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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방인 Mar 02. 2019

살인의추억(2003) |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을 극찬 할 수 밖에 없는 영화였다. 왜 사람들이 봉준호,봉준호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살인의 추억, 이 영화의 제목을 곱씹어 보았을때 영화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았다. 범인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일까 의문을 품어보았다. 여러차례의 살인사건들의 나열, 그 안에서 범인은 그 일련의 과정들을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영화의 배경은 군부독재시절로 이 당시 사회상을 자주 언급하며 꼬집고 있다. 대표적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당시 지원을 요청하지만 시위 진압으로 병력요청이 무산되어지기도 하고, 대통령이 온다는 이유로 비오는 날 여학생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범인을 찾아가는 범죄스릴러 영화의 틀을 벗어나 당시 시대의 부조리까지 언급한 점은 정말 대단하다.



 나 역시 영화를 보며 추리소설을 보듯 범인이 누구인지 쫓아갔다. 용의자가 한명씩 등장할때마다 맞다, 아니다를 반복하며 범인의 여부를 묻고 있었고 간절히 범인을 찾고있었다. 그러나 결말을 보면 알 수 있듯 영화에서 범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고정관념을 산산히 부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게 여느 영화처럼 범인이 등장 할거라 믿었지만 마치 우리를 놀리기라도 하듯 아무런 해답을 주지 않은채 막을 내린다. 형사들이 사건을 조사하며 여러 용의자를 취조하지만 범인은 나오지 않았다. 박현규(박해일) 역시 범인인듯 기반을 다져나갔지만 마지막 정액 검사가 일치 하지 않는다는 검사 결과를 보이며 틀을 박살내 버린다. 형사들이 느꼈던  허탈함과 무상함을 관객은 공감 할 수 있었다.



 서태윤(김상경)형사의 변화 과정 역시 흥미롭다. 처음 서울에서 내려와 박두만(송강호)의 폭력적인 수사과정을 탐탁치 않아한다. 정확한 증거 없이 단순히 직감을 믿고 용의자를 잡아와 몰아세우는 취조방식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살인사건 발생과 자신과 대화를 나누었던 여고생이 살해당한 시점으로 완전히 이성을 잃고 폭력적으로 박현규를 몰아세웠다. 서태윤은 박두만으로 박두만은 서태윤으로 영화가 진행되며 둘은 바뀌게 된다. 특히 서태윤의 변화가 정말 흥미로웠다.



 많이 언급되어지는 장면은 아니지만 마지막 살인이 일어날때 여고생과 박두만의 아내를 연속적으로 번갈아 비춰주는 장면은 정말 소름돋는 컷 중 하나였다. 박두만의 아내 그리고 서태윤을 걱정해주던 여고생, 범인의 시점에서 두 여자를 번갈아 비출때 마치 박두만과 서태윤 둘 중 한명을 살인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운명의 장난처럼 둘을 연속적으로 비추는 것을 우리는 바라만 봐야했고 범죄 타겟은 여고생이 되었다. 영화 막바지 박두만이 형사일을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한 집에서 웃고있는 모습이 나왔다. 만약 당시 범죄의 타겟이 여고생이 아닌 박두만의 아내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박두만 아내의 웃는 모습을 보았을때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워낙 명작으로 불리는 영화이기에 많은 해석과 다양한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스쳐가는 생각들로 글을 썼다.

함부로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지만



하나 확실한건 스토리,연기,연출,배경 등등 하나 부족한거 없는 한국 영화 역사에 남을만한 명작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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