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 muss sein?! 그래야만 했다

Muss e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모든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 후 1년 하고도 반이 지난 셈이다. 첫 6개월은 그야말로 뭐가 뭔지도 모르게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동전이 많이 들어갈 수 있는 큰 지갑에 꼭 현금을 넣어 다니던 내가 온라인뱅킹과 카카오페이에 익숙해져야 한다니.(하지만 적응해 본 결과 카카오페이 만세다.)

모든 게 느리고 여유롭던 유럽생활에 익숙해진 탓인지, 아니면 유학생에서 비로소 살벌하디 살벌한 첫 사회인으로 던져진 탓인지 그간 동떨어져있던 한국은 너무 모든 게 빨랐고 민감했다. 여유로운 템포는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했다.

귀국 후 만난 유학동지들, 선배 언니 오빠들도 모두 그랬다. 사는 게 팍팍하다고, 누구는 치열하다고, 누구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고 누구는 자기도 아직 변화된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이라 했다. ( 그 선배는 나보다 2년을 더 빨리 귀국했는데도 말이다.)


거기다 음악 시장이 예전 같지 않네, 코로나가 많은 걸 바꿨네, 요새 음악하려면 세컨잡이 있어야 하네 등 단 하나도 희망적인 얘기를 듣진 못했다.

나 역시 피아니스트로서 살아남느라, 뒤늦은 경제적 독립을 이루느라 애를 썼다. 아니, 쓰는 중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무어냐고?

뭐가 그래야만 했냐고?


바로 그 이유에서다.


한국에 온 후 지인의 독주회를 보고 내심 많이 실망하여 돌아온 기억이 있다. 분명히 유학 시절 내가 알던 그 사람은 무대 위에서 그렇지 않았는데…

그런 데 생각보다 그런 경우가 허다했다.

먹고살려면 바쁘고, 특히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단원이 있는 성악이나 악기가 아닌 피아니스트의 경우 수입원의 거의 대부분이 레슨, 아니면 반주다 보니 내 음악 연습을 할 사치는 부릴 새가 없다. 이해한다.

아니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해가 됐다.

나 역시 귀국 후 여러 번의 크고 작은 연주를 했다. 어떤 연주는 오롯이 나 혼자 약 80분을 채워야 하는 독주회이기도 하고, 어떤 연주는 다섯 명이서 그 짐을 나눠지기도, 어떤 연주는 반주이기도 했다.

모든 연주에서 나는 떳떳했냐고? 아니다. 악보 보느라 시간이 모자라기도 했고, 음악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기도 했음을 고백한다.


곡의 이해 좀 더 깊이 해야 하는데, 연습 좀 더 해야 했는데 하는 생각들.


무엇보다 본질적으로

아 이거 아닌데- 하는 생각.


도통 한국에 오니 자신 있던 음악도 점점 깊이가 얕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 빨리빨리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라는 주변의 말에 내 몸뚱이 내 정신이 몽땅 소용돌이에 휩쓸려 내 것을 잃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연주가 밥 먹여주냐 레슨 홍보를 위해 유튜브를 해라, 블로그로 홍보를 해라, 인스타는 필수다 등 온갖 말이 나를 휘감는다.

어딘가 모르게 휩쓸리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건…?

우리는 음악인이 아니던가…?

음악을 공부하고 고민하고 음악과 함께 사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나를 잃어선 안된다, 음악인으로서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나의 발악이다.

내가 음악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 그리고 잃지 않기 위해 공부하는 것들을

나 또한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할 것이다.

허심탄회하게 나의 음악 이야기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혹은 알게 될 음악 지식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이것은 나를 위해 울리는 경종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웹툰도 먼치킨류가 인기라지만 나루토처럼 성장캐를 바라보는 느낌으로 함께 하시면서

소소하게 음악적 지식도 얻어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