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비가 오지만 우리는 우산을 피지 않을 자유가 있다?

by 낙화유수

비가 내리는 아침, 우리들은 우산을 손에 쥐고 골목길로 나섭니다. 손잡이가 닳은 접이식 우산, 늘 곁에 있던 익숙한 동반자죠. 비 오는 날 우산을 펴는 건 사회가 정한 상식입니다. 젖은 옷은 불편하고, 감기는 귀찮으니까!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우산을 펴지 않습니다. 빗방울이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 어깨를 적시자, 마음이 젖는 듯한 설렘이 밀려옵니다. 어차피 젖은 거 포기하는 심정도 있을 테고요.


골목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우산을 쓴 사람들이 바삐 스쳐가며, 그들의 시선은 웬 광인을 보는 듯 하지만 우리들은 그 시선에 아랑곳없이 빗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마음에 스며들며, 평소엔 묻어둔 감정이 조용히 깨어나죠. 현대 사회는 효율과 규범을 강요합니다. 비를 피하는 건 당연한 선택, 불편을 피하는 건 상식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 상식을 뒤집으면, 일상이 새롭게 보일까요? 비를 맞으며 걷는 건 어떤 자유를 줄까요? 사회가 정한 규범에서 한 발짝 벗어나면, 어떤 설렘이 기다릴까요? 우리들 모두, 살면서 한 번쯤은 규범에 갇힌 자신을 느껴본 적이 있고 또 죽을 때까지 그래야 하니까요. 바쁜 출근길, 끝없이 쌓이는 업 무, 정해진 시간표 속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날들. 그 틀 속에서 비를 맞는다는 건, 어쩌면 마음이 원하는 소소한 반항일지도 모릅니다.


빗소리가 부드럽게 귓가를 스치자, 우리들은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젖은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이 순간, 사회가 요구하는 효율과는 다른 리듬이 느껴집니다. 비를 맞는 건 불편하지만, 그 불편 속에서 잊고 있던 감정이 살아나죠? 젖은 어깨를 타고 흐르는 빗방울은 마치 마음의 무게를 씻어주는 성수같구다.

이미지 설명: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주택가 골목길.


골목 끝에서 작은 꽃집이 눈에 들어옵니다. 평소라면 스쳐 지나갔을, 눈에 띄지 않던 곳입니다. 손글씨 간판에 적힌 문구, “비 오는 날, 꽃 한 송이.” 그 문구가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우리들 가슴속에 사랑하는 그들이 생가 나기에~~ 우산을 손에 든 채,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꽃집 안에는 화분 사이로 빗소리가 부드럽게 울리고, 오래된 나무 테이블 위엔 노란 프리지어 꽃다발이 놓여 있습니다. 맑은 꽃향기가 감돕니다.


“우산 안 쓰셨어요?” 꽃집 주인아저씨가 따뜻한 미소로 묻습니다. “네, 일부러요.” 우리들 중 하나가 웃으며 답하겠죠? “비 맞으니까 이런 곳도 눈에 들어오네요.” 빗소리를 배경으로, 꽃과 삶의 이야기가 오갑니다. 비 오는 날 찾아오는 손님들, 작은 꽃집을 지키는 소소한 기쁨, 프리지어 향은 마음을 간질이며, 마치 오래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느껴지겠죠?

우리들은 깨닫습니다. 우산을 펴지 않았더라면, 이 대화도, 이 꽃다발도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현대인의 삶은 효율을 최우선의 가치로 평가하죠? 사회는 불편을 피하고, 빠르게 움직이라고 속삭입니다. 하지만 비를 맞는 비효율적인 선택은 잊고 있던 감각을 깨웁니다. 꽃집의 따뜻한 조명 아래, 프리지어 한 송이를 손에 쥐고 서니, 마음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기분입니다. 우리들은 언제 이런 소소한 설렘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쁜 일상 속에서, 혹시 놓쳤던 마음의 순간들이 스치지는 않나요?

이미지 설명: 비 오는 날, 작은 꽃집 안의 오래된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노란 프리지어 꽃다발과 하얀 도자기

비가 그치고, 골목은 고요해집니다. 우리들은 펴지 않은 우산과 프리지어 꽃다발을 손에 들고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이 유난히 맑습니다. 우산을 펴지 않은 그 짧은 시간, 세상은 다르게 보였습니다. 사회적 규범은 비를 피하라고 했지만, 비를 맞으며 걸으니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프리지어 향이 손끝에 묻어나며,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집니다.


가끔, 상식을 뒤집는 일이 필요합니다. 우산을 들고도 비를 맞으며 골목길로 나서면, 일상이 새롭게 빛납니다.


당신은 어떤 상식을 뒤집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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