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집

낮은 자리에서 더진한 하늘

by 김아현

낮은 집의 정수리 위로

더없이 진 파아란 하늘

동경에 적신 눈은

하늘을 우러러본다는데

낮은 집이 즐비한 길가에도

빌딩이 숲처럼 가득한 도로에도

하늘은 항시 펼쳐져 있었다.


어깨를 포갠 채 숙인 다정스러움이 좋아서

하늘 아래를 걷는 내가 사랑스러워서

낮은 집 주변으로 구름같이 모인 사람들이

시시콜콜한 수다에 꺼이꺼이 넘어가서

골목을 더 걷고 싶어 서성이던 날

하늘은 낮은 자리에 항시 펼쳐졌다.

낮은 집의 정수리 위로 더없이 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