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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리 Mar 16. 2023

미주신경을 알아야 숙면이 보인다.




미주신경을 알아야 숙면이 보인다.     




1. 미주신경 VAGUS 이란

 미주 신경은 부교감 신경계(치유와 이완신경)의 주요 신경으로 10번째 뇌신경이다.(뇌신경은 총12개가 있다.) 미주신경은 뇌간에서 시작하여 심장, 폐, 횡격막을 지나 복부 내장gut 깊숙한 곳까지 멀리 뻗어있다. 목머리부근에 한정된 다른 뇌신경과는 달리 미주신경은 상당히 멀고도 광범위하게 뻗어있다. 그 이유가 뭘까. 미주신경은 20%가 운동신경이고 80%가 감각신경이다. 이는 미주신경이 민감한 감각네트워크로 역할한다는 걸 말한다. 몸의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기능이 주를 이룬다. 컨트롤 타워인 뇌가 몸 상태를 실시간 파악하고 조절하려면 몸에서 올라오는 상태정보들을 필요로 한다. 그중 미주신경을 통해서 상태 정보들이 풍부하게 얻어진다. 때문에 뇌와 미주신경의 긴밀한 연결은 생존에 있어 매우 중요하며 이는 진화 과정 동안 더욱 유의미하고 놀랍게 발전되어 왔다.     




[좌측그림]  노란색: 미주신경  (10번째 뇌신경),  주황색: 얼굴신경 (7번째 뇌신경) 

노란색 선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배선이 깔려있는지 살펴보자. 

[우측그림] 미주신경vagus nerve과 그 가지들 Branches


           




2. 직관적인 알아차림  

  미주신경의 작동방식은 의식적으로 일일이 다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작용은 평소 우리가 쓰는 말에 잘 녹아있다. '신경이 거슬린다. 직감 gut feeling적으로. 낌새가 이상했다. 왠지 공간이 마음에 들었어.' 등의 표현이다. 지금 이 공간이 또는 내 앞의 상대방이 안전한지, 위험한지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신경지Neroception의 역할 때문이다. 신경지는 스티븐 포지스 박사가 만든 단어이다. 뇌의 지각없이도 감지할 수 있는 신경의 알아차림 능력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단어이다. 예를 들면, 복부 내장에 분포된 신경지는 뱃속의 미묘한 상태에 따라 안전과 위험 여부를 육감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미주신경의 80%가 감각신경으로 뇌에서 복부 내장까지 연결된 이유이다.  

 







스티븐 포지스 Stephen W. Porges



-인디애나대학교 외상스트레스연구협력단 설립자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시카고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명예교수

- 행동 및 뇌과학 연합회의 의장 역임

- 국립보건원의 연구과학자상 수상. 

- 여러 미주신경이론의 창시자

- 300편 이상의 과학논문 발표.











3. 어떻게 하면 몸에 안전신호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까

 뇌는 다음과 같은 감각을 위험신호로 여긴다. 


불안, 통증, 압박감, 근육 긴장, 빠른 심장박동, 짧고 빠른 호흡, 가슴이 갑갑하게 조이는 느낌, 배고픔, 뱃속의 불편함, 속 쓰림 등. 


 만약, 퇴근 후 집에 와서도 몸에 이런 감각들이 계속된다면 신경지는 안전보다 위험신호를 더 많이 감지하게 된다. 비록, 안전한 보금자리 집이지만 CEO인 뇌에게 올라가는 보고서는 상황평가 ‘위험’이다. 이런 이유로 뇌는 방어시스템을 휴식 모드로 전환할 수 없다. 밤이 될수록 긴장된 몸을 편안하게 돌봐야 하는 이유이다.  스티븐 W. 포지스 박사의 책 『다미주 이론』에서 미주신경은 뇌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연결한다고 말하였다. 포지스 박사는 자율신경계가 건강하게 작동되기 위한 조건으로 가장 첫 번째가 ‘안전감’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안전감은 양질의 수면 시스템 활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여기서 안정감은 단순히 상상이나 긍정확언을 주문처럼 되뇌이며 몸과 단절되고, 몸을 외면하는 일과 다르다. 그보다 지금 구체적으로 감각되는 안정된 신체 신호들이다. 


    

80%가 몸에서 머리로 정보를 보내는 감각신경 / 20%가 뇌에서 몸으로 정보를 보내는 운동신경






몸에 숨에 있는 안전신호 살피기

 몸이 안전신호를 감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편안한 몸 부위를 감각하기'이다. 만성통증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 대부분 긴장되고 불편한 부분에 과집중된 나머지 몸에 편안한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별일 없이 조용할 뿐이지 몸의 편안한 부위는 긴장만큼이나 생생히 실제 한다. 단지, 시야가 좁아졌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몸의 긴장을 부정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긴장과 편안함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있는 그대로'의 지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자는 뜻이다. 

