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그리면서 작가의 길을 향해 가는 분들과 톡방에서 소통하다 보면 저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그림이 빨리 늘지 않는 자신을 보면서, 다그치고 조급해 하며 손에서 펜을 놓고 쉬는 나를 잠시도 견디지 못해하는 불안과 죄책감을 호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좀더 빨리 성공한 작가들 처럼 잘 그리고 싶고 빨리 결과물을 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현실감에 의욕을 잃고 넉다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적지 않은 나이에 늦게 웹툰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나간 세월을 원망도 해보고 머리띠 허리띠 다 두르고 나를 학대하기도 해 봤습니다. 그 결과는 밤중에 통증을 움켜쥐고 병원에 달려 가야 했던 아픔 밖에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신은 세상을 공평하게 창조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뭔가를 얻거나 원하는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과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대박을 꿈꾸는 이들이 로또에 기대를 걸 듯이 인간의 심리를 잘 아는 장사군들은 하루만에 거인이 되는 수없는 꿀팁들을 난발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지만 급히 지은 건물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뉴스들 많이 보셨잖아요?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먼저 조급해하는 내 마음에 반응하지 않기
아이들이 키가 빨리 크고 싶다고 해서 우유를 트럭으로 갖다 마신다면 내일 아침 거인이 되어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안습니다. 도리어 배탈만 나고 말겁니다. 성장이라는 것엔 꿀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필요한 것은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과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걸어 나가는 것입니다.
연습량, 운동량에 따라 성장 속도의 미묘한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조급해 한다고 내 원함만큼 나라고 하는 존재는 급속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웹툰을 그리는 이 일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일이라 여겨집니다. 100미터 달리기로 정상에 오르시겠어요? 적당한 페이스조절, 중간중간의 휴식, 수분 충전, 영양분 섭취, 한발한발 조심스레 딛는 발걸음. . . 그러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 있습니다. 먼저 출발한 사람은 먼저 도달해 있을거에요. 그렇다고 그걸 부러워 한다면 말이 될까요?
#이미 나도 같은 길을 오르고 있잖아
생각보다 우리 마음은 나에게 사기를 잘 칩니다. 믿지 마세요 조급해 하는 내 생각, 내 마음에 반응하지 말고 원하는 목표지점을 향해 걷는 다리, 원하는 결과물을 향해 달리고 있는 손만 믿으시길 바래요. 그리고 그 과정을 즐겨보세요. 그러면 머지않아
뒤따르는 이들을 향해 나도 그랬었다는 값진 흑역사, 추억의 스토리텔링을 들려주는 멋진 작가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