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은행을 믿지 마세요.
티스토리나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오는 캐나다 은행 관련 글을 읽으면서 어떤 은행이 가장 나에게 적합한 은행인지 비교하면서 은행을 선택했다.
빨간색 로고를 쓰는 은행의 은행원은 참 잘생기고 똑똑했다. 브라질 사람인데 칼리지 나오고 나서 바로 은행에 취업이 됐다고 한다. 참 친절하고 잘생겨서 몇 살이냐고 물어봤더니 22살이라고 했다.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남았다. 좋은 서비스를 받고 똑똑하고 친절한 은행원을 만나며 기분이 좋아졌다.
캐나다 은행은 계좌 개설 전에 전화를 자주 했다. 어떤 업무를 볼 것인지, 어떤 것을 준비할지 먼저 전화를 줘서 여기 문화가 그런 줄 알았다. 크레딧 카드(신용카드)를 신청하고 나서 오퍼 콜도 주었다. 한국과 다르게 캐나다 은행은 전화를 주는 문화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프리 스쿨 일 끝나고 갔다 와서 몸이 너무 피곤해서 누워있었다. 그 은행 레터가 전화 문자에 떴다. 6자리 코드를 알려달라고 해서, 저번처럼 물어보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코드 6자리를 알려주었다. 그 순간 데빗카드(체크카드)에 있는 1500불(한화 150만 원)이 사라져 있었다. 모든 출금 내역은 Quebec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아 이게 보이스피싱이었구나."
나는 내 머리를 때려가면서 많이 울었다. 은행에 전화해 보니 Verification 때문에 은행 지점에 가야 한다고 한다.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내가 조금 잘 살기 위해 캐나다에 왔는데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에 죽고 싶었다. 꿈마다 보이스피싱 목소리가 내 목을 쥐어잡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은행 지점에서 주는 몇 가지 콜로 인해서 나는 이게 보이스 피싱인지 아니면 진짜 은행 전화인지 분간이 안 됐다. 캐나다는 사기전화 일명 스캠이 정말 많다. 한국보다 더 심한 것 같다. 그 다음날 매니저에게 전화를 하고 바로 은행으로 달려갔다.
예약을 했는데 12시 반이었다. 아침 9시에 도착해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빨리 가면 위급한 상황이니 빨리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은행이 바쁘니 예약 시간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울면서 쇼핑센터에서 3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예약 시간에 맞춰서 은행을 들어갈 수 있었다.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확인해 보니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신용카드도 500불(50만 원)도 사용했었다.
나는 전화 한 번 잘 못 받아서 2000불가량(200만 원)을 잃었다. 내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처음 받았던 급여와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신용카드에 있었던 돈이 한순간 사라졌다.
"배상은 가능할까요?"
"코드를 셰어 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잘생겼던 은행원도 은행이 바쁘다는 핑계로 도와주지 않았다. 보이스 피싱을 당하면서 친절함 속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보았다. 오로지 철저하게 혼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