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완 신경 스위치는 잘 작동되고 있나요?
#1. 자율신경계 알아보기
자율신경계는 생명유지와 개인의 존재감 형성에 근간을 이룬다. 호흡, 순환, 체온, 소화, 분비, 대사활동 모두 자율신경의 기본역할이다. 이 기본들이 얼마나 엄청나며 복잡한 일인지 모른다. 다행히도 복잡다단한 활동들이 몸에서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 덕분에 몸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자율신경계의 놀라운 업적은 단순히 생명 활동에만 관여하지 않는다. 호기심과 활력, 심리적 안정감, 셀프 이미지, 인간관계 등 삶의 전반적인 경험에도 깊게 관여한다.
자율신경계는 크게 교감,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며 이 둘은 낮과 밤처럼 길항 관계이다.
- 교감신경 역할: 낮의 신경,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일으킨다.
- 부교감신경 역할: 밤의 신경, 이완과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시킨다.
#2. 지금 자율신경이 왜 중요한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오는 세상의 흐름은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퇴근 이후는 큰 화면의 텔레비전, 핸드폰, 게임이란 세상과 접속해 스트레스를 풀고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이때도 뇌는 많은 자극을 처리해야만 한다. 이런 삶의 패턴과 속도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과부하된 신경 시스템이 쉬어가고 점검하는 시간이 주기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미 그 일은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 번아웃 증후군, 수면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교감신경 과도한 활성은 전두엽의 기민한 능력을 둔감하게 만든다. 그래서 불면증이 지속되면 기억력, 집중력, 업무효율성, 창의력, 폭넓고 유연한 사고력 모두 저하된다. 전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니 감정조절도 어렵고 감정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도 떨어져 마음의 평정을 되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수면은 성격에도 영향을 미쳐 인간관계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논문(Public Library of Science Biology, PLoS Biology)도 보고되었다. 숙면한 다음 날은 여유로움이 묻어나지만 불면에 시달린 날은 스스로가 날 선 고슴도치같고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같이 여겨진다.
고도로 발달하는 시대에서 알 수 없는 신드롬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규칙적으로 뇌를 쿨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기업마다 명상을 필수 프로그램으로 권장하는 분위기라는 걸 통해 알 수 있다. 유럽과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명상과 심리상담이 중요한 일상으로 이미 자리잡혀 있다. 본래 요가와 명상은 신경 안정을 위해 고안되었는 만큼 오래된 이 혜안은 앞으로 우리 삶에서 더 강력히 요구될 것이다. 한국 사회 역시 건조하고 뜨거운 과열로 인해 사회적, 개인적인 균열들이 드러내고 있는 만큼 온전한 휴식의 시원한 단비를 갈증내고 있다.
#3. 미래는 뜨거워진 뇌를 쿨링하는 시간을 습관설계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요가, 명상보다 더 강력한 휴식 프로그램은 사실 밤의 수면이다. 만약, 당신이 매일 충분한 양질의 잠을 잔다면 명상이 따로 필요치 않을 것이다. 수면연구의 선구자로 유명한 앨런 레흐트샤펜Allan Rechtschaffen교수는 ‘만약 수면이 생명 필수적 기능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인 기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태까지 이뤄온 진화에 있어 가장 엄청난 실수일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수면 전문가인 메슈 워커Matthew Walker는 ‘잠은 생명에 필수적 기능을 위해 340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완성한 필수조건임에도 우리는 최근 100년간 잠이라는 생물학적 명령을 무시해왔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곧 느린 안락사다.’며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인간의 뇌는 지속된 과각성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안전 시스템들이 빠르게 무너지게 된다. 매슈 워커는 범세계적 수면부족 대유행(Global Sleep-Loss Epidemic)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미래 사회에서는 수면 회복력이 없는 자는 점점 고립되고 도태될 것이다. 긴장과 이완 사이를 얼마나 건강하게 오갈 수 있는지는 이젠 피할 수 없는 개인과 사회 모두의 숙제가 되었다.
#4. 올바른 방법은 시대를 관통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온전한 이완 휴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알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접근가능한지 막연해한다. 즉, 수면 문제의 핵심을 몰라 막막한 고민만 반복한다는 말이다. 최근들어 수면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실천법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들 속에서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하지만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한 곳에 있다. 필자의 오랜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은 이것이다. 정말 훌륭한 몸 수련법과 명상법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테크닉(올바른 자세와 몸사용 교육)이 탄생된지는 130년, 요가와 명상의 역사는 훨씬 더 오래되었지만 모두 올바른 방법은 시대를 관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무리 기술이 빠르게 변화 및 발전을 거듭해도 인간의 뇌 신경과 몸은 요가, 명상, 알렉산더 테크닉이 전달된 그 시대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발전하는 현대 뇌과학이 옛것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시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잘 자려면 우선, 자율신경계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불면을 일으키는 뇌의 해석을 바꿀 수 있는 핵심을 파악한다. 그 다음은 이를 반복하는 행동설계가 필요하다. 올바른 방법을 단순하고 꾸준하게 반복하면 성공한다. 자연스럽게 신경 안정 패턴이 구축된다면 ‘잘 자는 몸’이 만들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날 때 눈을 감고 잠시 몸을 관찰해보세요? 1~2분정도 관찰했다면 말이나 글로 설명해봅니다. 가슴이 조이고 답답하나요? 심장이 빨리 뛰나요? 머리가 조여오나요? 치아가 욱씬거리나요? 아랫배가 아픈가요? 등등 몸의 느낌과 증상을 판단없이 관찰해봅니다.
충분히 관찰했다면 잠시 호흡하면서 그 느낌을 허용해봅니다.
"나는 열려있다. 나는 보호받으며 안전하다. 그래서 이 느낌들에 저항하지 않아도 된다. 잠시 아랫배까지 깊게 호흡하며 이 느낌들을 받아들이고 허용한다."
느낌 수용하기를 2~3분간 진행하며 처음의 몸 감각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살펴본다. 변화가 없어도 괜찮다. 관찰하고 알아차리고 함께 머물러주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몸을 있는 그대로 감각하고 허용할 때 스스로의 치유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