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투병일기 시작,

by 하루나

"지난날 우리에게는 깜빡이던 불빛이 있었으며,

오늘날 우리에게는 타오르는 불빛이 있다.


그리고 미래에는 온 땅 위와 바다를 비춰주는


불빛이 있을 것이다."


-윈스턴 처칠-



"한 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네가 그것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


-앨랜 긴즈버그, <어떤 것들> -




큰 병원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확정적으로 진단받고 오던 그날,

아빠가 책을 써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한 번쯤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었기에

바로 다음날 원고노트를 샀고 차근차근 나의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다.

앞으로 내가 이 책에 어떤 이야기들을 담아가게 될지

조금은 설레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 날 나는 어떤 모습일까?


공황장애를 앓게 되며 혼자 외출하는 건

크나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 되었고,

우울증으로 인해 입원권유까지 받았던 나지만,

처음부터 천천히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느리지만, 진심을 다해서.


내가 여기에 적어나갈 나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 시작인 이 이야기의 끝에 남기는 마침표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아픈 사람이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꿈을 감히 꾸어도 될까 고민하던

스무 살의 내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 줌의 따스한 햇살이 되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줄 순 없어도,

괜찮다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아마 하루하루가 버겁고, 안개의 습도에 숨이 막히는 날도 있었을 거야.


버텨내느라, 하루를 숨 쉬고 살아갈 용기를 내느라 애썼어.


매일의 날씨가 다르듯, 우리 마음도 그렇더라.


그렇지만 내일만큼은 네 마음이 맑길 바라. 넌 소중하니까.


생각이 많은 너라서 더 많이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수 있고,


이 세상의 빛이 꺼지지 않게 빛나는


전등 하나를 지켜줄 수 있어.


넌 그런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