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은영 Jan 11. 2022

당신은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을까?(세번째 이야기)

언어 감수성

대상을 서술하는 첫마디가 대상에 대한 당신의 가치 기준이다.


내가 진행하는 책 쓰기 과정에 참여한 한 분이 후기에 이렇게 써놓았다.

책 쓰기 과정 치고 가성비가 뛰어나다!

'가성비'! 나는 그 단어 앞에서 한참 서성였다. 가성비란 지불한 돈보다 많은 것을 획득한 경우, 흔히 식당이나 물건 구입 시에 쓰는 말이다.


무형의 활동, 특히 지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에도 이 단어를 적용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최선을 다해 아이디어를 주고,  주제에서 벗어난 흐름을 잡아주고도 돌아온 말이 고작 가성비라니...


작가가 친구의 언어 감수성에 놀란 경험을 말한 적이 있다. 다작하는 자신에게 친구 왈, "넌 참 생산성이 높구나!"

작가는 '생산성'이라는 부적절한 단어에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가성비와 생산성,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둘 다 돈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러니 그 말을 한 두 사람 또한 대상에 대한 가치 기준이 돈이었던 셈이다.


책 쓰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새로운 경험과 인식이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저 투자한 돈과 결과물을 비교하여 만족과 불만족으로 나눌 뿐!


당신은 언어 감수성이 있는가?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관없이 나의 가치 기준만 적나라하게 드러내지는 않는가?가성비니 생산성이니 하는 단어를 지적가치에도 적용하고 있진 않은가?


스토리텔러는 독자와 청중, 즉 수용자를 위해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보단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어 감수성이 필수적이다.


물건과 지적 활동, 각각에 적합한 단어를 쓰는 것, 대상에 대한 적절한 가치 기준을 가지는 것, 스토리텔러를 꿈꾼다면 꼭 살펴보아야 할 두 가지가 아닐까?


#스토리텔러

#언어감수성

#가성비

#생산성

#책쓰기



작가의 이전글 당신은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을까?(두번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