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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요즘 것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지?

[요즘 것들 022] 요즘 것들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

by 허두영

요즘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스치는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기성세대에게 던지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다.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그들을 부르는 이름만 봐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포기할 게 너무 많아 N포 세대, 단념한 듯 무념무상 산다고 해서 달관 세대, 당장의 행복을 좇는다고 하여 욜로(YOLO) 세대, 질문이 많아서 Why 세대, 나만 생각해서 Me Me Me 세대, 결정을 못 해서 메이비(maybe) 세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 좋아해서 워라밸(Work Life Balance) 세대 등. 요즘 것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얘기이다.

그림2.jpg 요즘 것들을 부르는 다양한 이름


기성세대의 눈에 비친 요즘 것들의 모습은 그럴 만도 하다. 식사 때 숟가락을 먼저 들고, 눈치 없이 상석에 앉고, 어른을 봐도 인사도 잘 안 하고, 요령 부리며 편하게 일하려고 하고, 다른 팀원 배려 않고 휴가 가고 등. 조직 생활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어느 시대든 젊은이를 바라보는 선배세대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더 심하다 싶다. 요즘 것들이 왜 그럴까? 필자는 젊은 세대 직원과 인터뷰 하며 확인한 건 많은 가정이 소통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었다. 조직은 그런 가정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가 결혼 상대로 생각하는 이성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가정해보자. 부모 입장에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무엇부터 확인하겠는가? 영향을 미친 사람과 살아온 생애를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요즘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것들에게 영향을 미친 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1.png 요즘 것들에게 영향을 미친 3가지 대표요인


첫 번째는 엄마이다.


요즘 것들의 생애주기에서 ‘헬리콥터 맘’이라고 불리는 엄마의 역할이 크다. 전통 세대 부모가 존경과 권위의 대상이거나 어려운 존재였다면, 베이비붐 세대 부모는 친구이자 멘토, 인생의 동반자, 친근한 대화 상대였다. 자녀를 여럿 뒀던 전통 세대와 비교해 베이비붐 세대는 한두 명의 자녀를 두고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요즘 것들이 특권의식이 강하고, 위계적이기보다는 수평적이며, 의미를 중시하고, 질책보다는 칭찬에 익숙하고, 연고보다는 능력을 중시하는 것은 엄마 내지는 부모의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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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컴퓨터와 인터넷이다.


1986년PC 통신'천리안' 서비스를 시작으로1988년PC통신이 시작되었다. 인터넷은1994년 대중화되어1998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부모의 높은 교육열 탓에 타임 푸어(time poor) 신세였던 요즘 것들에게 컴퓨터 게임은 탈출구였다. 그들의 언어는 상당수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기성세대와 다르게 요즘 것들은 주로 디지털 공간에서 놀이문화가 형성되었다. 요즘 것들이 집단성보다는 개인주의 성향을 보이고, 최신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고, 조급한 성격을 보이는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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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시대이다.


인도 속담에 사람은 부모보다 시대를 닮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와 비교해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던 시기에 유년시절을 겪었다. 요즘 것들의 생애주기에서 이정표가 된 사건은 1981년 1월 1일 해외여행 자유화, 2002 월드컵, 2007년 아이폰 도입을 빼놓을 수 없다. 어려서부터 외국 문물을 경험하고 눈치를 보지 않고 빠른 피드백에 익숙해지게 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취업이 어려워졌다. 특기할 점은 연평해전,천안함 침몰, 미사일과 핵 실험 등 북한의 도발은 요즘 것들이 남다른 안보의식을 가진 ‘신 안보세대’라고 불리게 했다. 요즘 것들이 미래보다는 현재 지향적이며, 자기개발에 몰두하고, 빠르고 급한 성격을 보이는 것은 시대를 닮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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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이 식사 때 숟가락을 먼저 들고, 눈치 없이 상석에 앉고, 어른을 봐도 인사도 잘 안 하는 것은 수평적이며 평등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요즘 것들이 요령을 부리며 편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어하고 삶의 영역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팀원을 배려하지 않고 휴가를 가는 것은 이기적이기보다 개인적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들이 힘든 것은 이런 요즘 것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요인을 알면 요즘 것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세대 간의 오해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문제를 줄이려면 기성세대가 먼저 어른답게 더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베이비붐 세대와 그 자녀인 밀레니얼 세대는 더 늦기 전에 아름다운 바통터치를 해야 한다. 가정, 조직,국가의 미래가 요즘 것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요즘것들>(2018년 2월 출간) 저자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http://davidstoneconsulting.com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이 글은 제가 2018년 4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매거진 [허두영의 요즘 것들 사용설명서] 이해할 수 없는 요즘 것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지? 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기사를 보완한 것임을 밝힙니다.

기사원문을 보시려면: https://www.50plus.or.kr/detail.do?id=86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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