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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맹희 May 21. 2019

5월 제주여행 마지막날

2박 3일은 너무 아쉽다구

마지막날도 역시 날씨가 너무나 좋았다. 또 새벽같이 일어난 나는 어제 밤에 못먹고 자서 아쉬웠던 돗멘 컵라면을 먹었다. 작은 컵라면 따위가 2500원이나 하길래 대체 얼마나 맛지길래?! 하고 잔뜩 기대하고 먹었다가 대실망함. 그냥 신라면 블랙보다도 못한 것 같음. 건더기가 많지도 않고 절대 저 가격에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맛이었다. 


15일(수) 일정


성산일출봉-(점심)딱새우카레-협재 해수욕장-애월 후식-망고 농장-신비의 도로-삼양해수욕장-(저녁)고기 국수-공항



첫날 흐려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성산일출봉을 다시 보러 갔다. 온 김에 스벅에도 다시 들러서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쑥떡프라푸치노도 먹었다. 안에 작은 쑥떡이 들어있고 많이 달지 않아서 시원하고 맛있었다.

원래는 성산일출봉에 올라가보려고 했는데 저 줄줄이 올라가고있는 관광객들을 보고 포기했다. 대신 주차장 뒷쪽으로 이게 길인가 싶을 정도로 정말 작게 난 길이 있었는데 그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니까 멋있는 풍경이 나왔다. 거기 길이 있는줄 몰라서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는데 개미떼처럼 성산일출봉에 힘들게 올라가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았다.



엄마가 또 블로그에서 찾은 가게. 딱새우카레와 돌문어카레를 파는 곳이었는데 연남동에서 많이 본 깔끔하고 작은 맛집 느낌이었다. 고슬고슬한 밥에 따끈한 카레를 떠서 입에 넣으면 통통한 새우살도 가득 씹히는 일본식 카레 맛집. 크림처럼 부드러운 맛이 한가득 나면서도 살짝 매콤해서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귤샐러드도 상큼하니 맛있었다.


배를 통통 두드리며 나와서 향한 곳은 너무 가고싶었던 해수욕장! 아직 날씨가 물에 들어가기엔 쌀쌀해서 발만 담그기로하고 제주도에서 가장 예쁘다는 협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정말 물이 말도 안돼게 맑았다. 그리고 날씨가 애매해서 사람도 별로 없었다! 맘같아선 철푸덕 누워서 둥둥 떠다니고싶었는데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참아야했다.


아빠랑 동생은 또 귀찮다고 안들어가겠다고해서 엄마랑 나만 첨벙거리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이번 여름에 또 서울이 찜통이 되면 엄청 그리워질 것 같다. 모래는 밀가루를 갈아놓은 것처럼 하얗고 부드럽고 물은 당장 마셔도 될 것처럼 투명했다. 미역같은 것들도 많이 떠다녀서 발가락으로 집으면서 놀았다. 미끌미끌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나의 해변 발페인팅. 모래가 부들부들해서 가만히 서있기만해도 발이 점점 빠지는 느낌이었다. 

화장실에서 발을 대충 씻고 향한 곳은 디저트 가게. 내가 인스타에서 찾은 곳이었는데 원래 sns 맛집은 불신하는 편이지만 갈 곳이 없어서 충동적으로 들렀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마을에 뜬금없이 있는 곳인데 인테리어도 아기자기 귀엽고 수플레 팬케이크가 존맛탱이었다. 베트남 커피가 뭔지 몰라서 시켜봤는데 연유에 뜨거운 커피를 내려서 얼음을 타 먹는거였다. 엄청 달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단 맛이 많이 안나서 좋았다. 퐁신퐁신 수플레 케이크에 메이플 시럽을 촥 뿌려서 생크림과 과일을 얹어 먹으면 최고! 사장님도 친절하고 좋은 가게였다.. 



잠시 휴식 후 이동한 곳은 망고 농장. 엄마가 애플 망고를 저렴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들른 곳이다. 유명한 곳이었는지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좁은 가게에 손님들이 복작복작 많았다. 가게 옆쪽에 흔들그네랑 포토존이 있길래 동생 폼잡아보라 하고 인생사진을 찍어줬다. 애플 망고 몇 박스를 구입했는데 귤 농장도 잠깐 구경해도 된다고 하셔서 둘러보고 왔다.



 귤꽃이 팝콘처럼 예쁘게 피어있었는데 집집마다 귤농사를 하는지 온동네가 귤꽃 냄새로 향기로웠다. 그냥 숨을 쉬면 공기에서 꽃향기가 은은하게 맡아지는데 너무 행복한 기분이었다.



다음으로는 아빠가 가고싶다고 하신 신비의 도로! 도깨비 도로라고도 해서 착시현상때문에 내리막이 오르막으로 보인다는 도로였다. 우리는 주차 후 내려서 여긴가 저긴가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차마다 한군데서 잠시동안 서있는걸 보고 알았다. 관광객들이 온통 도로에다가 물을 뿌려보고 물병을 굴려보고 난리를 치고있었다. 



밥 먹기에는 시간이 애매에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검은 모래 해변에도 들렀다. 진짜로 모래가 검은 색이어서 진흙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았다. 모래를 만져보려다가 손가락으로 낙서를 했는데 밀물이라 금방 지워지고 말았다.



마지막 저녁으로는 제주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올레 국수! 고기수육이 올라간 국수인데 맛 없을수가 없는 맛이었다. 원래 가려던 고둥국수집이 4시까지밖에 안해서 급하게 찾아온 곳인데 여기서 우연히 연예인을 봤다! 연예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니 맛집이었다보다. 고기를 싫어하는 엄마는 콩국수를 드셨는데 그것도 괜찮다고 하셨다. 다 먹고 나서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공항으로 향했다. 



2박 3일 동안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고 가족들과 좋은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실 오랜만에 가족여행이라 여행 다니는 내내 서로 싸울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안싸우고 재밌게 다녀와서 다행이었다.

엄마랑 또 돈모아서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는데 이제 부모님과 같이 다닐 수 있는 여행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슬퍼졌다. 운전을 빨리 배워야겠다. 내가 운전하는 지옥의 라이딩 맛을 보여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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