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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찬묵 Aug 05. 2015

싱어송라이터, 아이들과 감정나눔을 시작하다 - 1.

우연히 찾아온 아이들과의 감정나눔의 기회, 뭣도 모르는 시작

 나는 싱어송라이터다.

  '차가운 니트'라는 어쿠스틱 밴드의 남자 보컬을 맡고 있다. 밴드 내에서 작곡, 작사, 노래를 하고 있는 평범한 싱어송라이터.(물론 팀에서 나만 작곡, 작사, 노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차가운 니트는 의류 쇼핑몰이 아닙니다..

 이런 내게 한 가지 욕구가 있었는데, 그것은 음악 외에 다른 것도 배우고 느껴보고 싶다는 것.

 어렸을 적에는 수 많은 꿈 중에서 여러 가지 선택사항 중 하나였던 음악이, 어느샌가 나에게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삶이 되었다는 게 참 서글펐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이 생각은 더욱 짙어졌는데, 호기심에 다른 배움을 찾아다니던 어느 날, 하나의 스터디 제안이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감정나눔스터디. '감정나눔이라니?, 감정을 나눈다?' 이거 뭔가 재밌을 것 같다. 이름부터가 흥미가 돋았던 나는 제안해주신 대표님과의 전 첫 만남도 너무나 좋았던 터라 망설임 없이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것은 마치 우주에 온 듯해!
나의 첫 번째 스터디를 마치고 난 기분이었다. 내 주변에 잘 계시지 않은 직업인분들을 만났고,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단어들로 토론을 하시는 모습에 마냥 신기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그들이 정말 재미있어 보였다. 그날 하루 마치 방청객처럼 그들을 지켜본 나는 더욱 그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고 싶어 졌다. 두 번째 스터디 때의 나는 토론 중 나오는 질문들에 나의 생각을 끊임없이 스스로 되묻고 메모하고 정리했다. 그리고 세 번째 스터디 때부터는 드디어 나도 자연스럽게 의견 표현을 할 수 있었고, 스터디에 동화되어갔다.




 감정나눔이란 무엇일까?

사실 나는 '나눔'과 먼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단어 자체도 굉장히 어색했다. 아직 다른 이에게 나누어 줄만한 경제력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토론 중 나의 사고는 곳곳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스터디가 계속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 있다. '나눔이라는 것은 꼭 물질적인 것을 나누어주는 행위뿐만이 아니라는 것'.그래서 돈이 아닌 감정도 나눌 수 있는 것이며, 그렇다면 더 나아가서 나눔은 '서로의 관계 맺음의 시작점이지 않을까?'라는 것을.

 감정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중 알게 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면, 인간은 수백 가지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그 수많은 감정을 기쁨, 슬픔 두 가지로 축약시켜버린다거나, '슬픔'은 나쁜 감정이기에 배제시켜야 할 감정으로 여긴다거나, 남들이 만들어 놓은 정형화된 감정을 남들도 그렇게 느끼기에 나도 그렇게 느껴야 할 감정이라고 착각해버린다거나 하는 등의 많은 감정오류가 있음을 스터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수업은 너무 좋았지만,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로 이뤄진 스터디인 만큼 한 달에 한번 다 같이 모이기가 참 힘들었다. 그때그때 가능한 사람들 끼리서 참여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느덧 한계가 다가왔고, 많은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나 스터디는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나쁘게 헤어진 것은 절대 아니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스터디의 만남이 적적해지고난 후, 밴드 활동으로 바쁘게 지내던 나에게  대표님께서 새로운 제안을 건네주셨다.



찬묵 씨, 중학교 수업해볼래요?


 으잉? 수업이라니, 내가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단 말인가...

 충격적인 제안에 멈칫했지만 어떤 수업 인가 하고 읽어보니 '자유학기제'라는 수업이었다. '자유학기제'란, 요즘 중학교에서 진행 중인 수업으로, 올해는 70% 진행 중이고 내년에는 전국 모든 중학교에  확대 개설 예정된 수업이다.(자유학기제 수업이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

 대표님은 자유학기제 수업 안에서 '감정나눔수업'을 제안하셨는데  '나눔스터디 때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음악적으로 풀어보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장기 수업(한 학기)에 대한 부담과, 아직 '감정나눔은 이것이다!'라고 명확히 얘기할 수 없던 나였지만, 감사하게도 나를 믿고 또 다시 기회를 주셨다. 고맙습니다 대표님^^




설렘반, 두려움반

아이들과 잘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아이들과 감정나눔을 음악적으로 풀어볼 방법은 뭐가 있을까?

막상 생각해보니 정말 막막했다. 그래도 작은 것부터 만들어보고자 평소에 메모해놨던 것들을 다시 꺼내보기 시작했다. 찾아보니 다행히 평소에 메모해놨던 것들이 조금 있어서  도움될만한 것들이 있을 것 같다.

오늘부터 하나 둘 계획을 짜봐야겠다.

아이들과 뭘 해보면 좋을까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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