 잠시 편안하고 안전한 몸 영역을 살펴보자. 앞서 미주신경의 80%가 감각신경으로 몸에 거대하게 뿌리를 내리고 실시간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언급했다. 안정감이 거대한 뿌리를 타고 뇌에 도달된다. 발견했다면 그 편안함에 선선히 관심을 기울이며 천천히 숨을 고른다. 편안함은 작더라도 의미 있다는 걸 기억한다. 단 1%라도 거기 있다면 그것은 편안한 감각이다. 작은 편안한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면 눈덩이 효과가 일어난다. 중요한 감각트레이닝이다. 




공간 속에 숨은 안전신호 살피기

몸 감각하기가 익숙해졌다면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간을 살펴본다. 주변에서 편안하게 여겨지거나 마음에 드는 물건, 위치를 의식해 본다. 모두 뇌와 몸에 의미 있는 안전신호가 된다. 그래서 불면증, 만성통증, 만성피로가 있다면 가급적 마음이 편해지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찾고, 그곳에서 자주 머물도록 한다. 신경계가 덜 자극되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신호에 주목하자.




시야를 넓히기

  편안함 발견하기 작업을 할 때 긴장이나 불편이 100% 없어져야 하는 건 아니다. 이 관점이 중요하다. 불면증이나 만성통증을 지닌 분들을 레슨 해보면 대다수가 긴장, 불편감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시야가 좁아진 경우가 많다. 대부분 몸의 편안한 감각들에 좀처럼 주의를 두지 않았다. 편안한 감각을 확인시켜드려도 이내 불편한 감각을 없애야지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작은 편안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물론, 통증에서 빨리 벗어나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마음은 본능적이며 자연스럽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태도는 그동안 긴장과 통증을 줄이지 못했으며 오히려 증폭시키고 과민하게 만들 뿐이란 걸 알아야 한다. 효과적이지 못하다.  




새로운 관점 갖기: 망원경을 보듯 의식을 넓게 확장하기

이전에는 몸의 긴장에만 집중되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몸의 긴장도 존중하되 아프지 않고 편안한 몸의 부분도 동시에 알아차린다. 현미경처럼 좁은 시야를 망원경처럼 넓혀본다. 신기하게도, 안전신호에도 주의 기울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차츰 통증이 줄고 긴장도가 낮아진다. 작고 사소한 태도 하나만 바꾸었을 뿐인데도 큰 변화가 가능한 이유는 뇌신경과학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뇌가 전달받는 안전신호의 양이 풍부해지면 같은 긴장과 통증 자극들에 뇌가 이전처럼 쉽게 과민해지지 않는다. 뇌는 몸의 특정부분이 안전하지 않으니 통증신호를 많이 일으켜 그 부분을 보호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몸에 아무런 조식손상, 염증이 없음에도 알 수 없는 통증이나 긴장이 지속된다. 이때의 통증과 긴장은 진실이 아니다. 그러나 몸에서 안정감을 충분히 제공받은 후에는 몸이 위험하거나 불안정하다는 뇌의 왜곡된 해석이 바뀐다. 안전하다고 여긴 뇌는 통증신호를 발생시킬 필요를 못 느낀다. 자연스럽게 관절주변이나 근육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어 몸을 보호하려는 불필요한 시도도 그만두게 된다. 모두 뇌의 해석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러니 안전신호와 연결되는 몸 감각언어들을 이해하고 체화해 보자. 긴장과 통증에 진짜와 가짜 신호가 있다는 걸 안다면 이를 구별하기 위해 관찰하게 된다. 긴장과 통증이란 몸 감각언어를 덥썩 믿지 않고 한걸음 물러서 찬찬히 관찰할 여유가 생긴다. 이 과정 중에 불면의 밤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숙면이 성큼 다가온다.       




             

 4. 미주신경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

 포지스 박사는 미주신경을 '사랑신경'이라고 부른다. 안정감을 느낄 때, 타인과 공감, 유대감을 느낄 때 미주 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심리상담에서는 미주신경(*)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라우마 치료에 도움된다. 미주신경 활성은 심리적 안정감(심리적 안전지대)을 만들어준다. 부정적 기억과 감정을 겪는 내담자를 트라우마로부터 보호한다. 그래서 미주신경이 활성화될수록 점차 트라우마에서 압도당하는 일을 줄이고 트라우마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미주신경의 활성은 불안도를 낮춰 심박수와 호흡을 안정시킨다. 불안으로 과민하고 더부룩한 뱃속과 머릿속도 편안해진다. 이 사이클이 안정적으로 반복되면 자연스레 수면의 질도 눈에 띄게 향상되고 사랑과 신뢰의 호르몬인 옥시토신도 증가된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면 주변 관계도 한결 여유로워진다. 미주신경이야말로 안정과 행복, 다정함을 만드는 신경이며 이는 좋은 수면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 여기서 미주신경은 배측미주신경을 의미한다     









5. 자기 돌봄 질문 1초 



* 뎁 다마 Deb Dana의 다미주신경 이론 강의에서 참고     

- V 배측 미주신경 작동상태: 연결, 안전, 보살핌 

- S 교감신경 작동상태: 불안, 분노, 방어적인 행동(싸우거나 회피), 에너지가 강력하게 충전된 상태

- D 등측 미주신경 작동상태: 무너짐, 절망, 얼어붙는 경직, 무기력, 머리가 하애져 생각하기 어려움.       




