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민 Aug 14. 2016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의 길

휴가를 맞아 어머니는 일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시고, 누나와 아버지와 함께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멀리 가족끼리 나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산을 타며 땀이 등과 가슴을 타고 흘러내리는 더위에도 거칠고 주름진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보고 싶었습니다. 60을 넘긴지 오래인 아버지의 손은 산 속에 나무를 만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길을 오르며 아버지가 걸어온 길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시를 끄적이게 됐습니다. 길어도 이제 제가 살아온 시간보다 짧은 세월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평범하다면 평범한 이 사진 하나가 마음에 호소하는 듯 하여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직접 이 시를 읽어드릴 용기없는 아들은 아버지께서 쓰시는 컴퓨터 배경화면을 조용히 바꿔놓을 뿐입니다.



당신의 손이 거칠어진 것은

마주한 손이 마주하도록


당신의 무릎 가녀려진 것은

서로의 호흡 맞춰가도록


당신의 주름을 마주하면서 

아버지의 길을 마주합니다.


아버지의 길은

당신의 온몸이었습니다.


바로 저였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작가의 이전글 나를 그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