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찾아 떠나 하프물범의 여정

그린스마일 리뷰

by 최기현
인간은 배고프지 않아도 사냥하는 존재야

<그린스마일>은 하프물범 움비가 인간에 의해 엄마와 강제로 이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북극에 사는 아기 하프물범 움비는 엄마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쇄빙선에서 쇠갈고리를 든 사람이 나타나 움비 모자에게 다가온다. 위험을 감지한 움비의 엄마는 본능적으로 움비를 바닷속으로 피신시키고 자신도 도망가려고 한다. 움비가 정신을 차려보니 얼음 위에는 피를 흘리며 인간에게 잡혀간 엄마 하프물범의 흔적만 남았다. 하루아침에 엄마를 잃은 움비는 북극곰 에코와 함께 엄마를 찾아 인간이 사는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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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움비가 엄마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러나 만화를 읽으면서 ‘혹시라도 엄마를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된다. 움비는 여행을 하면서 인간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거나 부모를 잃은 북극곰, 새, 거북이, 고래 등을 만난다. 이들의 슬픔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되고 동물의 삶은 인간의 욕심과 대비된다.


<그린스마일>은 엄마를 찾아 떠나는 하프물범과 북극의 얼음이 점점 녹아 살 곳을 잃어버린 북극곰의 여행을 그렸다. 이 만화의 가장 큰 매력은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과 자연을 담았다는 점이다. 만화에 나오는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고 동물을 포획하는 나쁜 존재로 등장한다. 작가는 대체로 인간의 감정이나 표정을 의도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는데 이는 독자가 동물이 느끼는 감정에 몰입하는 효과를 낸다. 서사의 진행에 따른 바탕색의 변화도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와 연결된다. 만화 초반에 얼음과 하늘을 파란색 위주로 표현하여 안정감을 나타내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해지는 기온을 빨간색 계열로, 아마존 밀림 지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초록색을 중심으로 표현하여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던졌다. 자연과 동물은 인간에 의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대상이자 슬픔을 느끼는 존재이다. 북극곰 에코의 말처럼 배고프지 않아도 사냥하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이다. 동물이 사는 터전(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이 훼손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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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쓰레기와 플라스틱 섬, 기름 해양 유출사고 등 환경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학습만화와 비슷 한 면도 있지만 <그린스마일>을 단순히 학습만화로 분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동물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과 인간의 모습, 그리고 동물이 느끼는 희노애락의 감정은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학습만화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 만화는 한 마디로 ‘동물의 시선으로 환경위기를 바라본 만화’다. 첫 장면에서 엄마와 헤어진 움비는 엄마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움비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그린스마일>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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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물범#북극의얼음이녹아요#엄마를찾아서#지구온난화


문화다양성 추천만화 vol2. <기후위기>, 홈통만화연구실(20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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