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운동하지 않았던 나 자신 보아라.
냉장고에 있는 미리 만들어놓은 쿠키 반죽으로 오븐을 한차례 돌리고
새로운 쿠키 반죽을 만들어 또 한 번 오븐을 돌린 다음
생크림과 다크 커버춰 초콜릿으로 가나슈필링을 만들어 그 쿠키 속을 채워 넣어야지!
라고 야무지게 생각했던 나는 어디 갔을까.
분명 아침의 나는 저런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 말이야.
냉장고에 있던 미리 만든 쿠키 반죽으로 오븐을 한차례 돌리고
아우, 다리야. 하곤 소파에 앉아버리곤
시간이 왜 이리 빠르지?라고 남은 하루를 아쉬워하는 내가
안타깝게도 바로 현실의 나라고.
상상 속의 나와 현실의 내가 다른 이유는
바로 체력 때문이다.
남편 바리는 내게 "베이킹이든 무엇이든 체력을 올린 다음에 하라"라고 조언했지만
직장에서 이미 모든 에너지를 빼앗기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나에겐
체력을 올릴만한 동기를 줄 에너지마저 없는 걸.
운동. 운동. 운동. 대체 젊은 날의 나는 왜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것인가!
아, 물론 운동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참 달리기 열풍일 때 런데이 어플을 깔고 멋있게(!) 비까지 맞으며 동네 놀이터(..)를 뛰기도 했었고
찢어지지 않는 온몸의 근육을 찢어 두 달간 필라테스를 배우기도 했고
구 남친과 헤어진 실연의 아픔을 헬스로 풀며 상당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도 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꾸준함이 부족했으니, "피곤해"를 입에 달고 사는 지금의 나는
수십 년의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다시 베이킹 이야기로 돌아오면
쿠키 반죽, 그러니까 버터, 설탕, 계란, 박력분, 베.파, 소금을 섞고 반죽을 치대면 완성되는 이 손쉬운 공정 하나만으로 지쳐버리는 이 몹쓸 체력 때문에
나의 베이킹은 좀처럼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바로 체력이다.
어제 출근의 압박으로 새벽 4시까지 뒤척이다 7시에 일어난 나는
"피곤해"를 입에 달고 하루를 지냈지만
지금의 이상적인 나는
힘을 내서 쿠키 반죽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아파트 헬스장을 갈 것인지 고민 중이다.
이 글은 "배고파"를 입에 달고 퇴근한 내가 위장에 폭풍으로 쓸어 담은 음식을 소화시키면서 쓰고 있는 중-
과연 오늘의 나는 베이킹을 할 것인가, 운동을 갈 것인가?
결론은 아마도 내일 글에서.
투비컨티뉴.
인스타그램
@my.jo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