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아빠와 7세 아들, ChatGPT 프로젝트

게임을 만들며 AI 시대의 역량을 키우다

by 데이빛

2년 전 처음 ChatGPT를 접했을 때와 지금은 거의 다른 시대처럼 느껴진다.

초창기의 어설프고 답답했던 대화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2026년 3월의 생성형 AI는 분명 놀라운 수준이다.

나 역시 ChatGPT Plus와 Gemini Pro를 함께 사용하면서, 거의 매일 “여기까지 왔다고?” 하고 놀란다.


나는 원래 이런 기술을 무조건 반기는 쪽은 아니다.

고전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아이의 성장을 길게 보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도구 앞에서는 늘 조금 조심스럽다. 빠르고 편리한 것이 반드시 좋은 교육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 그렇다. 무엇을 빨리 하게 만드는 것보다, 무엇을 깊이 보게 만드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AI를 가까이서 경험할수록 더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언어 능력, 질문하는 힘, 비판적 사고, 상상력,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할수록, 결국 사람에게 남는 것은 무엇을 묻고, 무엇을 분별하고,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IT와 AI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대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 빠르다.

AI가 이미 많은 실무를 대체하고 있고, 많은 지식노동의 영역에서는 신입을 예전처럼 뽑지 않는다고 한다. 누군가는 AI를 다루는 능력이 생존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노동이 줄어드는 시대에 결국 창업, 기획, 콘텐츠, 여가, 경험 중심의 경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과장이 섞여 있을 수는 있어도,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자라온 세상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아들이 이 격동의 시기를 지나며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지 자주 생각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나는 몇 년 전 유행처럼 번졌던 조기 코딩 교육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코딩 자체는 결국 하나의 언어이고, 작동 원리를 배우는 과정은 분명 논리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어린 시기의 코딩 교육, 특히 스크래치 같은 방식이 모든 아이에게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고전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아이의 발달에는 순서가 있고, trivium의 흐름, grammar, logic, rhetoric, 을 생각할 때, 너무 이른 시기에 추상적 조작과 제작을 앞세우는 것이 늘 적절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육은 언제나 원론만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전체적인 원칙이 있다고 해서, 모든 개인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적절한 동기부여와 작은 성공 경험이 먼저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어른의 충분한 안내와 통제 안에서 이루어진다면, 도구는 오히려 좋은 배움의 재료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시작해 보려 한다.
책으로만 보았던 마인크래프트를, 이제는 GPT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 보고, 망가뜨려 보고, 고쳐 보고, 다시 업그레이드해 보는 프로젝트를 말이다. 단순히 게임을 소비하는 아이가 아니라, 게임을 상상하고, 만들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아이. “안 되네”에서 멈추지 않고 “그러면 어떻게 바꿔볼까?”를 배우는 아이. 나는 이 과정을 통해 7-8세 아이들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작은 커리큘럼을 실험해 보고 싶다.


이 연재는 거창한 성공담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매일 부딪히고,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아이보다 아빠가 더 배워야 하는 순간들의 기록에 가까울 것이다. 어떤 날은 정말 재미있을 것이고, 어떤 날은 이것이 교육이 맞나 싶을 만큼 엉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시행착오 속에서, AI 시대에 아이와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조금씩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교사로서, 그리고 아빠로서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 가지를 확인해 보고 싶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결국 더 빠른 정답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품는 힘이 아닐까.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며 의미를 만들어 가는 힘이 아닐까.


앞으로 이 기록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조금이나마 건전한 도움과 실제적인 아이디어가 되길 바란다.


이제, 우리 집의 첫 번째 ChatGPT 게임 만들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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