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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영 Sep 01. 2022

방탄소년단 입대, 여론에 묻겠다고?

#7. 여론(輿論)

최근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발단은 정치권이다. 8월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BTS 병역특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국방부 장관도 이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1992년생인 BTS의 맏형 '진(김석진)'은 병역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올해 안으로 군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 활동 중단도 이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가수로는 전례 없는 세계적 인기를 얻은 BTS의 병역 특례 문제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번 정치권발 여론조사 논의로 다시금 불이 붙게 됐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여론(輿論)은 '사회 대중의 공통된 의견'이란 뜻이다. 보통 '함께하다'를 뜻하는 '더불어 여(與)' 자가 쓰인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실은 '수레 여(輿)'를 사용한다. 수레 여는 수레나 가마 같은 탈 것이나 '많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사람의 시신을 나르는 가마를 '상여(喪輿)'라고 한다.


여론에 '수레 여'가 쓰인 배경엔 두 가지 설이 있다. 과거 수레를 끄는 사람을 '여인(輿人)'이라고 했다. 학식 있는 선비가 아니라 여인 같은 민중의 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수레 여'를 썼다는 것이다. 수레를 끌려면 여러 사람이 필요한 것처럼, '여론'도 많은 사람의 목소리 그 자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논할 논/론(論)'은 '논의하다' '말하다' '의견이나 견해'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토론> <논란> <결론> <언론> 등 실생활에서 쓰는 많은 낱말에 붙는 한자다.


BTS 병역특례 적용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수 있을까.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이 새로 쓴 수많은 기록과 국제적 성과 등을 간과할 수 없지만, 이 문제는 지금 시대 가장 뜨거운 화두인 '공정'과 직결돼 있다. 선의를 감안해도 특혜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정작 BTS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인지도 알 길이 없다. 결국 모두에게 상처뿐인 여론조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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