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에서 만난 디올의 꿈

DDP에서 만난 Designer of Dreams

by 다유로운 하루

비가 내리던 날, 여유롭게 눈호강하고 싶은 기분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디올 전시 ‘Designer of Dreams’를 다녀왔어요.

저는 런던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지금도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어서

교수님이 자주 하시던 말이 늘 떠올라요.


좋은 디자인을 보고, 느끼고, 연구해라

그말 그 말처럼, 좋은 전시가 있으면 되도록 많이 보려고 해요.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보면,

더 많은 걸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이번 크리스찬 디올 전시회는 정말 기대하고 갔어요.




디올, 전설을 만나다


디올(Dior) 하면 떠오르는 이름,

바로 크리스찬 디올이죠.

그가 만들어낸 뉴룩(New Look),

그 시대를 완전히 바꿔버린 실루엣.

게다가 역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옷까지 볼 수 있다니,

그것도 한국, 서울에서라니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이번 전시는 파리 장식미술관을 시작으로

런던, 상하이, 뉴욕, 도쿄 등 전 세계를 순회한

월드클래스급 대형 전시예요.

디올 하우스의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도 크고,

공간 자체도 몰입감 있게 기획돼서

진짜 디올 안에 들어온 기분이었어요.


입체적인 실루엣, New Look

전시 초반에 등장하는 크리스찬 디올의 뉴룩 실물

직접 보게 된 순간, 진짜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입체적으로 짜여진 패턴,

페미닌하면서도 구조적인 곡선,

지금 입어도 세련된 감성.

대학교 시절, 패션 히스토리 수업에서

매번 교과서처럼 등장하던 그 뉴룩을

이렇게 실물로 보니 정말 경외감이 들었어요.

현재의 디올을 이끄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꾸뛰르도

섹션별로 감각적으로 전시돼 있었어요.

영상이나 사진으로만 보던 컬렉션을

실제로 보니 섬세한 마감, 소재감, 테일러링까지 너무 놀라웠어요.

특히 여성 작가들과 협업한 드레스들이 정말 멋졌고,

디올이 여성성을 어떻게 담아내는지 한눈에 느껴졌어요.


환상의 정원, The Dior Garden



디올이 사랑했던 정원.

The Dior Garden 공간은 진짜 예술이었어요.

하얀 벽면에 프로젝션으로 비춰지는 꽃과 자연,

그 안에 들어선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감정이 들었어요


After women, flowers are the most divine creations.

크리스찬 디올



디올이 사랑한 두 가지가 있다면,

여성과 꽃이에요.

전시장은 디올의 철학과 미학이 숨 쉬는 공간들로

섬세하게 기획되어 있었고,

전시를 보는 내내 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꽃을 표현한 프린트, 자수, 아플리케들.

진짜 플라워 가든에 들어간 기분이었어요.



하얀 공간 안에 위로는 자연을 표현한 비주얼 아트가 쏟아지고,

그 아래엔 디올의 플라워 드레스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었어요.

벤치도 있어서 잠깐 앉아 쉬며 옷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힐링 그 자체였어요. 이 공간은 정말 오래 머물고 싶더라구요.


컬러 룸과 실버 컨셉존


이후 등장하는 컬러 존도 독특했어요.

레드, 오렌지, 실버 등 하나의 색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성된 스타일링들.

그중에서도 실버 존은 거대한 아트워크를 보는 듯했고,

패션을 전시로 구성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딘가 싶을 정도였어요.


Toile Room 디올 아뜰리에의 시작



그리고 제가 이 전시에서 가장 감탄했던 공간,

바로 화이트 Toile 룸이에요.

디올 전시에서는 이 공간을

Toile Room 또는 Atelier Room 이라고 하네요


Toile은 옷의 샘플을 만들기 전에 형태를 보기 위해 만드는 가봉이에요.

우리가 흔히 쓰는 광목천이 아닌,

디올 하우스 특유의 고운 하얀 천으로 만들어진 가봉 드레스들이

거울로 둘러싸인 공간에 전시돼 있었어요.

시침핀, 드레이핑 테이프가 그대로 붙어 있는 것도 있어서

진짜 디자인의 시작점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보여주더라고요.

옛날 실루엣부터 현대 실루엣까지 다 들어 있어요.

그야말로 디올의 장인정신이 응축된 공간.

그리고 이 룸의 구조 자체가 압도적이에요.

사방이 거울이라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창작의 세계 같았고,

사진도 정말 잘 나와요!

저도 오늘 디올 감성에 맞춰서 입고 갔는데,

그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려서

기념 사진 한 장 꼭 남겼어요.


디올을 만든 디자이너들의 세계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

<라프 시몬스의 디올>

<존 갈리아노의 디올>

<지앙프랑크 페레의 디올>

<마크 보앙의 디올>

<이브생로랑의 디올>

<크리스찬 디올의 디올>


역대 디올 디자이너들의 아카이브 존.

이브 생 로랑, 존 갈리아노, 라프 시몬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그리고 제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마크 보앙.

그의 60~80년대 컬렉션이 제 취향에 딱이었어요.

귀엽고 단순한 실루엣, 톡톡 튀는 색감.

지금 입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옷들.

그걸 보면서



“아… 디올은 진짜 천재들의 집합소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디올백과 향수

레이디 디올 아트 프로젝트 공간에서는

디올이 한국 작가들과 협업해 만든 아트백들이 전시돼 있었어요.

형태도 다양하고 하나하나 정말 조각 같았는데,

그 중 일부는 김현주, 수 써니 박,

제이디 차 작가가 참여했다고 해요.

가방이 단순한 패션템이 아니라

진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어요.

그 다음엔 향수관은 미스 디올, 쟈도르의

향수 보틀들이 시대순으로 전시돼 있었고,

리한나와 나탈리 포트만의 광고 영상도 상영되고 있었어요.

특히 리한나가 쟈도르 광고에서 입었던 드레스가 전시돼 있었는데,

조명이랑 영상 연출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한참을 멈춰 서서 봤어요.

디올의 신전



전시의 끝은 별처럼 반짝이는 드레스들이 쏟아지는 공간이었어요.

마치 디올의 신전에 들어온 것 같은 분위기.

그 안에서 저는 그냥 혼잣말처럼


나도 이런 옷 한 번쯤 입어보고 싶다


말을 중얼거렸어요.

런던, 뉴욕, 파리… 수많은 편집샵과 전시회를 다녔지만

이번 전시처럼 옷 자체로 감동을 받은 경험은 손에 꼽아요.


마무리 후기


이건 단순히 옷을 전시한 게 아니에요.

공기, 빛, 감정까지 디자인한 전시.

관 하나하나에 주제가 있었고,

어떤 것도 뻔하지 않았고,

보는 내내 ‘디올스럽다’는 말이 떠나질 않았어요.

저는 엄마랑 함께 다녀왔는데요,

서로 옷 보면서 감탄하고, 얘기하고, 웃고

그 시간 자체가 너무 소중하고 따뜻했어요.


디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예술과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여자라면 꼭 한 번 가보세요.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꾸뛰르, 향수, 그리고 환상의 정원



전시정보

2025년 4월 19일 토요일 - 2025년 7월 13일 일요일

11 am - 7 pm :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일요일

11 am - 9 pm : 금요일, 토요일

월요일 휴관


위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1관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