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pisode1. 나의 날씨들의 주인을 찾는다.
시인: 유지우_전생을 활화산 암반수
고양이의 눈을 들여다본다.
그 속에 비치는 나의 눈을 들여다본다.
부르면 대답하는 너의 날씨
너는 나의 하루란다.
그 속에 비치는 나도
너에겐 또 다른 날씨이자
나의 하루겠지.
우리는 어떤 느낌일까
느껴보고 싶어
눈을 감고
내가 그렸던
써 내려갔던
수많은 하루들과
그 하루들을
그리고
날씨들을 바라본다.
슬며시 눈을 떠본다.
옆에 있는 고양이를 불러본다.
다시 눈을 보지 않지만
꼬리로 대답한다.
부르는 건 자유롭다
우리가 눈을 마주하는 거 또한 자유롭다.
다만, 우리는 서로를
당연하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당연하게 바라본다면
하루는 날씨를
날씨는 하루를
서로
외면하는 것이다.
말이 안 되거든
하루와 날씨는 서로의
주인이거든
너, 고양이
그래
너와 나처럼
이건 너의 날씨
오늘도 너의 하루
나는 너의 날씨
나는 너의 하루
눈빛이든
꼬리로든
어떤 수단으로든
주인이 되어
불러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