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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비니야 Sep 16. 2024

가까운 관계일수록 애정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



추석 연휴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의 얼굴을 보면 시간의 가속화를 실감한다.  그간 무심코 엄마의 연락을 받지 못하고 넘긴 일, 바쁘다는 핑계로 아빠가 보낸 택배를 받아둔 채 잘 받았다는 연락을 못 한 일이 슬며시 떠올랐다. 거리낌 없이 넘긴 일들 뒤에 이어진 깨달음은, 부모님이 지닌 생의 태엽이 나와 다른 속도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빠의 이마에 실금 같던 주름은 골짜기를 이루었고, 엄마의 손은 거칫하여 건조한 나무껍질 같았다. 세월의 흐름이 속절없다는 것을 알면 나와 가까운 사람들-가족 또는 친구를 대하는 일에 신중함과 다정한 관심을 더할 수 있지 않을까.


함께 밥을 먹고, 송편을 빚으며 엄마와 오랜만에 이야기할 적에 돌멩이를 얹혀둔 것처럼 묵직한 슬픔에 가슴이 달아올랐다. 엄마는 나이가 들수록 지나온 시절에 대한 회한을 곱씹었고, 더 잘하고 싶었지만 미숙했던 행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엄마는 내가 본인과는 다른 선택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나쳐간 과거에 대한 감회를 곱씹을 일이 많아지는 일 같다. 후회와 아쉬움으로 점철된 시절에 대한 고백을 들으며 난 이들과  함께할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다짐 했다.  나의 노력으로 엄마의 지나간 시절을 복구하거나 후회로 얼룩진 과거를 명료하게 정리하는 건 어렵겠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기가 유한하다는 것을 아는 건 중요하다. 

 난 엄마의 둥글고 작은 어깨를 다독였고, 흐르는 시간이 아쉽지 않도록 맺어진 인연 모두를 소중히 하는 방법과 태도에 관하여 되새겼다. 먼저 간략하게 정한 방식은 네 가지인데,  가까운 관계일수록 애정을 기울이고 

공을 들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1.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하고, 자주 연락할 것.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전화하기)

2.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일정을 자주 만들 것. (한 달에 한 번 고향에 내려가기)

3.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것.

4, 부모님께 직접 요리를 만들어 대접할 것.


작은 노력으로나마 부모님과 나의 교집합의 시간을 안온한 교감과 다정한 애정으로 연 닿게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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