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에게서 얻는 위안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에 대해 탐구하는 중이다.

올해 리스트의 곡으로만 이루어진 독주회를 준비 중이기도 하고, 올 한 해는 리스트를 탐구하는 해로 나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기 때문이다.


예의를 모르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던 때로 거만하고 이기적이던 바그너가 유독 자신을 이타적으로 바라봐주고 지지해 주던 리스트에게 약한 모습 혹은 어리광을 때때로 부렸다 한다.

바그너가 아직 30대이던 시절, 자신의 필생의 과업이 된 니벨룽겐의 반지에 대한 구상을 리스트에게 털어놓았을 때 리스트가 했던 대답이 현재 2025년의 내게 울림을 주고 있다.


어서 시작하게. 그리고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끝까지 자네의 일을 멈추지 말게.


리스트는 예술적으로 무언가를 직감했을 때, 그 확신을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그것이 그의 예술적 신념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리스트가 다른 재능 많고 꿈 많은 예술가를 바라보았을 때의 시선과도 동일하다. 절친한 친구이자 경쟁자이기도 했던 쇼팽을 바라볼 때나, 자신의 음악을 때로 구닥다리 취급까지 했던 바그너를 바라볼 때도 그는 종국에는 완벽한 이타주의적인 모습으로 그들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때로는 자신이 나서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한낱 작고 작은 피아니스트일 뿐인 나로서는 나는 이런 모습에서 리스트에게 위안을 얻는다.


계속해도 될까, 계속 해서 될까 하는

때로는 버겁고 외로운 싸움에서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밀고 나가라는

위대한 스승 리스트의 말을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리스트는 참으로 위대한 스승이었다.

이 전설과도 같은 피아니스트 문하에서 수학하려고 유럽 각지에서 난다 긴다 하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들이 그를 방문하러 몰려들었고 리스트는 오늘날의 마스터클래스 형식으로 그 많은 제자들을 기꺼이 교육하는 데 힘썼다. 실제로 현대의 많은 위대한 피아노 교육자, 피아니스트들의 계보를 올라가다 보면 리스트로 귀결된다.


유학 시절 나의 교수님은 헝가리-루마니아 태생 피아니스트로, 그의 선생님의 선생님의 선생님이 리스트였으니 나도 어느 일절은 리스트의 제자의 제자의 제자의 제자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위대한 스승, 리스트가 전하는 ‘위안’에

용기를 얻으며


Franz Liszt - Consolation No.3 , S172


호로비츠의 연주로 꼭 한번 들어보시길.

지긋이 내려앉는 멜로디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곡이다.



https://youtu.be/ShiOdiZzfM0?si=gAyrv3B1mXjk2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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