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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원 Nov 15. 2024

AB형 시어머니의 돌발 행복 프로젝트”

“20kg의 쌀이 빚어낸 세 잔의 하이볼”


 

따르릉~~

”어머니 어제 쌀을 가져 왔었는데 못드렸어요 지금 집이세요? 오분~십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나는 “그래 집이다. 조심히 와” 했다.

잠시 후 며느리가 도착했다. 

무거운 쌀 20키로를 내려 놓는다. 

나는 “아니 너희들 먹지” 

“저희는 집 밥 먹는 시간이 적어서 필요할 때 조금 가져 갈게요” 한다.

나는 며느리가 전날 친정에서 가져온 대파를 깨끗하게 다듬어 물기를 제거 해 놓은 파를 썰어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던 중이었다.




시댁에 쌀까지 챙겨 주는 며느리가 고맙게 느껴졌다.

 나는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졌다. AB형의 기질이 순간적으로 발휘!!! 

“얘~ 우리 생맥주 딱 한잔 씩 할까?” 하고 갑작스레 제안했다. 

며느리는 살짝 눈동자의 당황스러움을 금새 감춘다. 

“ 네 어머니 좋아요” 

아들까지 불렀다. 일본식 술집으로 향했다.

아들 며느리 나는 술집에 도착 했다.

아들과 나는 생맥주 주문하고 며느리는 하이볼을 주문 했다.

 생맥주 두 잔째 나는 며느리에게 속 내를 말했다. 

“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누가 봐도 편하고 호감가는 성격이지만 속은 굉장히 나만의 기준과 결정이 있다” 

라고 말했다. 

그 말에 며느리는 “어 어머니 저도 그래요~ 겉으론 좋은데 속으론 상처 많이 받아요” 한다.

며느리와 나는 동시에 팔을 들어 손바닥을 마주하며 하이 파이브를 했다.

그때 아들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가는 거 아닌가?”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아들 눈치에 살짝 서두르며 생맥주 두 잔을 끝으로 적당히 행복 할 때 마무리 하고 나왔다.

 행복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행복” 이라는 단어가 저녁 내내 내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행복은 예기치 않게 “훅” 들어와도 충분히 행복 하다.

그 어느 시간보다 행복함에 “훅” 왔다. 

“확” 나왔다.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 같기를” 이라는 말을 되 뇌이는 늦은 밤이다.

집에 돌아와 술 한 모금!도 못하는 남편에게

“여보 안주가 다 맛나더라구” “ 다음에는 같이 가요” 했다.

나만 행복함을 느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살포시 들어 한 말이다.


아들은 결혼 한지 1년도 안됐는데 시어머니하고 며느리가 함께 술 마신다고 한마디 한다. 술집을 나와 아들이 일침 한 말이 지금 생각 났다.

나는 아들의 일침 보다 나의 지금의 이행복을 붙잡고 있었다.


아들 며느리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했다.

 한결 기분이 “up” 되고 마음은 차분해진다.

“아들 며느리는 잘 도착했겠지…”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화했다. 

사람과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나부터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이 달라졌다.

코로나의 펜데믹 시대 3년이 13년의 세월을 훌쩍 지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느낌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새로운 인식 전환이 되었다.

말랑한 의식과 유연한 생각이 절실한 때다. 

모든 것이 광 고속화를 넘어 핵 고속화 시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법이거늘 ….

말랑하게 나이 들어가기를 노력하고 실천하는 나 자신을 “토닥토닥” 해 준다.


각자의 위치는 그대로인데 생각이 관계를 많이 바꿔 놓았다.

이제는 시어머니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며느리도 다르다. 

부모와 자식의 교집합도 모양이 변해가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내가 

지금의 며느리를 생각 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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