, 그 통로의 방향 자체다.


3. '오른쪽'은 구원, '왼쪽'은 심판


예수님은 마지막 날을 이렇게 묘사하셨다.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마 25:33)


성경에서 '오른쪽'은 늘 구원의 자리, '왼쪽'은 심판의 자리다. 전도서 10장 2절은 이렇게 말한다.


"지혜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쪽에 있느니라."


여기서 오묘한 통찰이 드러난다. '오른쪽'은 하나님 중심의 질서와 순종을, '왼쪽'은 자기중심의 혼돈과 불순종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오른쪽은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무는 편, 왼쪽은 하나님의 중심축에서 벗어난 편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착각하기 쉽다. 좌와 우가 '양극'이라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된다고.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수 1:7)


잠깐, 이게 무슨 말인가? 오른쪽이 옳다면서 왜 '우로도 치우치지 말라'고 하시는가? 여기에 핵심이 있다. 좌와 우는 '양극'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신 중심선(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는 두 방향이다. 왼쪽은 세속의 방종으로, 오른쪽은 종교적 교만으로 흘러간다. 하나님은 둘 다 '벗어남'이라 부르신다.

그분이 원하시는 건 균형이 아니라 정위치다. 하나님 중심선, 그 뜻 위에 바로 서는 것. 그 선의 끝에, 바로 그리스도의 보좌가 있다.


4. '오른쪽'은 언약과 승리의 자리


이사야 41장 10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약속하신다.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그 손은 단순히 힘센 손이 아니라 언약을 붙드는 손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단 한 번도 왼손으로 붙드신 적이 없다. 그분의 오른손은 공의와 은혜가 입맞추는 손이다(시 85:10). 그리스도가 '오른편'에 앉으셨다는 건, 그 손이 더 이상 상징이 아니라 인격이 되셨다는 뜻이다. 그분이 곧 하나님의 능력이며, 언약이며, 구원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오른손이 사람이 되신 사건이다.


5. '오른쪽'은 존재의 방향, 곧 구원의 좌표


하나님은 우리에게 단지 "선을 향하라" 하지 않으셨다. "내 오른편에 서라" 하셨다. 그건 단순한 위치 지시가 아니라 존재의 방향 명령이다. 왼편은 하나님 없이 스스로 서는 방향이고, 오른편은 하나님이 붙드시는 방향이다. 한쪽은 심판으로, 다른 쪽은 은혜로 열린다.


우리가 신앙의 길에서 ‘방향 감각’을 잃는 순간, 우리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믿음이란 결국 방향의 문제다. 하나님의 임재선 위에 머무는가, 아니면 벗어나는가.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는 사실은, 우리의 구원이 이미 바른 방향 위에 세워졌다는 선언이다.


결론: '오른편의 신앙'으로 산다는 것


예수님이 좌편이 아니라 우편에 앉아 계신 이유는 분명하다. 그곳이 하나님의 능력의 자리, 은혜의 방향, 심판을 넘어선 구원의 편, 그리고 언약이 성취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오른편은 단지 하늘의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가장 곧게 드러나는 중심선이다. 그분은 지금도 그 선 위에서, 넘어지는 우리를 의로운 오른손으로 붙드신다.


하나님은 단 한 번도 "내 왼편으로 오라" 하신 적이 없다. 오직 "내 오른편에 앉으라"(시 110:1) 하셨다. 그곳은 심판이 멈추고, 은혜가 흐르며, 모든 벗어난 자들이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자리다.

결국 예수께서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신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중심의 방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시려는 것이다. 그분이 오른편에 계시기에, 우리의 신앙도 이제 그 방향으로 돌아서야 한다. 오른쪽은 단지 방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향하는 쪽이며, 은혜가 흘러나오는 생명의 방향이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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