1) 질문하기. 그림의 3단계 중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단계에 있는가? 

 3단계의 신경상태가 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느 단계에 있는지 질문한다. 안정보다 위험신호가 더 높은 상태 즉, 신경이 날카롭다, 가슴이 조이거나 갑갑하고 압박된다, 뱃속이 불편하다, 턱주변이 경직되었다. 목어깨가 딱딱하게 결린다면 교감신경 단계에 있다. 이때 '아. 지금 내가 교감신경 즉, 흥분상태에 있구나.'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린다.  


2) 구체적인 방법 모색하기

 교감신경 단계에 있고 인지했다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회복된 상태인 사다리 윗부분 배측미주신경(스마트 미주신경)으로 옮겨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이를 위해 지금 나에게 실천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이 뭘까? 질문한다. 신경이 스마트 미주신경 단계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안전기지' 즉, '집으로 되돌아오기'를 찾은 것이다. 


3) 실행하기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방법은 미주신경 스위치가 된다. 스위치를 작동시켜보자. 혀 운동, 춤추기, 콧노래 부르기, 기분좋은 아로마 향 맡기, 햇볕쐬기, 산책하기, 허밍명상하기 등등이 좋은 방법이다. 단 1분이라도 좋다. 그 1분이 쌓이면 큰 격차를 가져온다. 철옹성같은 불면의 밤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


     


배측미주신경(스마트 미주신경)으로 사다리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이유.

 교감신경 단계에 있다는 건 몸과 마음의 자원 대부분이 방어 모드(투쟁&도피)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교감신경 단계에선 타인과 좋은 관계나 원활한 소통이 아닌 내 생존이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총을 맞고도 달릴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 회복도 최대한 미뤄진다. 즉, 수면도 미뤄진다. 잠을 자도 푹 잘 수 없고 최소한의 수면만 허용된다. 불면의 밤이 계속 된다면 내 신경계는 내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왜 잠을 안 자냐고 몸을 탓할 필요가 없다. 몸 또한 당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 이해하면 교감신경계가 나쁜 건가 여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낮의 신경으로 불리는 교감신경이 기능해야 움직임, 각성, 충만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문제는 교감신경계의 과활성화이다. 몸이 방어체계를 유지하는데만 계속 치우치니 신체 자원이 쉽게 고갈되고, 회복이 계속 지연된다. 번아웃이 오기 쉬워지고 불안도가 높아져 툭하면 신경이 약해진다. 그러니 쉽게 잘 놀라기도 한다. 자동차의 불필요한 공회전같은 상태를 어떻게 해야 멈출 수 있을까. 앞서 말한대로 신경계가 안전을 감지하면 신경계는 더 이상 방어적이지 않게 된다. 이것이 배측미주신경(스마트 미주신경)으로 사다리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이유이다. 안전한 집으로 돌아온 자율신경계 회로는 건강, 성장, 회복을 돕는다. 신경계 사다리에서 회복탄력성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이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미주신경 활성을 돕는다. 






 알렉산더 테크닉 레슨에서 목머리에 핸즈온 (손터치)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미주신경 활성이다. 올바른 목머리의 위치는 미주신경 활성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미주신경 활성을 통해 신경안정 효과 및 횡격막 활성(좋은 호흡)을 도울 수 있다. 또한 따듯하고 편안한 손 접촉hands-on은 뇌에 안전신호의 양을 높여준다. 핸즈온은 긴장된 부분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몸 전체로의 의식을 돕는다. 이는 명상에서 흔히 말하는 의식확장과도 같다. 교사의 편안한 핸즈온은 호흡 알아차림을 돕는데 호흡의 중요성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호흡을 통해 통증 역치가 낮아지고 미주신경 활성화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출처: https://www.bowentechniquebristol.com/post/healing-the-vagus-nerve-exercise-1

출처: https://the-ccih.com/a-tale-of-three-states/   

출처: https://yogainternational.com/article/view/the-vagus-nerve-your-superhighway-to-health/




판교알렉산더 테크닉 & 요가 

https://blog.naver.com/dawn0208/2230392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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