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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맹희 Dec 15. 2019

유투브보다가 쓰는 일기

제 버스가 이번생엔 올까요?

요즘 제일 즐겨보는 유투브 채널인 아트메신저 이소영 작가님의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고있다.

대학 다닐 때는 교양으로 듣고 흘렸던 여러 작가들 이야기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현대미술에 대한 이야기들도 너무 재밌고 공감되게 풀어주신다.

제일 처음 채널을 클릭하게 된건 미대 졸업해서 뭐하지라는 영상 제목이 너무나도 내 뼈를 때렸기 때문.

채널에서 소개해주는 여러 작가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대충살고있는 내 명치를 마구 패는 느낌이고 이 좋은 이야기들을 우리 학원 학생들에게도 꼭 해주고 싶어(선생님처럼 게으른 어른으로 자라지 않도록..) 열심히 듣고있다.

채널을 통해 알게된 '카르멘 헤레라'라는 할머니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는 도저히 일기를 쓰지 않을 수가 없어서 브런치를 열었다. 

평생토록 그림을 그렸지만 90세에 첫 작품을 팔게된 그 분은 어떤 심정으로 매일 자신의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을까? 남들을 다 태워가고 텅빈 정류장에 혼자 남아서 자신를 태워갈 버스가 올때까지 어떤 생각을 하며 매일매일을 노력하셨을지 상상하면 아득한 기분 뿐이다.

서일페를 준비하면서 아무도 내 그림에 관심이 없으면 어떡하지하는 초조함이 많았는데 카르멘 헤레라 할머니가 자신의 작품처럼 뾰족한 이성으로 나를 찌른 느낌이었다. 당연히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겠지! 아무도 관심이 없는게 슬픈것이 아니고 만약 누군가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정말 감사한 일일 것이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아쉬운 점도 많은 전시회지만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작고 통통한 그림으로 나만의 동화를 만들고싶다. 지치는 날에는 잠시 쉬었다 언덕을 넘어갈 수 있도록 카르멘 헤레라 작가의 작품을 되새기며 나도 내 버스를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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