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네 가족이 태국으로 3년 동안 떠나게 되어 인천공항까지 가서 배웅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조카가 떠나는 게 아쉽다. 우리 둘째 원영이와 같은 나이라 태어난 후부터 항상 함께 했고, 초등학교에 가서도 1학년에 같은 반이라 덕분에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고, 우리 집에서도 수도 없이 함께 놀았던 그 아이가 이제 떠나버린다니 너무 아쉽다. 애들은 6개월이 또 다른데 중간에 한 번씩 온다고는 하지만 3년 뒤에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금이 2학년이니 5학년일 텐데 그땐 왠지 지금과 달리 서먹서먹하지 않을까? 떠나는 마당까지 우리 아이들은 그리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뭐 방학 때 놀러 가면 되지 않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태국 방콕까지 가기가 그렇게 쉬운 거였나. 거참 요즘 애들은 재벌인지 뭔지 모르겠다.
배웅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나도 언젠가 한 번은 저렇게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싶었는데. 여행이 아니라 진짜 살기 위해서.' 우리나라가 아닌 정말 낯선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말을 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새로운 곳에서 살면서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자연스레 언어도 배우게 되는 그런 모습을 꿈꿨었다. 박정현의 <도착> 같은 노래를 들으며 공감하기도 했었다. 아니 상상이라 해야 하나.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으니까.
잘 도착했어 제일 좋은 건 아무도 나를 반기지 않아
차창 밖 흩어지는 낯선 가로수 한 번도 기댄 적 없는
잘 살 것 같아 제일 좋은 건 아무도 날 위로하지 않아
눌러 싼 가방 속 그 짐 어디에도 넌 아마 없을 걸
이런 가사를 보면서 그래서 나도 언젠가 그래야지! 했었는데 어느새 이런 나이가 돼서 더 하기 어려워졌구나. 이제는 아내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직장도 있고, 그 외 많은 것들이 있다. 가진 게 많을수록 버리는 건 어려워진다. 20대 때만 해도 모든 걸 다 버리고 언제든지 떠나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됐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만 하게 된다. 아이들이 다 커서 나도 50대가 넘어가면 그땐 시도할 수 있을까, 아님 그때쯤이면 그런 생각 자체가 아예 없어지려나. 모르겠다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여행이라도 떠나야겠다. 배웅하면서 참 별의별 생각을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