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에서 브런치 작가 만날 확률

VS 소개팅에서 동창 만날 확률

by 새벽한시

5개월 여만이다.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글을 쉬어본 것은 처음이다.

새로운 일을 해보겠다고 스타트업 창업을 했더니, 정말 숨 쉴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바빴다. 원래 하던 연구원 일은 줄어들지 않은 채 그 위에 새로운 일이 얹어졌으니 말 그대로 투잡이다. 투잡, 쓰리잡... 말로만 들어봤지 이렇게까지 시간이 부족하고 빡빡하게 살게 될 줄 몰랐다.

모든 워킹맘처럼 나 역시 한가할 틈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아이 낳은 지 2달 만에 대학원을 시작했고, 육아와 직장생활, 대학원을 병행했으니 정말 바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스타트업은 정말 어나더 레벨이다. 왜 다들 창업을 말리는지 와닿는 요즘이다....


시간이 없다는 구차한 핑계를 안은 채 그동안 글 하나 쓰지 못했다. 브런치스토리 알림이 뜰 때마다 미뤄둔 방학숙제처럼 눈을 질끈 감고 외면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언 5달이 지나버렸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졌다. 왜???





2박 3일간의 알츠하이머 질환 포럼에 다녀왔다. 치매 관련한 최근 연구동향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둘째 날 아침에 조식에 먹는데 옆에 앉은 주최 측 스태프가 기사 하나를 내게 보여주었다. 어제 개최된 치매 포럼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된 기사였다. 맞은편에 앉아있는 디멘시아 뉴스 기자분이 쓰신 거라며 소개해 주셨다. 디멘시아 뉴스는 내가 치매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자주 보던 터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치매 어머니가 있어 디멘시아 뉴스를 챙겨본다고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기자분 역시 브런치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멘시아 뉴스의 황교진 기자님은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를 20년 동안 간병하셨고, 그 경험을 책으로 내셨다고 했다.




황교진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니 나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https://brunch.co.kr/@ivfcore/346


"아, 저도 착한 치매라는 말이 너무 싫어요. 치매의 증상이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건 뿐인데, 이걸 왜 착하고 나쁘다고 평가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요. 치매 환자로서는 필요한 요구를 하는 건데 돌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문제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있죠"


또 한국에서 아직 만들어지지 못한 치매마을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하며 정말 즐거웠다.

글 쓰는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의 에너지를 오랜만에 느끼니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황교진 작가님은 출간하신 책을 몇 권 챙겨 왔다며 한 권을 내게 선물해 주셨다. 치매 포럼에 왔는데 브런치 작가님의 책을 받게 될 줄이야!!


소풍사진.jpg


사실 나는 가족 여행 때 엄마를 요양원에서 모시고 나와 같이 지내는 며칠의 기간도 버거울 때가 있다. 때맞춰 식사와 배변, 주무시는 걸 챙겨드리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조심스럽다. 엄마가 괜찮은지, 내가 문제를 놓치는 건 아닌지 계속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님이 하신 20년 간병이라는 것이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책을 읽으며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포럼이 끝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점심을 먹고 출발했더니 중간에 졸리기 시작했다. 빨리 집에 가서 쉴까 했으나, 눈이 감기기 시작하자 중간에 휴게소에 들어갔다.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커피를 사러 가는데, 계단을 내려오던 이와 마주쳤다. 이게 웬일, 황교진 작가님이었다!


내 생애 고속도로 휴게서에서 지인을 만나는 게 처음이라 정말 신기했더랬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지인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려나.

내가 고속도로 휴게소를 자주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면 로또급은 아니어도 길 가다 돈 주울 확률이랑 비슷하지 않으려나?

그러나 chatGPT가 냉정하게 말해주었다.

"응, 아니야. 그건 네 호들갑이야"라고...


휴게서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길 가다 돈 주울 확률보다는 높단다. 소개팅에서 동창을 만날 확률과 비슷하다고 하니.... 뭐 그래도 굉장히 적은 확률인 것은 확실한 걸로 해두겠다.


image.png GPT가 정리해 준 이벤트별 확률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것.

브런치스토리 작가의 즐거움과 감사함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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