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다행이다
5년 전, 19살이었던 내게 가장 큰 상처를 주고, 가장 큰 이슈를 남겨준 당신.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그 당시의 나에 대해 후회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내가 한 행동은 당신의 '욕받이'를 피하기 위해 한 행동이었습니다만, 지금의 나라면 당신을 더 점잖은 모습으로 비웃을 수 있었을텐데요.
굳이 그렇게 요란하게 하지 않았어도 당신을 우습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으로 후회를 했습니다.
당신은 그 날, 당신의 아들이 말 그대로 '지랄'을 당신에게 했기에 나에게 화풀이 했다는 것을 망각했나봅니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랄'을 했기에, 정신과 상담을 받아 어쩌면 사회로부터 격리를 시켜야 할 정도의 행동들을 일삼았기에. 조금 격한 단어로밖에 설명할 수 밖에 없다.
그저 내가 '인사' 한 번을 안했다는 이유로 내가 없는 단톡방에서 나에 대한 조롱 글을 한 가득 써 올렸을 때, 그걸 보는 나의 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당신보다 훨씬, 아주 훨씬 어린 내게 그런 행동을 했던 당신은 과연 '어른'이었을까요.
그런 생각들을 종종 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 날 그런 행동이 아니라 조금 더 '어른'답게 행동했다면 나도 수긍하고 어쩌면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이 5년이나 지난 지금에야 말하는 '나의 사과'도 그 때 받을 수 있었겠지요,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의 나의 행동을 온전히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요. 나와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했던 나의 무모함은 온전한 오답은 아니었기에,
5년이나 지난 지금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과 당신 아들의 문제점은 파악하지 못한 채 그 시점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에,
적어도 나는 이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지만 당신은 여전히 그 시점에 머무르며 남 탓만 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내게 상처를 주었던 그 분이 여전히 나의 편은 아니라는 사실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생각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아들은 계속 그 시점에 머무르고 있길 바랍니다.
어쩌면, 당신은 이미 불행할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의 소식을 전해 들을 때,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딱 내가 행복한 만큼만 불행하세요. 난 더 행복해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