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베이킹, 이라고 하기도 쑥스러운
베이킹이란 내 삶에 없을 것 같던 생소한 분야를 접한 게 벌써 이 년여 전.
이 동네엔 배울 곳이 없어 차를 끌고 혹은 케이티엑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린 지가 벌써 그만큼이나 됐다.
방 하나에는 오븐과 반죽기를 포함한 각종 빵틀, 실리콘 틀, 쿠키커터, 뜯지 않은 포장용품 등 금액으로 환산하면 꽤나 미쳤었구나 싶을 만큼의 준비물(?)들이 넘쳐난다.
성실한 난 연습이란 미명으로 각종 망작들을 가족들에게 먹여왔는데 그중 한 명이 내 입맛을 끔찍이 닮은 다섯 살 꼬마이다.
케이크라면 일단 좋아하는 아이가 거부감을 보였던 탄내가 꽤나 베인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어찌어찌 먹여보기도 했고, 어쩌다 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버터로 만든 제누와즈를 먹여보기도 했고(아 유통기한 지난 생크림도 추가) 뭐.. 많은 일이 있었다.(참고로 버터와 생크림은 생각보다 유효기한이 길다)
음. 입에 넣고 퉤 뱉은 무언가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애니웨이. 재주 없는 엄마를 용서해 다오!
그래도 오늘은 낮에 연습용으로 만든 쿠키를 먹고 싶다고 아주 노래를 부르는 녀석에게 끝까지 먹이지 않았다. 냉장고에 넣어둔지 이주정도 된 반죽이라 먹이면 좋지 않을 거 같았거든. 만지면 파사삭 부서지는 쿠키 반죽..이었다.
그나저나 내 결과물은 언제까지 연습용일까.
언제까지일지 모를 내 연습 베이킹을 앞으로 틈틈이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일상이 지독히 재미없어서.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우리 집 꼬마에게 "엄마가 너한테 이런 것도 만들어 준 적이 있어"라고 생색(?)을 낼 기록을 만들면 어떨까 싶어서. 생색이 아닌 흑역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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